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PC 담당자 교체 "서피스 때문?"

일반입력 :2012/07/01 17:52    수정: 2012/07/02 08:15

남혜현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오랜 우방인 PC 제조업체들의 눈치를 보기 시작한 것일까. 그간 PC 제조업체들과 협력 관계를 총괄하던 MS OEM 부문 부사장이 결국 보직을 바꾼다.

30일(현지시각) 주요 IT 외신들은 지난 4년간 MS OEM(주문자상표 부착생산) 사업부를 이끌던 스티븐 구겐하이머 부사장이 최근 보직 변경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구겐하이머 부사장은 당분간 휴가를 떠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휴가 이후 MS에 복귀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향후 역할에 대해선 공개되지 않았다. 구겐하이머 부사장의 빈 자리는 그간 OEM 마케팅 사업을 이끌었던 닉 파커 부사장이 맡는다.

외신들은 MS의 갑작스런 인사발령이 자체 태블릿인 '서피스' 발표와 관련있는 것 아니냐는 풀이도 내놓는다. MS가 야심차게 서피스를 발표했지만, 이후 OEM PC 파트너들과 관계가 꼬여가고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HP가 최근 MS의 새 OS인 윈도RT를 탑재한 단말기를 출시하지 않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HP는 공식적으로 ARM 기반 윈도8 태블릿PC에 대한 고객 피드백이 좋지 않아 출시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서는 HP가 아직 검증되지 않은 윈도 태블릿 시장서 서피스와 맞붙길 꺼려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는다.

MS에 PC제조업체와 협력은 중요한 부분이다. MS가 소프트웨어 생산업체인만큼, 수익모델은 여전히 하드웨어 파트너들과 협력을 통해 마련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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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서피스 발표 이후 PC 제조업체들은 공공연히 MS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하드웨어를 놓고 MS와 직접 경쟁하게 된 상황에서, 굳이 MS 윈도를 사용할 필요가 없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나온다. MS는 OEM 파트너들에 윈도8 태블릿 생산을 독려하기 위해 서피스를 공개했지만, 결과적으론 잠재적인 적을 더 많이 만들게 된 셈이다.

다만 MS 측은 이번 인사가 서피스 출시와는 무관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MS 측은 서피스 발표 이전부터 이번 인사를 준비해왔으며, 서피스와는 무관한 인사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