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산업통상진흥원(SBA)에서 진행 중인 모바일게임 제작지원사업이 시작부터 개발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22일 SBA 홈페이지에는 ‘2012 모바일게임 제작지원’이라는 제목의 공모요강이 올라 있다. 이는 SBA가 중소 모바일 게임업체를 돕기 위해 넷마블과 각각 5억원 규모의 지원금을 투입하는 사업이다. 서울 소재 게임 개발사를 대상으로 접수를 받은 뒤 6월 중 심사를 거쳐 스마트폰 게임 9편을 선정키로 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게임을 지원 대상으로 정해 놓고 정작 신청서 양식에는 iOS나 안드로이드가 아닌 ‘위피(WIPI)’, ‘SK-VM’, ‘GNEX(GVM)’, ‘브루(Brew)’ 등 피처폰게임 개발도구만을 명시해 지적이 일고 있다. 한 모바일게임사 대표는 “양식을 년도만 바꿔서 계속 써먹는 것이냐”며 “정말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면 중소 업체에 도움이 되는 사업의 면모를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쓴소리를 했다.
또 이 사업에 선정될 경우 완성물은 내년 1월에 제출하도록 돼 있는데 지원 대상과 과제물 조건으로 ‘완성 후 2주안에 게임물등급위원회 등급심사를 받아야 한다’, ‘게임위로부터 최초 계획한 등급 결정 인증서 교부 및 제출’이라는 조항이 있어 개발사들에게 혼선을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현재 오픈마켓을 통해 제공되는 게임물은 청소년이용가능 등급에 한해 자율심의가 가능하다.
이와 관련 넷마블 관계자는 “넷마블은 자금과 유통만 책임지고 나머지는 SBA가 담당한다”고 말했다. SBA 관계자는 “(개발도구·자율등급 모두) 미처 확인 못한 부분”이라고 했다.
그런가 하면 각종 복잡한 증빙 서류를 제출하도록 한 것도 개발자들의 의욕을 꺾는 대목이다. SBA측은 개발사 현황(회사형태, 설립·경영자, 이사회 조직구성 및 인력현황, 특허 및 기술보유 현황 등), 재무정보(현금흐름표, 손익계산서, 대차대조표 등), 지방세 납입증명(신청일 기준), 예산 계획서(지원금 이외의 추가 경비에 대한 제작비 확보 여부와 조달 계획) 등 13개 항목을 제출물 내역으로 제시하고 있다.
더군다나 이를 책자 형태로 7부 제본해 방문 또는 우편접수하라는 단서조항까지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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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한 개발자는 “민간에서 하는 비슷한 지원사업은 서면 심사를 크게 간략화한 것이 특징인데 정부 지원사업은 문서에 매몰돼 있다 보니 작은 개발사들에게는 큰 부담이 된다”고 푸념했다.
또 다른 개발자는 “소규모 개발사는 보통 개발인력이 문서 작성을 하는데 이렇게 공을 들였다 탈락하면 결국 엄청난 손해”라면서 “1차 통과 뒤 증빙 서류를 제출하도록 하면 더 많은 개발사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