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경영학부에 재학 중인 최희민㉔씨는 지난해 7월 군 제대 후 창업을 시도했다. 동남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류용품을 저렴하게 공급하는 일이었다. 아이디어에 대한 주변의 평가는 좋았으나 혼자서 사업을 꾸려나가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같은 학교 전기공학부 김종호㉒씨는 IT분야 벤처회사를 만드는 것이 꿈이다. 졸업 전부터 차근차근 준비를 해나가려고 마음을 먹었으나 함께 할 팀원들을 찾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스타트웨이브(STARTWAVE)는 학생들의 이 같은 고민에서 탄생했다. 창업 의지와 역량이 있는 대학생들을 만나게 하고 기획자와 개발자로 연결하겠다는 포부다. 최희민, 김종호, 김종우, 최동언 등 서울대 재학생 4명이 공동창업자로 나섰다.
“창업 열풍을 반영하듯이 요즘 대학가에도 벤처창업동아리가 차고 넘쳐납니다. 하지만 대부분 아이템을 목적으로 모이다 보니 급하게 팀을 결성하고 얼마 안가 흐지부지해서 없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사람을 모으고 그 속에서 아이디어를 만드는 장을 열자 결심했죠.(김종호)”
그러나 무작정 판을 벌릴 수는 없었다. 이들은 실리콘밸리에서 ‘파운더숩(Foundersoup)’이라는 좋은 선례를 찾았다. 파운더숩은 미국 스탠포드대학에서 개발·기획·디자인 등 각 분야 경쟁력을 가진 예비창업자들이 서로의 비전을 공유하고 파트너를 찾는 프로그램. “스탠포드에서 MBA 과정을 밟고 있는 학교 선배의 도움으로 파운더숩 창업자인 노범준 시스코 이머징 기술 그룹 매니저와도 인연이 닿게 됐어요.(최희민)”
그렇게 인연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노정석 아블라컴퍼니 대표, 김대윤 소프트뱅크벤처스 심사역 등의 후원자를 만나는 계기가 됐다. 실리콘밸리와 한국에서 멘토와 멘티로 이어진 이들은 매주 목요일보다 구글 행아웃(Hangouts)으로 2시간 가량 회의를 하며 교류한다.
학생들은 현재 ‘아태대학생벤처기업가정신협회(ASES)’와 함께 ‘해커톤(Hackathon·프로그래머들이 모여 통상 36시간 동안 공동프로그램을 만드는 행위)’ 대회 개최 준비에 한창이다. 오는 9월 8일 열리는 이 행사에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카이스트 프로그래밍 동아리들이 3명에 1팀을 이뤄 참가할 예정이다. 우승자에겐 내년 2월 스탠포드서 열리는 ‘VC 3 피치(Pitch)’ 참여 기회와 실리콘밸리행 티켓이 주어진다.
“VC 3 피치는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이 모이는 자리예요. 이 곳에서 자신의 상품 아이디어나 프로토타입을 발표할 수 있으니 더없이 훌륭한 기회죠. 앞으로도 이런 기회들을 계속 만들어 국내서 제일가는 대학생 창업 허브로 자리잡고 싶습니다.(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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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또래 청년들의 창업 성공을 도우면서 이들이 궁극적으로 얻고 싶은 것은 결국 자신들의 창업 파트너다. 이들 4인방은 내달 실리콘밸리로 15일간 꿈의 여행을 떠난다. 국내 모 대기업의 대학생 공모전에 제출한 ‘꿈을 실현하기 위한 탐험계획’이 뽑혀 1천500만원을 지원받게 된 것이다.
“페이스북, 에버노트 같은 기업들이나 스탠포드 창업 동아리를 방문하기로 했어요. 스타트웨이브의 성공과 또 우리 각자의 구체적인 미래를 그리기 위해 치열하게 공부하고 오려고요.(최희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