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비 때문에….”
SK텔레콤의 2분기 영업이익이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LTE 가입자를 끌어오기 위한 이동통신3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케팅비 투입이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출을 감안하면 가입자 순증치는 불만족스럽다. SK텔레콤은 2분기 마케팅비 지출이 매출의 30%를 초과했음에도 가입자는 불과 10만명이 늘어나는데 그쳤다. 과거 28%를 마케팅에 지출했을 때 30만명이 순증한 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낮은 수치다.
이에 대해, 이인찬 SK텔레콤 마케팅전략본부장은 2일 컨퍼런스콜에서 “순증시장을 구성하는 것은 인구구조의 변화와 같이한다”며 “최근 구조적으로 순증 시장 자체가 상당히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순증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외국인이나 휴대폰을 처음 쓰는 사람, 태블릿PC, 세컨드 휴대폰을 가진 사람”이라며 “외국인들은 이동통신재판매(MVNO)로 빠지고, 휴대폰을 처음 쓰는 사람은 저출산으로 감소했고, 태블릿PC는 LTE 스마트폰에 대체되고 있으며 세컨드 휴대폰은 스마트폰 확산 등으로 수요가 점차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반기 경쟁은 LTE 가입자 확보와 LTE폰으로 인한 단말기 보조금 단가 상승, 번호이동(MNP) 가입자 중심의 경쟁이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SK텔레콤은 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2분기 매출액 4조153억원, 영업이익 3천846억원, 연결순이익 1천20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 0.6%, 영업이익 42.8%, 연결순이익 74.1%가 감소한 수치다.
■LTE에 울고 웃고…마케팅비-ARPU↑
SK텔레콤은 2분기 동안에만 지급수수료 및 판매수수료, 즉 보조금에 1조5천480억원을 쏟아 부었다. 이는 전년 동기와 1분기 대비 각각 131억원, 134억원 늘어난 수치다. 광고선전비에도 1천억원을 투입했다. 전년 동기와 1분기 대비 각각 140억원, 300억원 증가했다. SK텔레콤은 “지급수수료 및 판매수수료, 광고선전비는 LTE 가입자 확보 경쟁으로 인한 마케팅비용 상승, 광고집행 증가의 영향으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다행인 것은 마케팅비뿐만 아니라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도 증가한 것이다. LTE 가입자 증가가 지난해 3분기 이후로 떨어지던 ARPU에 제동을 걸었다. SK텔레콤의 2분기 ARPU는 1분기 대비 1.5% 늘어난 3만9천729원을 기록했다. 가입비를 제외한 청구 기준 ARPU도 1.8% 상승한 3만2천700원이다.
향후 LTE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ARPU 상승세 역시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말 기준 SK텔레콤의 LTE 가입자는 422만명에 달한다. LTE 상용서비스 개시 1년 만에 340만명을 넘어섰으며 올해 연말에는 가입자 700만명을 무난히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다.
안승윤 SK텔레콤 경영지원실장(CFO)은 “ARPU는 오는 3분기에도 전년 수준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LTE 가입자가 증가에 따라 ARPU의 상승 기간이 상당히 오래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m-VoIP 무료 허용 없다”
하반기에는 다소 경쟁 양상이 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달부터 시장 경쟁이 다소 진정되면서 소모적인 마케팅비 경쟁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SK텔레콤은 마케팅비 지출 축소의 일환으로 지난달 T할부지원을 폐지하기도 했다.
안 실장은 “3분기 전체 시장은 사업자별로 경쟁을 자제하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라며 “이미 지난달 하반기부터 시장 안정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 T할부지원 폐지 등의 정책을 유지하며 수익성 개선 노력과 LTE, 스마트폰 가입자 중심의 시장 운영을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말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요금인하 압박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현재는 본격적인 요금인하 요구나 공약은 나오지 않았지만 여러 후보자 캠프에서 통신요금과 관련된 입장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정태철 SK텔레콤 CR전략실장은 “지금 통신 인프라가 전체 ICT 생태계의 전반적인 활성화와 발전의 중요한 밑거름이 된다는 것을 열심히 설명하고 있다”며 “향후 대선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정치권에서도 이러한 부분에 대한 이해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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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와 관련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내비쳤다. 무조건적인 m-VoIP 무료 허용은 없을 것이란 단언이다.
안 실장은 “m-VoIP 관련 논쟁이 포퓰리즘화 돼 무조건 공짜로 허용하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며 “망 인프라에 투자한 것도 있고 앞으로도 투자해야 할 상황에서 이러한 요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또한 “m-VoIP 정책 변경은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정책이 확정되면 알리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