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이 창업자보다 더 많은 것 같다는 우스개 소리가 나오더군요. 하지만 그 중에서도 게임에만 특화된 인큐베이터는 아직 없습니다. 게임벤처 생태계는 와이디온라인이 책임지고 가꾸겠습니다.”
와이디온라인이 올해 전략 키워드로 ‘와이-스퀘어드(Y-squared)’와 ‘와이-얼라이언스(Y-alliance)’를 제시하고 나섰다. 국내 유수의 벤처캐피털과 제휴해 자금력을 확보하고 성공 가능성 높은 중·소형 개발사를 발굴해 경영지원, 포스트프로덕션, 사업개발 등 모든 영역의 업무를 돕겠다는 취지다.
지난해 말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한 와이디온라인이 쇄신을 외친 뒤 처음으로 내놓은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업계 관심이 모였다. 이 프로젝트의 수장은 올 초 신상철 대표와 함께 합류한 박광세 이사다. 박 이사는 온라인 한자학습 게임 ‘한자마루’를 만들어 스타덤에 올랐던 인물이다.
“직접 사업체를 운영해봤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개발사들의 고충을 잘 알죠. 특히 게임업계에선 자금만 대주고 수익이 날 때까지 나 몰라라 하는 투자 관행이 일반화돼 있어요. 사실 개발사들은 개발 외 홍보나 법무 부분 등에서도 애로점이 많거든요.”
이러한 생각에서 박 이사는 와이디온라인의 내부 조직개편부터 서둘렀다. 대표 직속 Biz Dev 본부를 새롭게 만들고 흩어져있던 법무팀, 홍보팀, 게임소싱팀 등을 통합했다. 순전히 외부 개발사를 돕기 위해 내부의 역량을 모은 것이다.
투자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프로젝트를 가동한지 6개월 만에 게임개발사 ‘내꺼’에 1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벤처캐피털 업계가 신생 IT 벤처기업에 투자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보통 1년 이상인데 반하면 무척 빠른 속도다.
“통상적인 절차대로 일일이 보고서를 검토하진 않았습니다. 투자 받을 개발사의 면모를 봤죠. 내꺼에 모여있는 개발자들은 네오플 출신들로 ‘던전 앤 파이터’, ‘사이퍼즈’ 등으로 이미 레퍼런스가 검증된 인력이었고 몇 년간 다져온 팀워크가 탄탄했죠. 무엇보다 자신들이 만들고 있는 콘텐츠에 대한 열의가 보였습니다.”
앞으로 한 달에 한번은 투자건을 발표하며 빠르게 움직일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최대 300억원을 투입, 10개 회사를 발굴하는 것이 목표다. 시장 수요에 맞춰 모바일게임에 대한 투자가 주를 이룰 전망이다.
관련기사
- ‘자바 명인’ 이창신, 신생 모바일게임사 합류2012.07.02
- 창업 전도하는 서울대 4인방 이야기2012.07.02
- 신상철 와이디 대표, 책임경영 돌입2012.07.02
- ‘멘토와 멘티’ 사장이 쓰는 벤처 드라마2012.07.02
이를 위해 ‘DeNA’ ‘NHN Japan’, ‘아라리오’ ‘AppsAsia’ 등 해외 유력 플랫폼사도 든든한 파트너로 정해뒀다. 박 이사는 “개발사들의 해외 진출에 우리가 정한 플랫폼사를 강요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들을 잠재적 투자자와 퍼블리셔로 패키지화해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인큐베이팅 시스템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스마트폰 보급, 오픈마켓 대중화, OS의 진화 등 여러 레이어(층위)가 맞물리면서 모바일 시장의 기회는 계속될 겁니다. 그 몫은 바로 창업자들의 것이죠. 와이디온라인은 개발사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경쟁력으로 삼고 이들이 최상의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울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