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도 SW 몰락인정...HW 화려한 부활

일반입력 :2012/06/25 12:49    수정: 2012/06/25 13:18

이재구 기자

'MS의 SW라이선싱이 최대 비즈니스 모델인 시대는 지나갔다. HW없이는 SW나 서비스사업도 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SW는 소비자가 사려고 하는 전체 제품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IT업계가 MS의 서피스태블릿 공개, 그리고 이어 윈도폰8 기반의 스마트폰까지 만든다는 보도에 대해 패러다임의 변화를 얘기하기 시작했다. MS의 움직임역시 SW시대의 종말, HW시대의 부활을 읽어낸 결과라는 분석이 잇따르기 시작했다. IT매체와 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움직임을 ‘잡스식 소비자용 HW시대의 부활’이라고까지 평가하기 시작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지난 20여년간 페이스북,구글,레드햇을 비롯한 많은 회사가 SW기반, 또는 그 주변에서 만들어진 서비스를 파는 방식을 배웠다고 평가했다. 또한 MS가 그동안 해 왔던 SW라이선싱 사업의 시대가 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글로벌 IT시장의 상황은 SW와 서비스를 실어 줄 HW없이는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찾을 수 없으며 이 때문에 HW가 더욱 중시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SW만 공급하는 것의 가치는 그 어느 때보다도 약화되고 있고 이것이 MS를 움직이게 됐다고 분석했다.

■새로운 IT거인들은 SW오픈소싱의 중요성을 알았다

새로운 SW의 거인들은 코드의 경제적 가치가 SW에 있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 때문에 오픈소스 라이선싱을 통해 엄청난 코드를 공짜로 나눠 주었다.

심지어 페이스북 같은 회사는 자신들의 SW를 공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사의 데이터디자인센터까지도 오픈소스싱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콘텐츠에 머물던 모든 IT회사가 개방을 갈망하는 것은 아니다.

애플은 MS가 이전에 꿈꾸면서 되고자 했던 것보다도 더욱더 폐쇄적으로 됐다. 하지만 애플은 다른 기업들에게 경제성을 가져다 주는 주체였던 SW 가치를 줄이는 데 앞장서 왔다.애플은 iOS를 팔지 않고 아이폰을 팔았다. 애플은 자사의 앱스토어를 통해 판매된 앱을 통해 수익을 얻지만 애플의 SW는 HW와 불가분하게 연계돼 있다. 그리고 그 SW는 사실 무료다.

그럼에도 애플은 성공했다.

특히 구글은 오픈소스를 통해 애플과 거의 똑같은 결과를 얻었다. 하지만 다른 각도로 접근했다. 모바일에 있어서 구글은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만드는 업체에겐 누구에게나 공짜로 SW를 제공해했 여기서도 SW는 무료였다.

■MS 왜 HW로 돌아섰나?

MS는 서피스 태블릿을 계기로 급부상한 글로벌 IT업체들과 애플의 화려한 성공을 뒤따르려 하고 있다.

MS의 서피스 태블릿 공개행사는 결국 MS파트너들을 괴롭히는 방식을 택했다는 점에서는 쿨하게 보이지 않았지만 인상적인 행사가 됐다.

그동안 IT거인들이 눈돌려온 분야는 기업용 SW와 서비스같은 수익이 많이 나는 쪽이었다.

이들이 SW보다 박한 마진을 보이는 HW박스를 끊임없이 출하하길 원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HW사업은 거의 이익을 내지 못하는 구박덩어리였기 때문이다. 일례로 델의 경우 소비자대상 PC매출은 전체의 20.7%를 차지해지만 순익은 3.9%에 불과한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IT비즈니스는 그렇게 HW보다 SW가 중요한 것처럼 전개되는 듯 싶었다.

그럼에도 거대 IT그룹들은 일반 소비자용 제품을 버렸다.

IT거인들이 기업용 SW와 서비스같은 수익이 많이 나는 쪽에 눈을 돌리는 것을 비난할 수 없다. 이들이 SW보다 박한 마진을 보이는 HW박스를 끊임없이 출하하길 원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실제로 HW 비즈니스는 그렇게 전개돼 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IT거인들은 이 과정에서 두가지를 잊고 있었다. 우선 이같은 이윤이 박한 분야에 엄청난 여유가 있었다는 점이다. 두 번째로 그들은 고객들이 기존 기반에서 수많은 고객들이 다른 방식으로 지갑을 열게 할 만한 믿을 수 없는 기반을 갖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거대 IT그룹들은 일반 소비자용 제품을 버렸다.

하지만 IT거인들은 이 과정에서 두가지 중요한 포인트를 놓치고 있었다.

우선 이처럼 이윤이 박한 HW비즈니스 분야에 엄청난 여유공간이 있었다는 점이다. 두 번째로 그들에게는 자신의 고객들이 기존 접점 기반에서 다른 방식으로 지갑을 열게 할 만한 믿을 수 없는 기반을 갖고 있었다는 점이다.

애플의 성공, HW의 중요성을 일깨우다

이에 대한 관점을 결정적으로바꾼 것은 애플이 가져온 HW시대의 화려한 성공이다.

소비자들은 그 어느때보다도 자주 기기를 사고 있었다.

가장 큰 IT업체들도 소비자와의 접점이 진정한 자산이라는 사실을 알아채기 시작했다. IT업체들은 고객이라는 지지기반을 확보하지 못하고서는 광고와 SW를 팔 수 없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애플은 자신들이 파는 HW와 SW적 부분품 요소를 결합해 경쟁적 이익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시장을 차별화하고 공급망을 효율화한 것은 물론 그걸 통해 매출까지 확보할 수 있었다. 한 때 애플에게 고통이 되었던 것이 이제는 자산이 됐다. 이 제품들이 고객들의 관심을 끌자 이를 지켜보던 구글이 먼저, 이어 MS가 애플의 방식을 따라 혼란스런 싸움터 속으로 들어갔다.

구글은 휴대폰을 제조하는 모토로라모빌리티를 인수했고,자체 브랜드로 태블릿을 출시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MS는 자체 서피스 태블릿으로 시장에 가세했고 이제는 자체 윈도폰8기반의 스마트폰까지 제조하려 들고 있다.

■화려한 HW시대가 열렸다

HW사업은 비난, 또는 야단맞는 사업이었다.

지난 2004년 IBM은 자사의 PC사업부를 레노버에 팔았다. 이 거래는 IBM으로 하여금 이후 지속적으로 일상적 제품읊 파는 회사에서 SW와 고급컴퓨터를 파는 회사로 전환하게 만들었다.

비록 IBM이 일반용 PC를 전세계적인 현상으로 만드는데 기여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PC에서는 거의 이익을 못봤고 때로는 거의 손실을 보았다.

곧 이어 델이 IBM의 모델을 따라왔다.

델은 지속적으로 자신의 사업을 서버 및 IT서비스를 바꾸었다.

하지만 핵심사업이 결코 일반 소비자용이랄 수 없는 IBM의 경우와 달리 델에게 이는 어리석은 선택이었다.

이 회사는 거대한 기업 대상 비즈니스에 대한 열망이 있었지만 그에 걸맞은 팀구성은 안됐기 때문이다.

HP의 경우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PC업체로서 레오 아포테커가 거의 버릴 뻔한 PC사업을 멕 휘트먼CEO가 번복할 때까지는 어리석은 판단을 할 뻔 했다. IT업계 전문가들의 시각은 HW사업의 단기적인 마진이 박하다는 전망에만 빠지지 말 것을 주문하고 있다.

최근들어 부쩍 글로벌 IT기업들은 소비자와의 거대한 접점이 비즈니스를 위한 진정한 자산이라는 것을 알아채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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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전문가 존 그루버는 HW를 더많이 파는데 따라 SW를 더많이 파는 산술적 계산시대는 지나갔다고 지적한다. 그는 SW와 HW로 분리돼 팔리던 것을 결합시켜 팔수록 기업은 더 경쟁력이 생기며, 이들 간에 더 잘 기능하게 된다고 말한다.

화려한 HW시대 부활과 관련된 전문가들의 메시지는 ▲자체적인 SW와 서비스를 돌릴 HW없이는 SW와 서비스도 팔 수 없다▲관심갖는 청중(기업고객 지지기반)없이는 제품을 팔 수 없다 ▲다양한 분야에서 매출이 나올 때 시장이 바뀌어도 사업의 탄력성을 가질 수 있게 된다 등 3가지로 요약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