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전반적인 사업방식을 뜯어고칠 거라는 분석이 나왔다. '텐케이(10-K)'라 불리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연례보고서가 그 근거다. 텐케이는 현지 모든 공개기업들이 회계연도마감 90일 전까지 전문 투자자들을 상대로 내놓는 연례 사업보고서다.
미국 지디넷 블로거 에드 보트는 30일(현지시각) 지난해 MS의 텐케이를 주의깊게 읽어본 나는 지난해 8월 MS가 하드웨어(서피스 태블릿) 사업 영역으로 진입할 것이라는 예측을 할 수 있었다며 나는 이제 막 올해 MS의 텐케이를 자세히 살폈고 MS 관찰자인 내 지인들은 보고서의 한 명시적 표현을 골라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MS는 자사가 서피스 태블릿을 내놓을 경우 기존 제조 파트너들과 경쟁할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뿐아니라 회사는 전체 사업모델의 근간을 뒤바꿀(reimagining) 것이며 이미 누구나 알아차릴 수 있게 상세한 내용을 밝혀놨다고 보트는 썼다.
보트가 텐케이 보고서로 추론한 향후 MS 사업 향방은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 핵심전략 ▲'서피스' 태블릿을 통한 본격적인 하드웨어 사업 ▲확 앞당길 기업 운영 페이스, 3가지다.
■핵심전략은 '서비스'
MS는 지난해 텐케이 보고서 '위험요소' 장에 '서비스'라는 낱말을 44번 썼다. 올해는 73번 나온다. 이를 지적한 보트는 서비스를 언급하며 새로운 문장과 낱말이 추가된 한 단락을 예로 들었다. 다음과 같은 수정문구가 보고서 전반에 흩어져 있다고 보트는 강조한다.
그가 지적한 한 단락에서만 새로 추가된 부분을 괄호로 묶어 보면 ▲제품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구성요소를 (관련 서비스와) 함께 통제하는 단일 기업 사례처럼 경쟁하는 수직통합모델은 PC, 휴대폰, 게임용 콘솔, 디지털 음악재생기같은 ('특정'을 지우고 '몇몇') 소비자용 제품으로 성공해왔다 ▲(이런 경쟁자들은 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에 통합된 서비스를 통해서도 매출을 벌어들인다) ▲우리도 수직통합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제품 (그리고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우리 경쟁자들은 시장에서 더 오래 활동해왔고 어떤 경우 명백히 거대한 사용자 기반을 갖춰왔다) ▲수직통합된 모델과 경쟁하는 활동은 우리 매출을 줄이고 운영마진을 감소케 할 것이다, 등이다.
MS는 지난해까지도 클라우드 관련 서비스를 시험삼아 하는 수준이었다. 마케팅 구호는 '올인했다'는 식으로 내걸었지만 지난해 텐케이에 따르면 그 사업상 절차는 아직 완전한 상태가 아니었다. 당시 스마트 클라이언트 디바이스로 다루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에 특화된 컴퓨팅 환경에 기업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고 썼던 것이다.
올해는 그 수준이 한단계 나아간 듯 보인다. 동일한 장에서 위 문장은 우리는 단말기와 서비스에 집중력을 더하고 있다며 이는 스마트 클라이언트 디바이스로 다루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수반하는 우리 전략 확산의 일환이라고 다시 쓰였다.
현재 MS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그 선두제품에 통합시키는 작업에 어마어마한 자원을 쏟아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드라이브는 차세대 운영체제 '윈도8'의 핵심을 차지하는 부분이다. 오피스365 서비스는 차세대 생산성제품인 '오피스2013'의 근간이다. '애저' 전체 서버군은 MS 클라우드로 이전되고 있다.
■서피스는 시작일 뿐…'OEM은 알아서들 하라'
업계에선 MS 서피스가 태블릿 시장에 대한 일종의 '허세(bluff)'나 진정성이 떨어지는 실험적 시도(hobby)로 해석되기도 한다. 특히 기존 하드웨어 파트너들과의 마찰이 심화될 것이기 때문에 MS가 서피스 태블릿을 주요 비즈니스 모델로 취급하긴 부담스러울 것이란 관측도 있다.
그런데 보트의 분석에 따르면 MS는 서피스를 허세나 실험으로 끝내지 않을 셈이다. 현재 서피스 제품 가격대를 높게 책정함으로써 제조 파트너인 레노버, 델, HP의 매출을 갉아먹지 않을 것이란 기대는 깨질 것이란 지적이다. MS에게 서피스라는 제품이 중요함을 '위험요소' 장을 통해 분명히 언급하고 있다.
MS는 우리 비즈니스모델에서 중요 요소는 여러 참여자가 다양한 솔루션을 구축할 수 있게 해주는 플랫폼 기반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었다는 상투적인 문장 뒤에 ▲잘 가꿔진 생태계는 사용자,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플랫폼 사업자간에 이익이 되는 네트워크 효과를 이뤄 성장을 가속한다 ▲시장에서 명시적인 규모를 확보하는 일은 경쟁력있는 마진을 달성하고 유지하는데 필수적이다 ▲활발한 생태계 전략의 중요성은 우리가 윈도8 운영체제, 서피스 단말기, 관련 클라우드기반 서비스를 내놓은 것처럼 늘고 있다 ▲우리는 대응 플랫폼,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과 명백한 경쟁에 직면했다고 썼다.
서피스 단말기는 MS 주력사업중 하나인 윈도와 그 클라우드기반 서비스 사이에 놓인 제품으로 묘사된다. 이 생태계에 관한 논의에서 하드웨어 파트너나 그 단말기에 관한 언급은 일절 없다.
또 이 장의 말미에는 서피스가 단지 MS 하드웨어 사업의 시발점에 불과하다는 또다른 힌트가 나온다. MS는 우리는 직접 설계하고 제조해 6월 선보인 단말기 서피스 제품군처럼 새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제품, 서비스, 기술에 계속해 투자할 것이다고 썼다.
지난해 같은 장의 다른 내용을 보면 해당 기술은 게임용 콘솔 X박스360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하지만 MS는 우리가 설계하고 출시한 서피스 단말기와 다른 하드웨어 단말기로 분명히 구별했다.
더불어 지난해 위험요소 장에서 '단말기(devices)'라는 표현은 11번 쓰였는데 올해는 25번으로 빈번해졌다. '하드웨어(hardware)'라는 단어도 같은기간 8번에서 15번으로 늘었다.
보트는 서피스를 위한 거대한 마케팅 활동이 추진될 것이라며 향후 12개월 이내에 MS에서 만든 PC 하드웨어를 볼 수 없다면 나는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 잦은 발표와 제품 출시를 접하게 될 것
MS는 기업운영주기를 확 끌어당김으로써 더 빈번한 제품 출시와 사업활동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앞서 회사는 시장 변화 흐름에 너무 느리게 대응해왔다는 평가를 받곤 했다. 올해 텐케이 보고서에는 한층 빨라진 활동을 예고한 새로운 장이 눈에 띈다.
해당 장의 관련 단락은 다양한 영역에서 빠르게 달라지고 분화하는 기술과 바뀌어가는 사용자 요구의 진화에 맞서 우리 제품과 서비스를 빈번하게 소개할 것이라며 우리의 경쟁력있는 역량은 우리가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내보일 혁신적 제품을 성공적으로 만들어내기에 달렸다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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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지난해 MS는 경쟁자들의 위협에 굼뜨게 반응해 위기를 맞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보트는 이같은 평가에 대해 경쟁자들은 단지 잠자던 거인을 깨운 것일지도 모른다고 묘사했다. 앞서 그는 MS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회사가 리눅스를 경쟁적 위협에서 중립적 대상으로 설정했고 애플과 구글을 실질적인 경쟁자로 인식중이라는 얘길 들었다고 전한 바 있다.
새로운 보고서의 잦은 발표와 빨라진 활동주기는 드러나지 않던 내부의 기민한 대응을 더 자주 표출시키겠다는 의지일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