LTE, 이통사 ARPU 구원투수 될까

일반입력 :2012/08/03 18:34    수정: 2012/08/04 12:23

정윤희 기자

이동통신사들의 2분기 성적이 참담하다. 이통3사 모두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LTE 가입자 확보로 인한 마케팅비 경쟁이 후끈 달아오른 데다, 네트워크 투자비 또한 늘었기 때문이다. LTE폰을 팔면 팔수록 이통사에게는 손해가 난 셈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통사들의 희망 역시 LTE다. 해지율이 낮고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이 높아 하반기 실적의 구원투수가 될 전망이다. 벌써부터 몇 분기 째 내리막길을 걷던 이통사들의 ARPU가 반등하기 시작했다. 올 연말, 내년까지 LTE 가입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통사들의 기대도 덩달아 커지는 형국이다.

3일 KT를 마지막으로 이통3사의 실적 발표가 마무리됐다. 실적자료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2.8%, 14%, 94.8% 떨어졌다. 1분기와 비교하면 각각 17.3%, 35.3%, 95.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이익 역시 마찬가지다. SK텔레콤과 KT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4.1%, 43.4% 줄어들었고 LG유플러스는 순손실 321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LTE 덕에…이통3사 ARPU, 일제히 상승

지난 2분기 이통3사의 ARPU는 모두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SK텔레콤과 KT는 각각 3분기, 8분기만에 내리막길을 걷던 ARPU가 반등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분기에 비해 ARPU가 15%나 상승했다.

이통사들의 ARPU 상승은 LTE 가입자 증가와 궤를 같이 한다. LTE 가입자들은 기존 휴대폰 가입자보다 해지율이 낮고 ARPU가 높기 때문이다. LTE 가입자 증가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ARPU 상승 역시 계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 LTE 가입자는 SK텔레콤 422만명, KT 150만명 , LG유플러스 258만명을 각각 기록했다. 올 연말까지 전체 LTE 가입자는 1천6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최근 로아컨설팅은 내년까지 국내 LTE 가입자가 4천200만명에 달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는 전체 이동전화 가입자 중 73%에 달하는 수치다.

안승윤 SK텔레콤 경영지원실장(CFO)은 “ARPU는 오는 3분기에도 전년 수준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LTE 가입자가 증가에 따라 ARPU의 상승 기간이 상당히 오래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범준 KT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도 “2분기에 LTE 가입자 증가 등에 힘입어 떨어지던 ARPU가 8분기 만에 상승으로 돌아섰다”며 “보수적으로 생각해도 연내 3만원대 ARPU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LTE 가입자 증가와 함께 ARPU 증가세도 2~3분기 가량 지속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 이후에는 과거 수준의 ARPU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성기섭 LG유플러스 경영관리실 전무 역시 “LTE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면서 가입자가 많이 늘었다”며 “하반기에도 전체 가입자 중 LTE 가입자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ARPU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년 정도 후에는 최소한 전체 가입자 중 3G와 LTE를 포함한 스마트폰 가입자가 70%를 넘을 것”이라며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ARPU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반기 시장 안정화…“과열 경쟁 없다”

하반기에는 과도한 마케팅비 경쟁이 없을 것이란 전망도 ARPU 상승에는 호재다. 이통3사 모두 하반기 이동통신 시장이 안정화되고 상반기처럼 과열된 보조금 경쟁은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통3사 모두 컨퍼런스콜을 통해 “마케팅비 과열경쟁을 촉발할 생각 없다”고 단언했다. 시장상황이 유동적이라 이를 액면 그대로 믿기는 어렵지만, 3사가 일제히 소모적인 마케팅비 경쟁을 지양하겠다고 선언한 것이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안 실장은 “3분기 전체 시장은 사업자별로 경쟁을 자제하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라며 “이미 지난달 하반기부터 시장 안정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SK텔레콤의 경우 최근 T할부지원을 폐지했다”며 “당분간 이러한 정책을 유지하며 수익성 개선 노력과 LTE, 스마트폰 가입자 중심의 시장 운영을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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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무도 “KT는 마케팅비를 많이 투입해 시장 경쟁을 과열시켜서 가입자를 유치하겠다는 생각은 없다”며 “연말까지 400만 LTE 가입자 달성을 목표로 내놨는데 이것은 ‘정상적인 시장 상황’에서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 전무 역시 “여러 상황을 감안했을 때 상당기간 시장 안정화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며 “LG유플러스의 기본 전략은 경쟁을 촉발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3분기부터는 손익을 훼손하지 않는 전략을 써서 이익 부문에서 흑자전환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