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폰 7.5 '망고'가 등장한지 1년을 채워간다. 윈도폰 망고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해 5월 하순 선보인 스마트폰 운영체제(OS)다. 회사는 당시 강력한 사용자경험(UX)을 지원하며 이전판 윈도폰 7 '노두(NoDo)'에서 향상된 점과 신기능 500가지 이상을 강조했다. 업계는 이를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에 대항할 전략 플랫폼으로 묘사했다.
다음달 10만개를 바라보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등록 수, 스마트폰OS 시장 점유율 변화, 주요 제조사들의 단말기 출시 흐름 등 한 해를 보내는 동안 MS가 거둔 성과와 윈도폰 현황을 짚었다.
■상반기 앱 등록수 10만개 넘을까
일단 윈도폰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 이미 9만개를 넘었다는 분석이 최근 나왔다. 주초 영미권 모바일 전문 블로그들은 최근 윈도폰앱분석사이트 'WP7앱리스트' 자료를 인용해 현재 윈도폰 마켓플레이스에 등록된 앱이 9만개를 넘어 10만개를 향해간다고 전했다.
다만 이를 집계한 방식은 윈도폰 마켓플레이스 65곳을 대상으로 전체 고유 앱 숫자를 계산한 것이라 일반적인 앱 숫자 계산법과는 다르다고 덧붙였다. 해당 사이트 공식 발표보다 결과가 부풀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앞서 외신들은 같은 사이트 자료를 근거로 지난달초 마켓플레이스에 올라간 윈도폰 앱 숫자가 8만2천개를 넘었다고 보도했다. 이 추세를 유지할 경우 3~4주 안에 10만개 앱 등록이 가능할 전망이다.
지난해 5월 하순께 윈도폰 마켓플레이스에 올라갔던 앱은 1만8천개다. 윈도폰 운영체제(OS) 개발사 마이크로소프트(MS)가 공식 발표한 숫자다. 등록된 고유 앱 숫자가 9만개라면 약 1년만에 양적으로 5배 성장한 셈이다.
몇몇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약 1년전 iOS용 앱 50만개를 확보했고 지난달 60만개를 넘어섰다.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 앱 등록 수도 올해초 40만개를 넘었고 한달 뒤인 지난 2월 45만개를 기록했다. 약 1년전에는 20만개였다.
■점유율 변화는 '우울'
그런데 시장은 여전히 윈도폰에 까칠하다. 스마트폰OS 점유율 측면에서 경쟁사들을 따라잡기는 커녕 뒷걸음질을 친 상황이다. 최근 세계 스마트폰 판매 대수를 집계한 가트너 자료에 따르면 MS의 스마트폰 OS 점유율은 하락세다.
지난해 1분기와 올해 1분기를 놓고 보면 구글 안드로이드 점유율이 36.4%에서 56.1%로, 애플 iOS 점유율이 16.9%에서 22.9%로 늘어났다. 이가운데 삼성 바다 플랫폼만이 1.9%에서 2.7%로 올라 두드러졌고 노키아 심비안은 27.7%에서 8.6%로, 리서치인모션(RIM) 블랙베리는 13%에서 6.9%로 줄어 위기에 몰렸다.
같은 기간 MS 윈도폰 지분은 2.6%에서 1.9%로 위축됐다. 사실 실제 판매량은 258만2천100대에서 271만2천500대로 줄어든 것은 아니다. 다만 전체 판매된 단말 수가 9천977만5천대에서 1억4천439만1천700대로 확 늘어난 시장을 잡지 못해 면피를 못 했다.
이같은 부진 배경엔 MS 윈도폰이 다른 제조사 단말기와 다르게 글로벌 출시 사례가 많지 않고 통신사들의 협력이나 지원도 부족한 탓이 커 보인다. 노키아를 제외하면 안드로이드 위주로 신제품을 구성하는 제조사들이 많다. 가짓수는 적은데 이를 출시할 통신사 입장에서는 상대할 제조사가 많다보니 판촉에 소극적이게 된다.
MS가 윈도폰 단말기와 X박스 키넥트 프로모션 패키지 출시나 OS 기능 속도 경쟁 이벤트 등을 진행하는 것은 제조사와 통신사간 이해관계를 완충하기 위한 투자다. 사용자와 협력사들에게 사업 의지를 보이는 데는 성공했지만 실제 시장 점유율 증가란 성과로 잇기엔 파괴력이 부족했다.
■새 단말기 나올 때가 됐는데…
세계시장서는 노키아가 윈도폰 망고를 탑재해 연초 출시한 LTE폰 '루미아900' 단말기로 선전하는 가운데 실적 악화를 반등시키기엔 실패했다는 평가다. 이는 윈도폰 자체의 부진이라기보다 현 최고경영자(CEO)인 스테판 엘롭이 내린 심비안 중단 결정 등 경영 실책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루미아900은 지난 3월말 미국, 지난달초 캐나다, 최근 영국에서 출시됐다. 17일(현지시각) 아시아 씨넷 보도에 따르면 오는 26일부터 싱가포르에서도 판매될 예정이라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 진출에 기대를 모은다. 국내 한 휴대폰 커뮤니티에서도 KT가 루미아900 출시를 위해 단말기 테스트를 진행중이란 루머가 나왔다.
사실 삼성전자는 MS 경쟁사인 구글의 안드로이드로 순항중이다. 내부적으로 자체 플랫폼 '바다'와 이를 계승하기 위해 인텔과 손잡아 준비중인 '타이젠'까지 숨을 고르는 상황. 내부적으로 윈도폰 단말 출시에 집중하긴 어려워 보인다.
다만 회사가 이달초 윈도폰 망고 기반 LTE폰 '포커스2(코드명 '만델')'을 선보이며 일부 매체가 주장한 '윈도폰 7.5 포기설'을 일축해 주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차세대 플랫폼인 '윈도폰8 아폴로'도 내놓기 위해 몇몇 앱개발 업체들과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
LG전자도 윈도폰을 포기하진 않은 듯하다. 실질적인 전략은 경쟁자들처럼 LTE 지원과 최신 OS에 쏠렸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윈도폰 기술에 대한 준비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LG가 말하는 '시장 상황'에는 윈도폰의 자체 경쟁력과 MS의 기술 지원과 경쟁 제조사들의 출시 단말 라인업 등 여러가지가 포함된 것으로 읽힌다. 회사는 최근 '프리미엄과 질 위주의 성장'을 추구하고 단말기 판매대수로 매기는 순위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윈도폰8 아폴로 '너무 늦네'
MS가 파트너와 기술에 관심이 높은 사용자들을 사로잡으려면 상대적으로 부족한 앱 생태계 확장을 가속하면서 세부적으로 기능이 뒤떨어지는 OS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중론이다.
윈도폰 망고 7.5는 단일 해상도와 싱글코어 프로세서만 지원하고 API를 경쟁 플랫폼에 비해 제한적으로 제공한다. 개발자들이 다양한 기능의 앱을 제작하거나 제조사들이 고성능 단말용으로 쓰긴 마땅찮은 OS로 평가된다. MS가 경쟁사들을 따라잡기 위해 API 제한을 완화하고 4종이상의 해상도와 멀티코어 프로세서 등 근본적인 하드웨어 변화를 꾀했으리라 예상되는 윈도폰8 아폴로 버전이 빨리 등장해야 할 상황이다.
그러나 MS는 최근까지 협력사와 개발자들에게 차기 플랫폼에 대한 힌트조차 거의 제시하지 않고 있어 불만을 키워왔다. 그나마 다음달 20일부터 2일간 '세이브더데이트'란 이름으로 윈도폰 개발자 서밋을 진행키로 하면서 후속 버전의 세부 내용을 다룰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안드로이드4.0 아이스크림샌드위치(ICS) 단말기가 이제 막 풀리는 가운데 안드로이드 5.0 버전 '젤리빈' 관련 소식도 들린다. 애플은 지난해 iOS5와 아이폰4S와 3세대 아이패드를 통해 맥을 대신하는 애플 생태계 허브 '아이클라우드' 서비스를 강화했다. 다음달 새 모바일 플랫폼 iOS6 버전도 사용자 기대를 모은다.
애플이 아이클라우드를, 구글이 구글드라이브를 내놓으며 각자의 모바일 기기와 사용자 정보가 결합되는 클라우드 서비스 확장을 가속중이다. 이들은 서비스 플랫폼에 부분적으로 API를 허용하며 단말기를 넘어선 서비스 안에 사용자를 붙잡는 전략을 조여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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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MS는 윈도폰 등장 초기부터 기존 킬러 앱인 오피스 기능과 윈도라이브 서비스를 모바일에 담아낸 특징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이미 기업시장에 개인들이 구입한 경쟁 플랫폼 기기가 업무용으로 널리 쓰이면서 생산성 측면에서도 경쟁우위를 확보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최근 계정체계를 재정비한 스카이드라이브와 핫메일, 웹오피스 등 개인용 클라우드서비스가 차세대 OS 관련 준비의 일환으로 비쳐 눈길을 끈다.
MS는 하반기중 윈도8 출시를 통해 이를 만회할 가능성을 남겼다. 앞서 윈도8 태블릿, 윈도8 PC에서 같은 공통된 사용자 인터페이스(UI)로 제시한 '메트로UI'가 힌트다. 메트로UI는 인터페이스뿐아니라 시스템 계정 수준에서 윈도8과 윈도폰8를 아우르는 사용자 경험(UX)을 제시해 주는 구성요소다. 여기에 개발자들이 일반 사용자를 사로잡을 수 있는 앱을 확충하고 제조사가 끌릴만한 단말기 출시도 동반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