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8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가리키는 이름 '메트로'를 포기했다. 개발자들에게도 이를 넣은 제품명을 짓거나 설명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메트로는 윈도8과 윈도폰 등에 적용됐던 움직이는 그림의 사각형 단추, 콘텐츠가 화면 경계를 넘어 오른쪽으로 길게 펼쳐지는 구성, 큼직하고 가는 글꼴로 장식된 타이포그래피 요소를 특징으로 하는 MS의 고유 제품디자인을 가리킨다.
주요 외신들은 2일(현지시각) MS가 1년 이상 새 운영체제(OS)의 설계 언어와 철학을 제시하며 써온 표현을 공식적으로 쓰지 않기로 했으며 이는 '메트로'라는 독일 기업과의 상표권 분쟁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해당 상표권을 가진 기업 '메트로AG'는 독일 뒤셀도르프에 소재한 유통 체인 그룹으로 알려졌다. MS가 유럽에 메트로라는 브랜딩을 가미한 제품을 내놓을 경우 시비거리가 될 수 있고 지역마다 다른 이름을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라 판단했을 거란 추측이다.
그런데 MS는 공식적으로 '메트로'라는 브랜딩을 지양하는 배경에 어떤 법적분쟁소지도 없다고 밝혔다. 향후 상표권같은 지적재산권 분쟁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 아니냐는 일각의 관측을 부인한 셈이다.
MS는 이번 조치가 그저 제품을 상용화하기에 앞서 붙여온 코드명을 쓰지 않으려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즉 메트로라는 표현은 정식 출시 전까지 통용해온 별칭일 뿐이란 얘기다.
하지만 메트로 브랜드가 1년 넘는 기간동안 광범위하게 쓰여온 이력을 되새겨보면 이같은 설명은 석연찮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MS측의 권고에 대해 엇갈린 해석도 나온다. MS가 써온 '메트로스타일'이 윈도8 환경의 새 애플리케이션 작동 기반인 'WinRT'를 써서 만든 앱에 적용된 디자인과 프로그래밍 개념을 지칭한다는 입장과, WinRT를 쓰지 않았지만 그 UI나 시각요소가 닮은 것까지 포함한다는 입장이 있는 것이다.
후자의 입장에 따르면 소위 메트로스타일이라 불리는 디자인이 적용된 제품만 해도 윈도8, 윈도서버2012, 윈도폰, X박스라이브와 준과 윈도미디어센터 서비스, 오피스2013, 비주얼스튜디오2012, 아웃룩닷컴 등으로 폭넓고 이중엔 이미 정식 서비스 또는 출시된 제품도 있다.
미국 지디넷은 사실이 어찌됐든 MS가 메트로 브랜드를 걷어내기로 한 이상 마케팅과 홍보 활동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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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메트로UI를 전면에 내걸었던 윈도8 완성판(RTM)이 이달 첫날 나왔고 그와 긴밀한 연계를 예고한 윈도폰8 플랫폼이 올가을 등장할 예정이다. 이들 플랫폼에 개발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여태 써온 교육자료나 마케팅 메시지나 참조파일이나 다른 지원요소들을 뜯어고치려면 적잖은 노력이 투입될 전망이다.
한편 이번 방침은 급하게 결정돼 집행됐다는 인상을 준다. 이날 한국MS 관계자도 해당 지침의 배경에 대해서는 전달받지 못했으며, 윈도8 제품에 대해서는 기존 '메트로UI' 대신 '윈도8 스타일UI'란 이름을 쓰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른 제품의 메트로스타일은 어찌 불릴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