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의 선배 창업자가 말하는 스타트업 성공비법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다. 창업은 내적 동기가 중요하다.(박재욱 VCNC 대표)” “창업이 아니라 왜 창업을 하는가가 중요하다. 제품이 아니라 시장에서 비전을 찾아라.(김동신 파프리카랩 대표)” “창업의 무기는 신념과 실행력이다.(김창하 매드스마트 대표)”

지난 1일 서울대학교 83동 204호. 좁은 강의실에 창업을 꿈꾸는 150여명의 학생들이 선배 창업가들의 강연을 듣기 위해 모여들었다. 선배들의 앞선 경험과 노하우를 받아 적는 이들 예비 창업가의 손이 분주했다.

이날 강연은 노범준 파운더숩 공동창업자, 노정석 아블라컴퍼니 대표, 김대윤 소프트뱅크벤처스 심사역, 김종우, 김종호, 최희민, 최동언 등 서울대 재학생 4명이 주축이 돼 만든 ‘스타트웨이브(STARTWAVE)’가 마련했다.

첫번째 연사로 나선 이는 커플 전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비트윈(Between)’으로 성공적인 첫발을 내딛은 박재욱 VCNC 대표였다. 그는 ‘난 왜 스타트업을 시작했는가’를 주제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비트윈은 출시 반년도 안돼 이코노믹스, 포브스, 와이어드, 벤처비트 등 해외 유력 매체 등에서 보도될 정도로 그 아이디어를 인정 받은 서비스다. 박 대표는 “비트윈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개방형 SNS로부터 받는 소셜 스트레스가 늘어간다는 것에 착안한 발상”이라고 설명했다.

얼마 전에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타트업랠리2012에서 ‘최고 모바일 앱’으로 뽑혔다. 이 앱은 출시 6개월 만인 현재 가입자 80만명을 돌파했다.

박 대표는 “비트윈이 짧은 기간 얻은 여러 성과 중에서도 가장 기쁜 것은 우리의 서비스로 고객들의 관계가 좋아진 얘기를 접할 때”라고 했다.

그는 비트윈으로 애정을 쌓아 결혼에 성공한 사례, 화해하고 인연을 만든 고객들로부터 감사의 손편지를 받은 일화 등을 소개하며 “실제 어떤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VCNC라는 이름도 ‘가치를 만드는 사람들의 회사(Value Creators & Company)’라는 뜻에서 지었단 설명이다.

이런 그도 물론 처음부터 성공가도를 달린 것은 아니다. 그는 비트윈을 내놓기 전 ‘M&talk’이라는 모바일 메신저를 만들었으나 실패했다. 시장의 수요를 잘 이해했으나 카카오톡이나 틱톡과 같은 경쟁 서비스에 밀려 사라진 탓이다. 하지만 주저앉지 않고 계속 도전한 것이 결국 그가 성공을 맛본 비결이다.

그가 투자를 받게 된 배경에서도 도전정신을 엿볼 수 있다. 그가 창업 전 무작정 소프트뱅크벤처스 부사장에게 “멘토가 돼달라”고 보낸 e메일이 연결고리 역할을 해 10억원의 투자 유치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그에게 기업가 정신이란 자신감이 밑바탕 된 도전정신인 셈이다.

평소에도 기업가 정신을 설파하기로 유명한 김동신 파프리카랩 대표는 시장을 흐름을 미리 읽어내 창업에 성공한 케이스다.

그는 국내에 아이폰이 도입되기 전인 2009년 2월에 스마트폰 앱을, 또 국내에 페이스북 열풍이 아직 일기 전인 2010년에 페이스북용 소셜게임을 만들었다. 이 중에서도 ‘히어로시티’라는 페이스북 게임은 출시 7주만에 100만명 이용자를 확보할 정도로 히트작이 됐다.

김 대표는 이날 “많은 이들이 제품에서 비전을 보는데 비전은 시장에서 찾는 것”이라며 “시장에 대한 답이 제품이지, 제품 자체가 여러분의 비전이 돼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또 “사업이란 가치의 생산, 분배, 이익의 사이클을 하나로 완성시키는 것”이라며 “시장과 제품의 궁합이 맞아야 성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모바일 메신저 ‘틱톡’을 SK플래닛에 인수, 성공적인 ‘엑시트(Exit·투자 회수)’를 경험한 매드스마트의 김창하 대표는 “알고 실패하는거랑 모르고 실패하는건 천지차이”라며 “창업 이후나 이전이나 가장 중요한 것은 실행력”이라고 말했다.

특히 “확률이 높은 창업을 위해 한번의 예행연습은 좋다”면서 이날 모인 학생들에게 “좋은 벤처에 인턴이든 뭐든 취직해봐라”라고 권유했다.

그는 ‘창업자의 신념’ 또한 강조했다. 김 대표는 “틱톡은 많은 사람들이 카카오톡 하나만 쓰다 보니 결국 서비스가 느려져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는 현상을 보면서 빠른 메신저를 만들어야겠다는 IT종사자로서의 신념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신념없이 단순히 빨리 엑시트해서 돈을 많이 벌어야지라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면 어려운 일이 닥쳐도 극복하기 힘들다. 창업의 무기는 신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가 끝난 뒤 스타트웨이브 공동창업자이자 서울대 경영학부에 재학 중인 최희민씨는 “스타트웨이브는 앞으로도 선배 창업자들을 연사로 초대해 이 같은 강연을 꾸준히 여는 한편 창업 의지와 재능이 있는 사람들을 모아 공동창업자로 만나게 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트웨이브는 오는 7월 아이디어 발표회와 피치 데이(Pitch Day) 이벤트 등을 시작으로 공동창업자 매칭 프로젝트에 돌입할 계획이다. 뜻이 맞는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를 연결시켜 주는 장을 만든다는 목표다.

서울대 전기공학부 김종호씨는 ”창업에 대한 꿈과 열정을 함께 공유하는 대학생 최고 네트워크 장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