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마침내 차세대 모바일 운영체제(OS) 계획을 공개했다. 윈도폰8 '아폴로' 버전을 둘러싼 새 소식은 기존 윈도폰7.5 '망고' 사용자와 차기작을 기다리는 일반인, 개발자들에게 엇갈린 희비로 다가오는 모습이다.
MS는 20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윈도폰 개발자 서밋 1일차 현장에서 이미 출시된 윈도폰 단말기들을 위한 아폴로 업데이트는 제공할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주요 외신들은 이를 포함한 차기 윈도폰 관련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다.
윈도폰8 아폴로 버전은 새로운 멀티코어 하드웨어에만 돌아간다. 대신 기존 망고 단말기에도 그 일부 기능을 지원하는 업데이트 버전이 제공된다. 아폴로는 화면해상도 지원 가짓수와 외장메모리 등 상당수 루머 내용을 그대로 품었다.
새 OS 기반 단말기는 이르면 올가을 출시된다. 삼성전자, 노키아, HTC, 화웨이, ZTE가 제조사 파트너로 이름을 올렸다.
더불어 MS는 윈도폰 마켓플레이스에 등록된 앱이 10만개를 넘어섰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현장에서는 페이팔과 같은 온라인 결제서비스 앱이 개발되고 있으며 이미 등록된 앱 소식도 전했다. 회사는 아폴로 버전이 현재 지원 언어 2배 가량인 50개 언어에 대응하며 마켓플레이스는 기존 3배수인 180개 지역을 대상으로 한다고 밝혔다. 다만 상반기중 윈도폰8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는 내놓지 않을 전망이다.
윈도폰8 아폴로 버전 단말기는 이르면 올가을부터 출시된다. 앞서 업계는 MS가 제품 등장 시점이 올해 4분기쯤 될 것이라 점쳐왔다. 비슷한 시점으로 예고된 윈도8 등장과 조율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윈도8 기반 단말기 출시는 더 늦어질 수 있다. 지역별 단말기 출시 계획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나쁜 소식, 윈도폰8 아폴로 버전은 새 단말기에만
앞서 언급했듯이 국내외 주요 사용자들의 비상한 관심이 쏠렸던 기존 윈도폰 업그레이드는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폴로 업데이트 지원은 상반기 북미와 일부 유럽에 출시된 노키아 루미아900 단말기를 포함한 2세대 망고 탑재 스마트폰 어느 기종에도 일절 없다는 얘기다.
이미 기존 단말기를 위한 아폴로 업데이트가 나오지 않을 것이란 루머가 있어왔지만 사실로 확정돼 최근 윈도폰을 구매한 사용자들에게는 적잖은 충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윈도폰 사용자들을 위한 반쪽짜리 희소식도 있다. 망고 사용자들에게도 부족한 기능을 보완해줄 업데이트가 제공된다는 내용이다. MS는 구체적인 일정을 밝히지 않았지만 윈도폰8 아폴로 출시 시점에 맞춰 그 기능을 일부 쓸 수 있는 '윈도폰7.8' 버전을 배포할 계획이다. 모든 윈도폰 사용자들이 윈도폰8을 일정부분 체험할 수 있을 전망이다.
윈도폰8 아폴로는 새로운 하드웨어에 의존하는 너무나 많은 기능을 품고 나온다. MS가 기존 단말기용 아폴로 업데이트를 지원하지 않는 '공식적인' 이유다. 아폴로 버전은 근거리통신(NFC) 칩을 탑재한 멀티코어 프로세서 기반 윈도폰 하드웨어를 요구한다. 윈도폰 커널이 윈도임베디드컴팩트(WEC) 계열에서 풀버전 윈도의 기술로 대체된다. 최근까지의 루머와 일치한다.
■좋은 소식, 윈도폰 망고 업데이트와 아폴로의 변화
망고 사용자들도 접할 수 있는 새로운 사용자 경험(UX)에는 시작화면의 큰 변화가 포함된다.
우선 윈도폰 시작 화면에서 배치할 수 있는 타일 사이즈가 2가지에서 3가지로 늘어난다. 기존 2가지는 가로로 2개씩 배열되는 '중간' 타일과 1개씩 놓이는 '넓은' 타일이었다. 3번째 크기는 중간 타일보다 4분의 1짜리로 '작은' 것이다.
또 타일들이 화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조정돼 시작화면 오른쪽에 검고 길쭉하게 자리잡았던 여백이 사라질 예정이다. 다시 말해 단말기 화면 전체를 타일이 덮을 수 있도록 바뀐다. MS는 향후 윈도폰 7.8 업데이트와 아폴로 버전에서 돌아갈 새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시험판의 모습을 제시하고 있다.
진정한 희소식은 따로 있을지도 모른다. 앞서 언급한대로 윈도폰8 아폴로와 관련된 기능 업그레이드 루머는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다는 게 외신 평가다. 멀티코어 지원과 NFC 기반의 모바일 지갑 서비스, 탈착식 마이크로SD카드 외장메모리 지원, 시큐어부트와 암호화 등 보안 강화 기능이 모두 투입됐다.
화면 해상도가 늘어난다는 루머도 사실이었지만 그 종류는 4가지가 아니라 3가지였다. 기존 480x800 화소에 더해 1280x768 화소와 1280x720 화소, 2가지 화면을 추가로 쓸 수 있게 됐다. 지디넷 블로거 마리 조 폴리는 MS가 이 3가지 말고 또다른 화면 해상도를 테스트하긴 했지만 어쨌든 새로 지원하는 규격에 넣지 않았다고 전했다.
■윈도폰 마켓플레이스 등록 앱 10만 돌파…시장 더 넓어진다
MS는 윈도폰 앱이 10만개 이상 등록됐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는 지난달 이미 9만개를 넘어섰다는 업계 관측이 나오면서 상반기 달성 가능하리라 여겨졌던 내용이다. 약 1년전 마켓플레이스 등록 앱은 2만개를 밑돌았는데 1년만에 양적으로 5배 성장이라면 나쁘지 않은 추세다.
MS는 질적 측면의 앱 생태계도 보완하고 있음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현장에서 온라인 결제서비스 페이팔과 체이스 앱도 곧 등장할 예정이라 밝히면서 유용한 앱을 꾸준히 확충하기 위해 노력해왔음을 암시했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용 인기 게임 '워즈 위드 프렌즈(Words with Friends)'와 소셜 그리기 앱 '드로 썸씽(Draw Something)'은 이미 올라왔다.
개발자들을 위한 앱 시장은 더 넓어질 전망이다. 윈도폰 아폴로 버전부터 50개언어와 180개 지역 마켓플레이스를 지원하면서 더 많은 사용자를 겨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제 무선 업데이트도 OK…통신사 안 거치고 일괄 배포
MS는 아폴로 버전부터 윈도폰 업데이트를 PC에 연결하지 않고도 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이는 스마트폰을 패치하기 위해 PC용 접속프로그램 준 클라이언트를 설치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아이폰처럼 시스템 설정에 들어가 업데이트를 누르면 MS 서버에서 패치를 곧바로 내려받는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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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MS는 기존 방식과 달리 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모든 단말기 사용자들에게 동일한 날짜에 업데이트를 일괄 배포할 계획이다. 이전에는 출시 지역과 통신사별로 단말기에 업데이트 지원 시점이 제각각이었다. 새로운 업데이트 주기를 적용받는 윈도폰8 아폴로는 모든 사용자들에게 단말기 출시 시점을 기준으로 18개월마다 업데이트를 제공한다.
한편 진위여부가 확인되지 않는 루머도 일부 남았다. 아마존 킨들파이어의 '실크'와 오페라소프트웨어의 '오페라미니'처럼 웹서핑 속도를 높이기 위한 프록시서버 중계 기능이 인터넷익스플로러(IE) 10 모바일 버전에 포함될 것인지, 데이터 사용량 측정 기능이 지원될 것인지 불확실하다. PC용 준 클라이언트를 대신할 다른 기술이 더 등장할 것인지도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