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C, 비츠 지분 매각…그 쓰라린 속사정

일반입력 :2012/07/24 11:28    수정: 2012/07/24 15:39

이재구 기자

HTC는 비츠 인수를 위한 재정적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씨넷은 23일 업계 소식통의 말을 인용, HTC가 급작스레 비츠일렉트로닉스(이하 비츠) 지분 50.1%의 절반을 매각한 이유는 오디오헤드폰회사 비츠 문제 때문이 아닌 HTC내부 문제때문이었다고 보도했다.

보도는 이 회사 소식을 잘아는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 HTC가 비츠주식을 되판 동기는 지난 해 주식을 인수한 기간 중 HTC가 비츠를 인수하는데 요구되는 법적 재무 건전성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난 21일 HTC는 준비된 발표문을 통해 자사가 매입한 비츠 지분의 절반을 1억5천만달러에 되팔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지분 매각 이유에 대해서는 “비츠에게 전세계로 확장해 나갈 수 있는 경영의 유연성을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밝힌 바 있다.

■HTC, 재무건전성 요건 충족 못해 눈물의 재매각

인기헤드폰 회사 비츠는 래퍼인 닥터 드리와 흥행주 아이오바인이 공동설립한 회사로서 지난해 8월 3억달러를 받고 자사 지분 50.1%를 HTC에 매각했다. 하지만 HTC는 비츠의 경영권을 확보한 이래 경영권이 흔들렸고, 시장점유율이 추락한 데다 주가마저 떨어졌다.

소식통은 “이런 배경 하에서 두 회사의 임원들은 HTC가 인수한 비츠 주식의 일부를 비츠에 되파는 것이 최선의 방식이라는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에따라 비츠는 자사 주식의 약 75%를, HTC는 약 25%를 각각 소유하게 됐다. HTC 대변인은 이번에 알려진 자사 지분을 되팔게 된 배경과 관련, 언급하기를 거부했다.

전세계의 신시장 개척과 제품 분야를 확장하기 위한 투자자를 물색해 온 비츠는 파트너사의 재무건정성 문제에 발목잡힌 셈이 됐다.

타이페이 타임스는 23일 골드만 삭스를 인용, ‘HTC의 출하량은 북미지역에서 68% 하락한 670만대를, 유럽지역에서 38% 하락한 58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고 보도했다.

분석가들은 올해 HTC의 전체 출하량이 28%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4월 비츠인수를 적극 추진했던 윈스턴 영 HTC임원은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자리를 옮겼다. 영이 CFO를 맡아 온 지난 1년 동안 HTC의 매출은 끝없이 추락했다. 피터 추 HTC 최고 경영자(CEO)는 그를 CFO로 보낸 인사는 비츠투자와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추는 HTC는 계속해서 비츠와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HTC와 비츠의 동상이몽

HTC가 비츠 경영권 인수에 나선 배경에는 리자운드나 센세이이션XL같은 자사 스마트폰에 비츠 헤드폰을 번들로 제공하려는 계획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비츠는 자사 헤드폰이 갖는 문화적 영향력을 갖는데 만족하면서 보다 큰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아이오바인과 다른 비츠 임원들은 비츠의 목표를 디지털 시대의 프리미엄 뮤직듣기라고 설명하면서 비츠 브랜드의 오디오기기를 차량,모바일기기,홈스테레오 스피커,헤드폰 등에 적용하려고 추진하고 있다.

비츠는 미 로스엔젤레스에 소재한 회사로서 최근 온라인가입자 음악서비스 MOG를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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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비츠는 MOG를 이용해 음악과 다른 유관 제품들을 판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장조사 회사 NPD에 따르면 비츠는 전체 헤드폰 시장에서 28.7%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범위를 100달러 이상의 고가 헤드폰으로 좁히면 비츠의 시장점유율은 무려 54%나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