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의 진화?…버티컬 커머스의 등장

일반입력 :2012/07/03 15:36

전하나 기자

국내에서 새로운 형태의 e-커머스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모든 종류의 제품을 파는 오픈마켓과 달리 특정분야 고객 니즈에 최적화된 상품을 제공하는 쇼핑몰이 인기를 얻는 추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기존 검색 기반 최저가 중심 커머스가 아닌 ‘퀸시’ ‘클럽베닛’ ‘디블로’ 등 전문화된 버티컬 온라인몰이 등장, 구매력 있는 젊은 고객층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벤처 붐과 맞물려 고도화된 e-커머스 모델이 산업별로 빠르게 등장하며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 사례가 2일 론칭한 ‘퀸시’다. 퀸시는 0세부터 12세까지 트렌디한 유아동복을 매주 10~15개씩 각 브랜드별로 120시간 동안 최저 가격에 선보이는 것을 골격으로 하는 서비스.

최선준 퀸시 대표는 “5천300억원대 규모로 추산되는 유아복 시장에서 가격이 비싼 백화점과 저렴한 오픈마켓 외에 품질과 디자인을 보장하면서도 합리적 가격의 옷을 구매할 수 있는 유아동복 전문 온라인몰은 부재한 상황”이라며 “영역별 가격 대비 최고의 상품만을 엄선해 전략적으로 제한된 수량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구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명품 프라이빗 쇼핑몰 ‘클럽베닛’이나 디자인 소셜커머스 ‘디블로’도 같은 맥락의 서비스다. 디블로는 국내 유명 디자이너나 아티스트들로 구성된 150여명의 큐레이터가 엄선한 디자인 제품을, 클럽베닛은 한정된 회원을 대상으로 명품이나 국내에 들어오지 않은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 제품을 할인 판매한다.

업계는 이 같은 전문몰이 종합몰과 같이 물량이나 가격으로만 공세를 펼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만족도를 더욱 높인다고 평가한다.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적정 수량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한다’는 전략이 희소가치와 합리적 소비를 동시에 추구하려는 고객에 잘 들어맞는다는 분석이다.

관련기사

이러한 전문몰의 성장은 후발주자인 우리나라에 비해 해외에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오픈 후 현재까지 1천600억원 거래액을 달성한 디자인 쇼핑몰 ‘팹닷컴(Fab.com)’이나 론칭 2년 만에 2억2천명의 회원수를 모집한 사용자 맞춤형 여행 가이드 ‘젯세터(JetSetter)’ 등이 좋은 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도 누구나 매매할 수 있는 오픈마켓 형태의 사이트는 정체돼 있는데 반해 전문몰의 성장은 폭발적인 양상”이라며 “앞으로도 웹, 모바일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기존 고객에게 더 나은 소비 경험을 제공하는 전문화된 커머스 모델(Vertical Commerce)이 성황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