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우저 개발업체로 알려진 오페라소프트웨어가 광고 사업에 '꽂혔다'. 회사는 이달 중순 온라인 광고주 기업들을 겨냥한 시장분석보고서를 내놓으면서 기존 분야와 연계한 성과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회사가 광고플랫폼사업에 메시지를 내놓은 배경과 기존 브라우저 개발 분야와는 어떤 시너지를 보일지 듣기 위해 이윤규 오페라소프트웨어코리아 지사장을 지난 30일 만나봤다.
오페라는 '브라우저(라는 광고) 플랫폼'을 가졌기 때문에 시장 분석의 깊이를 더할 수 있죠. 오페라 브라우저를 쓰는 데스크톱과 모바일 사용자수를 다 합치면 액티브 유저 규모가 페이스북과 트위터 사이예요. 인수기업으로 확보한 광고네트워크의 데이터를 보면 월 노출횟수가 500억번이고 지난해 매출규모는 5억달러 정도죠.
이는 최근 광고비즈니스 관련 업체를 인수하며 보인 행보를 한층 분명케한다. 오페라소프트웨어는 2년전 광고플랫폼 업체 '애드마벨' 인수에 이어 지난 2월 '모바일씨어리'와 '4th스크린애드버타이징'같은 광고네트워크회사를 사들였다.
애드마벨은 지난 2010년 오페라소프트웨어에 인수된 광고플랫폼 업체다. 광고플랫폼 사업은 광고집행을 원하는 기업(광고주)으로부터 직접 또는 광고주 연결망을 갖춘 광고네트워크 업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광고를 수주해 미디어 제공, 목표치를 제시하고 수요층에 따른 집행 효과를 분석하는 일을 한다.
브라우저 기반으로 광고를 다양하게 집행하고 효과나 도달경로에 대한 추적도 가능해요. 브라우저 뿐아니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안에서 웹기반으로 집행되는 광고에도 해당되죠. 덕분에 모바일 광고 ROI에 회의적이었던 기존 광고주들의 가려운 데를 긁어줄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기존 브라우저 사업이 광고 네트워크와 플랫폼에 맞물리면서 광고주들에게도 더 나은 투자수익(ROI)을 보장할 수 있게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브라우저 자체가 웹이라는 거대한 광고 집행 환경인데 오늘날 디지털미디어는 대부분 웹으로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오페라소프트웨어 브라우저를 쓰는 사람은 달마다 2억명을 넘는다.
애드마벨을 인수하고나서 광고네트워크 업체인 '모바일씨어리'와 '포스(4th)스크린애드버타이징'까지 인수하면서 '플랫폼 밸류체인'을 엔드투엔드로 확보하게 됐죠. 광고비즈니스 고객들에게 한층 가시화된 집행효과 분석이나 경로추적을 지원하고 전체 모바일 광고시장에 대한 트렌드도 제시할 수 있다는 거죠.
브라우저업체의 광고시장분석보고서는 그후 반년도 채 안돼 나왔다.
이제까지 모바일 광고를 집행하는 광고주들의 만족도는 높지 않았다고 한다. 광고네트워크업체는 많지만 단가 대비 노출 횟수를 채우려면 상대적으로 검증이 덜 된 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까지 포함하지 않을 수 없어서다.
광고 제공(서빙)을 효과적으로 하려면 웹 콘텐츠나 애플리케이션 사용자 성향에 어울리는 광고를 끌어오는 '매칭' 작업이 필요한데 소비자에게 광고를 직접 보여주는 '퍼블리셔'나 에이전시들에겐 규모상 버거운 작업이란다. 애드마벨은 그런 '콘텐츠 전달체계'를 조율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폐쇄적인 비즈니스모델을 지향하는 애플의 '아이애드'나 자체 브라우저 기술과 모바일 운영체제(OS)를 갖춘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에 밀려 설자릴 못 잡진 않을까 싶었는데 기우란다.
자체 플랫폼을 갖고 있는 거대 사업자들과도 시장에서 충돌한다기보다는 협력하는 관계가 될 겁니다. 광고집행을 원하는 고객들은 특정한 플랫폼 안의 불특정한 사용자층을 겨냥하기보다 다양한 플랫폼의 의도된 수요층에 광고가 노출되길 원하죠. 그러려면 유력한 광고네트워크를 끌어와 다양한 앱과 사이트 범주를 놓고 '매칭'이 가능한 곳을 선별해야 합니다. 광고네트워크사이 플랫폼은 애플 아이애드를 써도 되고 오페라의 애드마벨을 써도 되고요.
사실 국내 미디어업계는 모바일 광고시장 규모에 비해 사업자가 너무 많다는 지적도 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오페라소프트트웨어는 기존 브라우저 시장과 마찬가지로 광고부문에서도 국내시장만을 겨냥한 사업으로 나아갈 뜻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지역별로 보면 미주와 유럽쪽이 활성화돼 있고요. 아시아권으로 시장기회가 점차 넘어올 것으로 보여요. 다만 미국 시장에는 리치미디어와 양방향 기술 접목해달란 요청이 많고 이머징 마켓에선 피처폰에 맞는 배너 등 수요가 아직 더 많죠. 세계시장을 상대로 하는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광고네트워크나 플랫폼 사업자들과 협력을 많이 하고 있죠. 아시아 지역 시장을 겨냥한다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아직 광고수요층의 단말기 성능에 따라 멀티미디어나 인터랙티브 요소를 가미한 광고와 전통적인 뉴미디어 광고 스타일이 갈리는 상황이란 얘기다. 그러나 오페라소프트웨어 본사가 집행한 퍼블리싱 사례를 보면 영화나 스포츠나 음악과 같은 대중문화 콘텐츠를 다루는 애플리케이션 연계 집행이 없지 않다.
영화정보사이트로 유명한 IMDb, 음악서비스 샤잠 등을 통해 '리치미디어' 광고를 집행하고 수요층을 구체화하는 작업이 자리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리치미디어로 분류되는 모바일앱이나 웹사이트 솔루션을 개발하는 업체는 광고시장에서 일종의 플랫폼업체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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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스크린애드버타이징과 모바일씨어리가 리치미디어 광고를 다루는데 전문성이 있어요. 플랫폼마다 어떤 eCPM(노출 1천번당 수입)이 나오는지 등 구체화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죠. 전체적으로 모바일 광고시장이 커지면서 인터넷 영역과는 또 다른 다양한 광고주 요청에 대응하려는 시도가 누적되는 추세예요. 그리고 자바 기반의 피처폰이든 스마트폰이든 오페라 모바일브라우저 기반 eCPM 집계 등이 가능해 이를 활용한 사업모델도 구상중입니다.
지난 1분기 회사 전체 매출 4천600만유로가운데 700만유로가 광고비즈니스로 발생했다. 광고 부문 비중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고 이 지사장은 밝혔다. 광고관련사 뿐아니라 기존 브라우저 기반으로 집행돼온 광고 매출이 가세해 힘을 받는 모습이라고 한다. 그는 올해말부터 내년초까지 국내 모바일 광고시장과 TV플랫폼 흐름을 지켜볼 것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