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삼성 조롱하더니…믿었던 日서 폭삭

일반입력 :2012/08/05 13:29    수정: 2012/08/06 17:52

김태정 기자

“나는 일본인을 매우 존중한다. 일본인은 절대 뒤에서 칼을 꽂지 않는다. 하지만 가오리방쯔(중국인이 한국인을 얕잡아 부르는 비어)는 다르다.”

타이완의 테리 고우(궈타이밍) 혼하이정밀 회장이 지난 6월 주주총회서 던진 망언이다. 혼하이정밀은 애플의 아이폰 하청 생산기업 폭스콘의 모회사로 유명하다.

이처럼 일본 사랑을 보인 혼하이정밀이 일본 기업 때문에 큰 손실을 안게 됐다. 우리나라 삼성전자를 견제하겠다며 투자한 일본 샤프가 분위기 반전은커녕, 적자폭만 늘려가는 것. 5일 외신에 따르면 혼하이정밀의 샤프 지분 투자에 따른 단기 평가 손실규모가 167억타이완달러(약 6천300억원)에 달한다. 고우 회장의 일본 사랑이 무색해졌다.

그는 지난 3월 샤프 지분 10%를 주당 550엔에 사들일 때 만해도 자신감이 넘쳤다. 한국, 그리고 삼성전자에 대한 망언 역시 잊지 않았다.

당시 고우 회장은 “샤프의 첨단 기술은 삼성전자보다 우수하다”며 일본을 치켜세우는 대신 한국을 깎아내리는 발언을 했다.

이 같은 자신감은 최근 주당 192엔까지 떨어진 샤프 주가와 함께 무너져버렸다. 이제야 샤프에 지분 인수가격 재조정 협상을 제안했지만 먹히지 않았다. 샤프는 재협상에 임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혼하이정밀 주주들은 분통을 터뜨리는 모습이다. 샤프 투자손실 때문에 지난 3일 하루 동안 대만 증권거래소에서 폭스콘과 치메이 등 혼하이정밀 4개 계열사의 시가총액 475억타이완달러(약 1조8천억원)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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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하이정밀 측은 “샤프에 대한 투자는 계속 이어갈 것”이라면서도 “지분인수 가격 재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샤프는 지난해 3천760엔(약 5조5천억원) 순손실, 지난 1분기 1천38억엔(약 2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샤프를 통해 삼성전자와 한판 붙어보려던 고우 회장의 계획은 현실화 가능성이 더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