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모바일용 크롬 브라우저가 특허 침해 시비에 휘말렸다. 과거 애플에 같은 혐의를 씌웠던 특허괴물 업체다. 이런 류의 회사들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려온 텍사스 지방법원이 해당 소장을 접수해 귀추가 주목된다.
주요 외신들은 12일(현지시각) EMG테크놀로지라는 회사가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맞춰 단순화된 내비게이션에 관련된 자사 특허를 침해한 혐의로 텍사스법원을 통해 구글을 고소했다고 보도했다. 단순화된 내비게이션이란, 무선인터넷 기기 화면에서 콘텐츠를 보고 확대축소 또는 화면이동하는 방식 등의 브라우저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가리킨다.
회사는 구글을 겨냥한 소송을 통해 구체화되지않은 피해를 산정해 배상을 받아내면서 미국내 크롬 모바일 브라우저의 판매 및 배포에 대한 표준금지명령도 청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결과에 따라 안드로이드 사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EMG테크놀로지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 자리한 특허업체로 미국특허번호 '7441196 C1'번 내용을 갖고 구글을 상대로 권리 침해를 주장하고 있다. 회사는 이와 동일한 특허로 먼저 지난 2008년 아이폰 브라우저에 대한 특허침해를 주장하며 애플을 고소한 이력이 있다.
■구글 넘어 삼성도…제조 파트너도 겨냥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해당 사안에 대한 코멘트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구글의 모바일용 크롬 브라우저는 안드로이드용 최신 운영체제(OS)인 4.1 버전 젤리빈에 기본 탑재돼 있으며 4.0 버전 아이스크림샌드위치(ICS)에도 설치 가능하다. 안드로이드 4.1과 4.0은 점유율이 미미하지만 향후 출시 단말기는 반드시 최신 플랫폼이 탑재된다.
또 구글은 애플의 iOS용 크롬 브라우저도 최근 내놨다. iOS용 크롬과 안드로이드용 크롬 브라우저를 이루는 기술은 상이하지만 UI는 유사하다. 현재와 향후 사용 규모를 고려할 때 구글에게 이 소송의 결과가 무겁게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소송 결과는 구글뿐 아니라 안드로이드 단말기를 만드는 제조사들까지 휘말릴 빌미를 마련할 수 있다. 실제로 EMG테크놀로지의 특허 포트폴리오 수석 발명가 겸 관리회원인 엘리어트 고트퍼치트는 구글을 고소하면서 삼성전자를 지목해 그 회사가 만든 모바일기기 역시 크롬 모바일을 사용중이라고 언급했다. 삼성 '갤럭시 넥서스'는 안드로이드4.1을 탑재한 최초 단말기다.
그런데 소장을 접수한 텍사스 동부지방법원 타일러 지원(Division)은 이런 류의 소송에서 특히 작은 회사에게 편익을 줄만한 장소로 묘사된다. 실은 과거 XML 문서처리기술 전문기업 i4i와 웹기술회사 이올라스가 마이크로소프트(MS)를 상대로 특허침해소송에서 승리를 얻어낸 곳이 바로 여기다.
■특허괴물 친화적인 텍사스 동부지방법원?
지난 1999년 이올라스는 자사 특허 하나를 MS의 인터넷익스플로러(IE)가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브라우저 안에서 플래시같은 외부 애플리케이션이 열리게 하는 방법에 대한 특허다. 이올라스는 MS와 첫 판결에서 승소해 배상금 5억달러 이상을 받고 지난 2007년 합의를 봤다.
i4i는 MS오피스 프로그램 워드2003과 2007버전이 자사 XML문서 처리기술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양사 소송전은 대법원까지 넘어갔는데 결국 MS는 패소했고 피해배상금 3억달러를 물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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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HP나 시스코나 노키아처럼 법정싸움을 꺼리지 않았던 대형 IT업체들이 이 텍사스 동부지방법원에서 소송을 당한 이력이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한편 이올라스는 IE를 놓고 MS와 합의한 뒤 어도비, 애플, 구글, 유튜브, 블록버스터, JP모건체이스, JC페니, 플레이보이엔터프라이즈 등을 브라우저안에서 돌아가가는 애플리케이션과 대다수 플러그인에 대한 개념으로 싸잡아 고소했다. 그 소송건들은 MS를 상대로 했던 것만큼 성공적이진 않았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