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커버그 허니문 끝, 줄소송 예약

일반입력 :2012/06/09 08:18

정현정 기자

지난달 깜짝 결혼한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와 그의 부인 프리실라 챈이 유럽에서 달콤한 허니문을 즐기고 있는 동안 미국에서는 페이스북 상장으로 인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주커버그는 당장 유럽에서 업무에 복귀하는 대로 성난 투자자들을 진정시키고 페이스북의 청사진을 제시해야할 과제를 안았다. 투자자들이 제기한 소송도 줄줄이 예약됐다.

그는 페이스북 기업공개(IPO)를 마친 다음날인 지난달 19일 캘리포니아 팔로 알토 자택에서 오래된 연인 프리실라 챈과 조촐한 결혼식을 치른 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사실을 알렸다.

주커버그의 신혼여행은 일거수 일투족이 화제였다. 그들의 행선지와 현지에서 에피소드는 물론이고 그들이 먹은 점심메뉴까지 화제가 됐다.

유럽에서 신혼여행 중인 마크 주커버그 부부는 로마에서 신혼여행 중 약 3파운드(한화 약 5천400원) 맥도날드 햄버거로 계단에 앉아 끼니를 때우는 소박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주커버그가 현금지급기(ATM) 고장으로 현금을 찾지 못하는 해프닝도 언론에 보도되며 화제를 낳았다.앞서 이들은 로마의 한 유대요리 전문식당을 방문해 식사를 마치고 팁을 주지 않은 등 짠돌이 행각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이런 비난을 의식했는지 카프리섬의 식당에서는 팁으로 20유로(한화 약 3만원)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혼의 달콤함도 잠시 주커버그가 해결해야할 골치거리가 남았다. 신혼여행을 즐기고 있는 동안에도 페이스북 주가는 계속 곤두박질쳐 지난 5일에는 공모가인 38달러에서 32% 폭락한 25.87 달러까지 떨어졌다. 전문가들도 비관적인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주커버그를 비롯한 페이스북 임원진들과 상장주관사인 모건 스탠리 관계자들이 상장에 앞서 페이스북의 수익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도 고의를 이를 숨겼다는 비난이 확산되고 있다.

손해를 본 투자자들은 페이스북 상장 후 1주일도 지나지 않은 지난달 23일 페이스북과 CEO인 주커버크, 상장주관사인 모건스탠리 등을 상대로 이미 소송을 제기했다. 주커버그는 유럽에서 돌아오는 대로 이에 대한 해명을 내놓아야 하는 처지에 처했다.페이스북은 상장 직전 많은 전문가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높은 상장가를 설정했다는 비판을 면키 힘들어 보인다. 주커버그 역시 이에 대한 조치를 취하기 보다 높은 가격에 다량의 주식을 처분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페이스북은 당초 28~35달러로 잡았던 상장가를 폭발적 수요를 감안해 34~38달러로 재수정하면서 결국 공모가를 최상단인 38달러로 결정했다. 하지만 개장 첫날부터 주가는 형편없는 흐름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선택된 소수의 투자자들만이 관련 정보를 인지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페이스북은 기업설명회 이후 미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모바일 환경에서 페이스북의 사업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을 스스로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주관사인 모건스탠리를 비롯해 다른 투자기관들도 페이스북의 사업전망치를 낮게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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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를 미리 접한 큰손이나 기관 투자가들은 상장 즉시 주식을 내다팔아 이득을 봤지만 일반 투자자들은 거액의 손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주커버그와 경영진들이 취약한 성장 전망 숨치를 감췄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 집단 소송을 비화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악재가 겹친 페이스북이 조만간 향후 사업 전망과 관련해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면 주가가 더 폭락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