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VISION]'모바일퍼스트'시대, 기업 플랫폼 숙제는?

일반입력 :2012/06/27 14:10    수정: 2012/06/27 18:08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애플 등이 만들어온 소비자용 스마트기기 제품과 서비스가 '모바일퍼스트' 환경을 유도하고 있다. 일반인들이 들고 다니는 컴퓨팅 기기를 통해 커뮤니케이션과 경제활동을 벌이면서 기업들의 시장 환경도 변화하는 모습이다. 이들에게 주어진 스마트폰, 태블릿 등 디바이스 플랫폼이 우선순위가 높은 시장으로 대두된 가운데 단말기뿐 아니라 그에 담긴 소프트웨어(SW)와 이를 통한 서비스도 플랫폼관점의 접근이 요구된다.

이에 따라 27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 제7회 CVISION 행사장에서 '모바일퍼스트시대의 비즈니스플랫폼 전망'을 주제로 토론장이 마련됐다. 최근 차세대 운영체제(OS) 윈도8 기반 자체 단말기를 선보인 MS와 태블릿 시장을 장악한 애플 아이패드,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과 세계 최대 웹기반 소셜네트워크 페이스북 등에 초점이 모였다.

토론 사회와 발제를 맡은 청강대 모바일스쿨 황병선 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참관객들의 질문을 직접 받아 패널들에게 이를 전했다. 김규호 CEWIT코리아 본부장, 김국현 에디토이 대표, 박성혁 딜로이트컨설팅 이사가 패널로 참석했다. 각자 관점에 따라 모바일퍼스트 시대를 정의하고 그 의미와 맞물리는 비즈니스 플랫폼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플랫폼 사업자 MS가 손수 태블릿을 만든 이유?

황병선 : MS 서피스, 성공할 것 같나

김국현 : 나는 일단 살 건데, 남들이 살지는 모르겠다. MS는 지금까지 가지 않은 길을 가고있다. 하드웨어를 잘 만드는 회사지만 일부러 가지 않았던 길이다. 플랫폼 사업자 마인드 때문에 '선'을 넘지 않았던 거다. 왜 그랬는지는 각자 유추해보자. 정답은 없지만 MS가 왜 '이제' 그런 선택을 했느냐가 화두다. 플랫폼 비즈니스를 고민할 우리들 스스로에게 던질만한 질문이 아닐까.

황병선 : 내 생각은 이렇다. MS가 PC생태계에 이바지하는 형태의 비즈니스모델이었는데, 태블릿은 내가 그 생태계를 더 키울 수 있다는 오만일 수도, 애플도 하는데 왜 내가 못하냐는 입장일 수도 있고, 삼성이나 LG같은 파트너를 믿을 수 없어서일 수도 있고.

김국현 : 아수스 같은 파트너가 뉴스보고 알았다는 말을 했더라. 이는 MS가 내부적으로 많은 동요를 하고있음을 방증한다. 그들 스스로 굉장한 변화의 시기를 느끼고 있단 얘기다. 사실 사업자 입장에선 애플같은 '수직통합'이 이상적이지 않다. 불로소득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복잡한 디바이스 설계 없이 '스티커 장사(OS 세금 걷기)'를 하는 재미가 없어진단 얘기다.

김규호 : 좀 다른 관점으로 접근하고 싶다. MS 태블릿은, 현재까지 잡스가 만들어온 게임의 룰인 SW와 결합된 하드웨어와 원가절감 경쟁력에 대응한 목적이 아닌 것 같다. 그 위에 올라가는 소프트웨어와 콘텐츠가 목표인것 같다. 장기적으로 이익이 줄어든다면 하드웨어는 20년쯤후면 밥그릇만드는 정도 비즈니스가 되지 않을까. 삼성전자같은 회사도 그 때가 되면 다른 기업이 돼 있을 게다.

박성혁 : 요새 내 관심분야는 커넥티드카다. 아이패드가 태블릿시장 장악한 강력함이 있는데 SW와 HW 통합이 주효해서다. 그런데 자동차는 애플이 아이카를 만들기 전까진 그렇게 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자동차 시장은 오히려 거의 MS가 가져갈 것 같다. MS가 원래 잘 하던 영역이기 때문이다.

자동차는 정적이기보다는 기본적으로 다이내믹로케이션에 실시간 망을 연결하는 등으로 기존 태블릿, 핸드폰과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시프트 현상이 벌어질 것 같다. 이 시장에 MS가 자동차회사와 제휴하는 부분, '싱크'나 GM의 사례 등도 있다. 안전성도 중요하기 때문에 오랜시간 공조한 회사와 함께 하는 것도 있고. 핸드폰처럼 2년마다 한번씩 바꿀수도 없기 때문에 애플처럼 신규진입 할만한 회사가 쉽게 차지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김규호 : MS가 태블릿 만든 이유도 사실 다른게 아닐 거다. 윈도나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차안에 들어가 세팅이 된다면 엄청난 일이 벌어질것 같다. 서비스 사용자는 여러 귀찮음을 극복해야 하는데 그게 사라지지 않을까. 예를 들어 내 스케줄을 알고 있다면 그걸 바로 내비게이션 이동경로로 입력할 필요 없이 띄워주는 걸 유용하게 쓸 것이다. 개인 비서다.

김국현 : 지난주 MS 태블릿이 발표돼 그 얘기가 중심이 된것 같은데 많은 사람들에게 그 내용이 멘탈붕괴를 일으킬만한 것이었다. 구글도 오늘인가 내일쯤 구글I/O를 통해 태블릿 발표할 예정으로 안다. 역시 수직통합 전략이 들어간다.

■수직통합이 대세인가?

황병선 : 구글이든 MS든 수직통합을 꼭 해야 할까. 그게 일반화된다면 국내 제조사들은 다 손 놓으란 얘기 아닌가 싶은데.

김규호 : 삼성전자는 하드웨어를 수직통합해서 성공한 케이스다. 지금의 상황은 다만 SW를 갖고있느냐는 측면에서 상황이 바뀐 것이다. 시장의 역동성에 수직통합은 대응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 제조사들에게 포인트는 지금보다 시장변화가 빨라지면 더 빨라졌지 느려지진 않을 것이란 점이다.

황병선 : 구글과 MS가 수직통합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일까. MS는 태블릿은 직접 만들었는데 스마트폰에선 자체 단말기를 만들지 않겠다고 밝혔다. 시장마다 다르다는 걸까. 어떻게 생각하나.

김국현 : 애뉴이티 비즈니스라고, 해마다 연금처럼 수입이 발생하는 비즈니스가 MS 방식이다. 플랫폼 사업자들 꿈이다. PC 시대엔 잘 해왔는데 이제 제조 사업자들이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상황이 됐다. HP가 일전 태블릿 시장에서 슬레이트를 만들었다가 망했다. 다른 제조사들도 안드로이드 만드느라 안 한다.

그리고 삼성전자는 수직통합이 아니라 본다. 계열사 통합이다. 수직통합 하려면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도 통합을 해야하는데 삼성전자는 그런걸 보여준 적이 없다. 엔지니어들이 낼 수 있는 퍼포먼스의 극단을 보여주는 것일 뿐이다. 좋은 인재를 맞아들이고 절실히 일해야 하는 동기부여가 잘 돼있다.

그런데 이제는 우리나라보다 더 절실한 나라(중국)가 생겼다. 삼성전자가 이런 상황에 애뉴이티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느냐, 어려운 것이다. (제품판매 비즈니스는 계속 만들어야 매출이 생긴단 점에서 갈등이 많기에)

■서비스도 플랫폼이 될 수 있나

박성혁 : 삼성전자는 카카오보다 발빠르게 최근 챗온API를 오픈했다. 의미있는 시도라고 보는데.

황병선 : 제품 자체가 하나의 플랫폼으로 역할하고 있고, 구글 애플 MS가 OS와 하드웨어를 합쳐 플랫폼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일반적인 듯한데, 그럼 반드시 제품을 만들어야 생태계를 꾸릴 수 있다고 생각케되지 않나 싶다. 그런데 페이스북이 뭔가 생태계 비즈니스를 한다고 다들 어렴풋이 생각한다. 서비스 만들고 API 열면 생태계 일굴 수 있는거냐는 의문이 생긴다. 서비스플랫폼과 관련된 얘길 해보자.

김규호 : 불과 2~3년전까지 HW와 SW결합은 임베디드 영역에 한정돼있었다. OS와 하드웨어는 각자 영역이 있었다. 텍스트기반 OS는 하드웨어와 결합하기 위해 큰 어려움이 없었다. GUI가 등장하면서 어려워졌다. 조직간 협력이 어려워지면서 갈등을 줄이기 위한 책략으로 지금의 통합 얘기가 나온건 아닐까 싶기도하다.

애플은 하드웨어 하나만 만들고 나머지는 소프트웨어 비중으로 커버한다. 생산자인 폭스콘과는 협의할 부분이 남아있다. 삼성전자는 하드웨어를 다양하게 생산하고 소프트웨어는 개별적으로 대응한다. 수직계열화가 전에 없었던 대단한것이라기보다 지금 새로운 시장에 두드러진 현상이라 주목받는게 아니냐 싶기도 한 이유다.

황병선 : 서비스플랫폼 얘길 더 해보자. 카카오톡을 보면 독자적인 서비스플랫폼으로, 5천만명 사용자가 현재 있는데 1억정도는 모아야 글로벌서비스로 플랫폼 가능하지않을까 싶기도 한데. 오늘 초코라는 사이버머니 개념도 도입했더라. 얼마전 페이스북도 앱센터 열고 했으니.

김국현 : 지금 만들고 있는 서비스(에디토이)가 트위터와 페이스북API에 굉장히 많이 의존한다. 만드는 입장에서 그럴 유인요소는 제공받을 수 있는 유동인구가 크다. 어느 플랫폼에 내 서비스를 올려태울거냐는 고민은 그 서비스의 유동인구, 이용자 총량이 좌우한다. 연결했을 때 보상도. 공교롭게도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그 2가지를 충족시켜주는 케이스다. API가 엉망인데도.

■서비스플랫폼에 필요한 2가지

그런데 서비스플랫폼 사업하려는 중에 이 2가지를 과신하는 경향이 있다. 처음 서비스를 짜냈을 때 그 2가지 한번에 갖추지못하면 굉장히 나머지 채우기 어려워진다. 카카오톡은 전자는 훌륭했는데 후자는 아직. 그리고 모바일에선 유망한데 웹, 보편적플랫폼에서는 접근이 좀 어려워서. 서드파티를 유인하려면 아마 콘텐츠를 활용해 페이스북과 경쟁해야 할 것 같은데. 그건 잘 모르겠다.

박성혁 : 카카오톡은 글로벌프레즌스. 오늘 서비스 발표를 면밀히 보진않았지만 결제수단이 휴대폰결제를 초코로 컨버전한다는 거. 이는 국내한정같음. 글로벌전략과 결제수단전략이 매치 안되는 모양새. 얼마나 고민하고 이를 내놓은 것일지. 페이스북같은 글로벌서비스는 국가간 결제수단 관련제도와 긴밀한 고민 통해 접근해야 하는데. 안타까운부분 있다. 카카오가 정확히 잘 하고 있는거냐에 대한 부분은 개인적으로 의문이 좀 많이 남는다.

김규호 : 카카오가 잘하고 있다고 믿는데. PC기반 웹을 의도적으로 철저히 배제하고 모바일에 집중하고 있다. 너무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 똑똑한 단말기를 갖고 실시간 통신을 하시라는. 페이스북은 또 검색을 제공하지 않는다. 과거가 아니라 현재에 집중하게 해준다. 이역시 실수가 아니라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황병선 : 카카오는 모바일기반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페이스북은 웹기반 다소 느슨한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건데.

김국현 : 페이스북API 연결해 개발하다 보니까. 검색기능이 있다. API로는 열려 있다. 서드파티들은 그 기능을 쓸 수는 있다. 그런데 왜 자기네 서비스에 노출을 안했느냐는. 의도한 내막이 있을 수는 있다. 다만 검색기능이 매우 열악하다. 실서비스에 사용하긴 좀 모자라다. 영어는 검색이 잘 되는데 한국어는 '기분좋은 날' 된다. 아예 안 되는 것도 아니고. 그날 기분에 따라 해주기도, 안 해주기도 하다. 사연이 있는 것 같다. 코드 짜는 입장에선 황당하긴 하다. 라이브코딩 하다보면 예전엔 안되는게 내 실수였는데 이제 남탓하는 성향이 생기기도 했다.

■방황했던 MS 모바일 플랫폼

황병선 : (트위터로 받은 질문) MS가 윈도8으로 파트너들에게 빅엿을 먹인 이유? 빅엿같은 전문용어는 잘 모르긴 하는데. 윈도폰 망고 얘기도 있다. 태블릿얘긴 했는데 폰얘길 안 했다. MS가 윈도폰 개발자들에게 기술적문제로 플랫폼을 더 손댈 수 없는거. 솔직히. 그래서 윈도폰8으로 태블릿과 PC와 스마트폰을 통합하는 거. 이전 윈도폰은 태블릿과 같다고 했지만 같지 않았다. 이제는 수평통합을 하게 된거 같은데.

김국현 : 이런 추측이 가능하다. 리눅스야말로 싱글커널로 모든 디바이스에 포진한 유일한 사례다. 다른 사업자, MS를 포함한 이들이 굉장히 부러워했다. MS가 이를 추상화한 닷넷으로 플랫폼 수평통합을 꿈꿨던 것 같은데, 그게 잘 안됐다 싶어 그 단계를 내려간 것이 아닐까 싶다. 현재 윈도모바일6.5까지에서 윈도CE커널에 네이티브코드 짜넣게 하다 윈도폰7에서 닷넷으로갔다가 다시 윈도폰8에서 윈도커널과 네이티브코드를 짤수있는 방향으로. 애플과 구글도.

황병선 : 애플은 그런데 PC OS와 스마트폰 태블릿 OS를 합치진 않았다. 애플리케이션을 올리기위한 기술적 플랫폼 통합을 하지않은. 그렇게 하려한 흔적은 많이 보이는데 PC에 입력을위한 마우스와 키보드와 모니터라는 구조 등을 포기하지 않은모습이다. MS는 그런데 태블릿은 키보드가 기본 탑재다. 키보드를 꼭 쓰란얘기다. '윈도'니까. 이미 키보드와 마우스에 최적화된 OS와 터치에 최적화된 메트로UI를 합쳐놓은.

30년전에 MS도스에 윈도3.1 합쳐놓은 느낌이다. 내 주장은 멋있게 합쳐놓은 것 같은데 안좋게보면 짬뽕이다. MS도스랑 윈도 둘다 알아야 했던 것을 우린 억지로 썼다. 맥이 엄청 비쌌거든. 그런데 MS 태블릿에 올라간 윈도OS를 보면, 한 기기에서 니가 쓰고싶은 2가지 기기를 쓰라는 듯한데.

박성혁 : MS가 OS를 버리고 새로 올라간건 심플하게 생각하면, 하드웨어가 발전해서 더이상 구분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과거 윈도CE(임베디드용 윈도의 한 종류)를 썼던 윈도모바일 단말기는 윈도 그대로 올리면 동작을 안했기 때문이다. 물론 MMORPG게임을 돌릴수준 아니지만 기본 커널레벨에서 봤을 때 동등하다 보면 이번기회에 통합시켜보자 할거고. 구글이든 애플이든 비슷하게 생각할거다. 운영측면 관리측면에서 효율적이기 때문에. MS가 먼저 치고나온 것이라 생각.

■정리 발언

김규호 : 경쟁자들도 마찬가지지만 뒤집어보자면, MS가 보여준 변화는 등떠밀린 감도 있지만 어쨌든 아무것도 안하는거보다 훨씬 적극적인 모습이다. 기존플랫폼에 얽매이지않고 결단을 내린 경영진의 판단에도 찬사를 보낼 만하지 싶다. 다른 플랫폼 영역 움직임을 아울러 보면 미래는 커넥티드, 액세스를 위한 네트워크시대 통합으로 가는 것 같다.

김국현 : 앞으로는 스스로 판단해야 하는 시대다. 예전 관성에 의해 결정을 내려선 곤란하다. 개인입장에 따라 향후 미래가 많이 갈리는 혼돈의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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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혁 : 플랫폼이 많아지고있고 다른 형태, 개성이 많아져 어느 한 잣대로 평가 판단하기 힘들다. 자기에 맞는 플랫폼 성격 파악하고 선택하는게 혼란의 시대 대응하는 방법이다.

황병선 : 이번 주제가 쉽지 않았다. 사업적얘기도 있고 생태계 관점에선 협력전략이니 커뮤니티니 하면서 다양한 얘기가 연결될 수 있다. 멤버들도 플랫폼 전문가그룹이라고 해서 달마다 토론을 하긴 한다. 깊이있게 들어가긴 이번에 아쉽긴 한데 상대적으로 쉽게 이해될 내용으로 좀 유도했다. 플랫폼전략에 관심있는 이들은 플랫폼전략그룹과 다른 곳에서 소통 기회 마련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