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 출력 환경 '모바일 프린팅' 뜬다

일반입력 :2012/08/02 10:47    수정: 2012/08/02 11:24

봉성창 기자

지금으로부터 5년전 미국 뉴멕시코에서 몇 마일 떨어진 곳에 위치한 사막에서 한가지 흥미로운 실험이 진행됐다.

IT 전문 외신 씨넷의 대니얼 터디만 기자는 HP 데스크젯 460과 휴대폰 그리고 노트북으로 즉석에서 무선으로 출력이 가능한지 알아보기 위해 사막 한 가운데 차를 세웠다. PC와 프린터는 유선이 아닌 무선으로 연결했으며, 당시 휴대폰은 버라이즌이 제공하는 EV-DO 즉 속도가 개선된 2G 통신망을 사용했다.

우선 문서 파일이 출력되는지 시도했다. 결과는 무난하게 성공이었다. 자신감을 얻은 터디만 기자는 데이터 용량이 비교적 큰 사진을 출력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도 프린터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이따금씩 소음을 내며 움직이는가 싶었지만 출력이 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역시 데이터 용량이 큰 사진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 무렵 종이 끄트머리가 프린터 종이 배출구에서 조금씩 모습을 드러냈다. 굼뱅이가 기어가듯 아주 느린 속도였지만 사진이 출력되고 있었다.

이처럼 불과 5년전만 하더라도 이러한 모바일 프린팅은 하나의 실험으로 여겨질 정도로 혁신적이고 매력적인 기능이었다. 한때 프린터는 사무실 한 켠에 놓여져 있고 출력이 가능한 컴퓨터는 정해져 있었다. 이후 인터넷의 급속한 보급으로 같은 네트워크 망에만 있으면 어떤 PC로든 출력이 가능한 형태로 발전했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프린터로 출력이 가능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1세대 로컬 프린팅, 2세대 네트워크 프린팅에 이은 3세대 모바일 프린팅 시대가 대중화 된 것이다.

모바일 프린팅은 한동안 주목받지 못했다. 이유는 출력을 가장 많이 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굳이 모바일 프린팅을 도입해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미 유선으로 편리하게 잘 설계된 사무 출력 환경에서 모바일 프린팅은 그저 신기하기만 한 기술일 뿐이었다.

그런던 것이 최근 스마트폰의 급속한 보급과 함께 모바일 프린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업체들도 너도나도 뛰어들기 시작했다.

특히 모바일 프린팅은 애플이 iOS 4.2 버전에서 일종의 모바일 프린터 드라이버인 ‘에어프린터’ 기술을 탑재하면서부터 더욱 주목받고 있다. 에어프린터 기능을 사용하면 굳이 PC가 없어도 스마트폰에 있는 각종 콘텐츠를 곧바로 출력할 수 있다.

이러한 기능이 얼마나 편리한지는 직접 사용해봐야 알 수 있다. 가령 지도 앱을 실행시킨다음 아주 간편하게 약도를 출력한다거나 중요한 뉴스를 그 자리에서 곧바로 출력해 스크랩 하는일 등이 가능하다.

특히 최신 스마트폰의 카메라 성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마음에 드는 사진을 곧바로 출력해 소장하거나 혹은 선물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모바일 프린팅은 비단 개인 사용자 뿐 아니라 비즈니스 환경에도 변화를 가져다 줄 전망이다. 이는 최근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클라우드 사무 환경과도 관련이 깊다.

가령 중요한 기밀 문서를 가지고 해외에 있는 비즈니스 파트너를 만나야 할 때, 과거에는 문서를 모두 출력해 무겁게 들고 가거나 혹은 이 문서를 USB나 혹은 PC에 담아 현지에서 출력하는 방식을 택했다. 두 방법 모두 분실에 따른 보안성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그러나 모바일 프린팅 환경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클라우드 상에 저장된 문서를 현지에서 직접 출력하거나 혹은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분량의 문서를 곧바로 출력할 수 있다.

최근에는 기업들이 스마트 오피스 환경을 점차 도입하면서 모바일 프린팅에 대한 관심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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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안 총 HP 아태지역 컨수머사업부 부사장은 자체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용자 중 85%가 프린팅을 하려는 욕구가 있다며 2012년까지 모바일에서 120억 페이지의 출력 요구가 있을 것이라 말했다.

아울러 총 부사장은 2020년이 되면 모든 디지털 정보 중 33%가 클라우드를 통해 전개될 것이라면서 HP의 비전은 클라우드시장에서 업계 리더로서 프린팅에 관한 에코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