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 페이스북이 브라우저 전문업체 오페라소프트웨어를 인수한다는 소문이 나와 양사 움직임을 지켜볼만하다.
미국 씨넷은 25일(현지시각) IT블로그 포켓린트가 전한 익명의 소식통 발언을 인용해 페이스북이 오페라소프트웨어를 사들여 자체 브라우저를 내놓는 방안을 고려중이라고 보도했다. 또다른 IT미디어 더넥스트웹 소식통에 따르면 오페라소프트웨어가 고용 동결중이며 잠재적 인수자와 협상중이라고 덧붙였다.
페이스북은 해당 사안에 대한 코멘트 요청을 거부했다.
페이스북이 오페라소프트웨어를 인수할만한 이유라면 이 회사가 보유한 자체 엔진에 기반한 HTML5 지원 역량과 스마트폰과 일반 휴대폰을 아우르는 모바일 웹 시장 영향력을 꼽을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오페라소프트웨어는 자사가 지원하는 플랫폼의 브라우저 사용자가 모두 2억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이달 중순께 치른 투자자 대상 프리젠테이션에서도 올해 페이스북 모바일앱 부문 사업 강화에 주력할 것이란 목표를 제시했다.
씨넷은 페이스북은 모바일 사용자들에게 광고를 보여주는 걸로 수익을 낼 수 없다는 걸 안다며 그래서 IPO로 확보한 자금을 써서 몇몇 기업 인수에 투입해 취약한 모바일 전략을 강화하려 해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회사는 IPO 직후인 지난 18일 모바일 사용자들끼리 소소한 선물을 주고받을 수 있는 앱 '카르마(Karma)'를 만든 스타트업을 사들였다. 이로써 페이스북의 모바일 스타트업 인수는 앞서 모바일 멤버십 앱 '태그타일(TagTile)', 안드로이드 사진 앱 '라이트박스(Lightbox)', 소셜 디스커버리 앱 '글랜시(Glancee)', 소셜 사진첨부 앱 '인스타그램(instagram)'에 이어 5번째 이어진 셈이다.
페이스북이 자체 브라우저에 관심을 보인다는 소식은 최근 검색포털업체 야후가 자체 브랜드를 강조한 브라우저 '액시스'의 전략을 떠올리게 한다. 액시스는 모바일에 아이패드와 아이폰용 앱 형태로, 데스크톱에 인터넷익스플로러(IE), 크롬, 파이어폭스, 사파리 브라우저용 플러그인 형태로 제공된다.
씨넷은 포켓린트 추정을 인용해 페이스북 브라우저가 메뉴바에 표시되는 기능이나 내장형 플러그인을 통해 사용자의 SNS 활동을 항상 최신화할 수 있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용자들이 페이스북 브라우저를 쓰면 그 서비스를 방문하지 않고도 메시지를 주고받거나 커뮤니티 활동이 가능할 것이란 얘기다.
■모바일 강화 전략, 오페라와 시너지 기대
오페라소프트웨어는 데스크톱뿐아니라 모바일을 중심으로 규모를 가리지 않고 여러 플랫폼에 사용자를 확보해왔다. 안드로이드, 블랙베리, 심비안 등 여러 모바일 브라우저와 아이폰, 바다, 일반 휴대폰에서 돌아가는 오페라미니 등이 눈길을 끈다.
그리고 회사는 지난해 3월 모바일 크로스플랫폼 앱 장터 '오페라모바일스토어'를 선보이기도 했다. 사이트에 접속한 사용자가 아이폰, 안드로이드, 블랙베리, 자바, 팜, 심비안, 윈도모바일 기반 모바일앱을 찾아 이용할 수 있게 해준 것이다.
반년뒤인 그해 9월엔 안드로이드 독립 앱스토어 '핸드스터'도 사들였다. 오페라모바일스토어와 핸드스터는 지난 2010년 1월 인수한 모바일 광고플랫폼 '애드마벨'을 통한 트래픽 관리와 광고효과 분석과 맞물려 쓰일 것으로 묘사됐다.
오페라소프트웨어가 OS 업체 의존을 벗어나 자체 웹플랫폼 경쟁력을 키우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평가였다. 이는 페이스북의 최근 행보와 시너지를 기대할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페이스북은 이달초 자체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장터 '앱센터'를 선보였다. 유무료 페이스북 앱과 HTML5 웹앱을 사용자들에게 퍼뜨리고 장기적으로 데스크톱 웹 광고 중심의 비즈니스모델을 넘어서겠다는 전략이다.
페이스북이 오페라소프트웨어를 인수한다면 피처폰과 스마트폰을 아우르는 모바일 사용자 기반을 활용할 수 있다. 자사 플랫폼 전략을 강화하기 위한 모바일 영역 HTML5 표준 기술 지원에도 탄력을 받게 된다.
■구글-애플과 협력, 기대불가?
페이스북은 데스크톱 웹 환경에서 광고플랫폼의 잠재력을 인정받아 큰 성공을 거뒀다. 이같은 성공 이후 잠재 사용자군이 PC에서 모바일 컴퓨팅으로 옮아가는 시대를 맞으면서 그 지속가능성이 실험대에 올랐다.
이에 따라 페이스북에게 떠오른 숙제는 모바일웹 사용자 비중을 늘리고 그들에게 데스크톱 못잖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즉 리치 웹앱이 구현되는 HTML5 기술을 모바일로 가져올 브라우저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런데 모바일 시장에서 잘나가는 브라우저 기술은 애플과 구글같은 OS 개발사가 직접 만들어왔다. iOS나 안드로이드같은 OS 점유율이 곧 그 브라우저의 영향력에 직결됐다. 이들은 페이스북과 다양한 사업영역에서 직간접적으로 경쟁하기에 제휴 대상으로는 마땅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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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페이스북 앱센터는 모바일앱 생태계를 다져온 애플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HTML5 자체 웹 생태계를 바라보는 방향에 뿌리를 뒀다. 애플이 자체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보여온 웹기술 지원도 부지런한 편이지만 우선순위는 네이티브 앱을 돌리는 iOS 업그레이드에 둔 것으로 평가된다.
또 자체 SNS '구글플러스'를 선보인 구글과는 SNS 시장에서 정면대결을 예고했다. 이미 구글은 크롬 브라우저에 사용자가 구글플러스에 접속할 수 있는 확장기능을 선보였다. 구글의 크롬 브라우저도 자체 데스크톱용 웹앱을 배포하는 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