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있는 한눈팔기…게임업계, 교육 앱 ‘러시’

일반입력 :2012/06/15 11:38    수정: 2012/06/15 15:33

전하나 기자

지난달 어린이 애니메이션 ‘꼬마버스 타요’가 만지고 읽을 수 있는 아이패드용 터치 인터렉션북으로 나왔다. ‘타요의 우주여행’이라는 이 앱은 출시 직후 단숨에 앱스토어 인기 순위 10위권 내 진입하며 인기를 과시했다. 이를 만든 곳은 해당 애니메이션 제작사 아이코닉스가 아니라 다름 아닌 엔씨소프트다.

게임업체가 교육 애플리케이션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캐릭터업체의 지적재산권(IP)을 빌려 앱을 내놓는가 하면 직접 품질 높은 제품을 만들어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타요의 우주여행은 별똥별을 처음 본 타요가 여행을 떠나 우주해적으로부터 공주를 구한다는 설정과 미니게임이 특히나 짜임새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이코닉스의 송민수 콘텐츠사업팀 차장은 “엔씨소프트의 축적된 기술력을 보고 앱 제작을 먼저 제안했는데 결과물에 무척 만족한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 배석현 신사업센터 상무는 “모바일 분야의 새로운 즐거움을 개척한다는 의미에서 앞으로도 인터렉션 북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에도 발달 장애아동용 기능성 앱 ‘인지니(injini)’를 출시한 바 있다. 인지니는 국내 시장에 앞서 미국과 유럽 등에 먼저 선보여 현지 병원이나 학교 등 기관에서 주로 쓰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해당 앱 개발사인 블루클라우드와 함께 서울아산병원과도 협력 사업을 진행 중이다.

와이디온라인도 지난 3월 ‘코코몽 습관동화’ ‘코코몽 숫자나라’ 등 인터렉션북과 교육용 게임을 출시하면서 관련 시장에 첫 발을 뗐다. 와이디온라인은 온라인 댄스게임 ‘오디션’으로 유명한 회사다.

‘스페셜포스’ 등을 개발한 드래곤플라이는 국내 모바일 교육 앱 업체와 협력 사업을 추진한 바 있고 해외 출판사의 도서 유통 대행을 맡고 있기도 하다. 드래곤플라이 관계자는 “교육 사업은 게임 개발을 통해 얻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신개념 교육용 콘텐츠를 유통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일환”이라며 “향후 게임 기술의 특성을 살린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해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모바일게임업체 토워드 역시 ‘수개념 저울과 동물들’ ‘키즈 악기놀이’ 등의 교육 앱을 출시하며 두 마리 토끼잡기에 나섰다. 이달 초 내놓은 ‘키즈 악기놀이’의 경우 국내 앱스토어 교육카테고리 ‘신규&추천란’에 올라올 정도로 완성도를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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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식 토워드 대표는 “아이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요소들을 잘 알고 있다 보니 교육 앱 개발에 도움이 많이 됐다”면서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와 부모가 기대하는 교육적 가치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일은 게임업체가 특기를 살려 잘할 수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업체들이 성장세가 둔화된 게임 시장에서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기 위해 성장성 높은 교육 앱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시도는 사회적으로 뿌리 내린 ‘반(反)게임’ 정서를 누그러뜨리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