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번개처럼...소니바이오 맥OS 탑재 일화

일반입력 :2012/06/11 11:06

송주영 기자

애플이 지난 2005년 맥OS 중심의 제품에서 탈피해 인텔 프로세서를 지원하는 파워PC를 발표하던 시점의 뒷얘기가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애플의 빠른 의사결정과 관련된 성공 스토리다.

2001년 애플은 사할을 건 중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인텔 프로세서에서 맥OS를 돌게 하자는 것이었다. 당시 애플의 수장이었던 잡스는 소니 PC에서 맥OS가 부팅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하자마자 소니pC에 이를 적용할 수 있도록 협상하기 위해 일본으로 날아갔다. 채 24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9일(현지시간) 애플 전문 매체 맥루머는 2005년 애플 개발자 행사 WWDC를 뜨겁게 달궜던 파워PC 뒷얘기를 전 애플 직원의 부인이 올린 글을 통해 전했다.

존 굴만, 킴 샤인베르그 부부가 지난 동부 해안으로 이사한 시점은 2000년이었다. 굴만은 인텔 프로세서를 지원하는 맥OS X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비밀리에 맡게 됐다.

18개월 뒤인 2001년 12월 굴만의 상사가 그의 사무실을 찾았다. 일의 진전 상황을 묻기 위함이었다. 굴만은 애플 사무실에 세 개의 PC를 놓아두고 있었다. 그의 집에는 또 다른 3개의 PC가 있었다. 굴만이 사용하는 모든 PC는 조립 PC였다. 조립PC 사업을 하던 굴만의 친구가 만든 것이었다. 굴만은 PC를 공식적인 애플 라인을 통해 받을 수가 없었다. 회사에는 아무도 인텔 프로세서를 지원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모든 프로그램은 맥OS에서만 운영되도록 됐다.

굴만과 그의 상사는 인텔PC를 함께 켰다. “맥킨토시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익숙한 메시지가 떴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굴만의 상사는 잠시 후 맥OS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버트랜드 설렛과 함께 돌아왔다.

굴만의 아내는 한 살된 아들 맥스와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굴만을 데려오려고 사무실에 들렀던 참이었다.

설렛은 PC가 켜지는 광경을 지켜보다가 “소니 바이오에서 똑같이 만들려면 얼마나 걸리겠나”하고 물었다.

굴만은 “길지는 않을 겁니다”라고 답했다. 버트랜드는 “2주나 3주 정도쯤?”이라고 물었고 굴만은 다시 “길어야 2시간”이라고 말했다.

버트랜드는 최상위급의 가장 비싼 소니 바이오 제품을 사오도록 했다. 바이오를 사온 뒤 한시간이 좀 못돼서 7시 반경이 되자 맥OS가 설치돼 바이오에서 운영됐다.

다음날 아침 스티브 잡스는 소니 사장을 만나서 맥OS를 바이오에 채택되도록 하기 위해 일본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이듬 해인 2002년이 되자 많은 개발자가 프로젝트에 합류했고 애플이 인텔 기반 PC를 만든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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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8월 언론이 처음으로 애플의 인텔 기반 PC 프로젝트 마클러를 보도했다. 당시 보도는 애플이 유닉스 기반의 OS와 호환되도록 기능을 개편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PC업체들의 애플을 향한 구애가 보도됐고 2005년 인텔 프로세서를 탑재한 파워PC가 등장했다. 현재는 모든 맥이 인텔 프로세서에서 운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