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논란이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LG유플러스가 제한 없는 m-VoIP 허용 방침을 밝히고 나서면서 카카오톡 무료통화에 반발하던 이동통신사들의 공동전선에 금이 간 형국이다.
LG유플러스는 7일 오전 이상철 부회장이 소집한 긴급 관계자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LG유플러스 스마트폰 가입자들은 3G, LTE 관계없이 모든 요금제에서 보이스톡, 마이피플, 라인 등 m-VoIP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상민 LG유플러스 홍보담당 상무는 “그동안 LG유플러스가 m-VoIP를 차단한 것은 통화품질 문제 때문에 제한을 둔 것”이라며 “오늘부터 m-VoIP 서비스에 대한 제한을 풀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다만 “m-VoIP 허용이 한시적이 될지, 지속적인 것이 될지는 향후 서비스 트래픽 등을 살펴본 후에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LG유플러스는 모든 요금제에서 m-VoIP를 차단하고 있었다. 반면 SK텔레콤과 KT는 m-VoIP를 3G 54요금제, LTE 52요금제 이상에서만 허용하고 있다.
■3위 사업자 반란…“LTE 드라이브 건다”
LG유플러스는 m-VoIP 허용 이유에 대해 “3위 사업자로서의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입자가 적고 음성통화는 2세대망(2.5G)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상무는 “내부에서도 갑론을박이 있었지만 시장을 선도적으로 치고 나가야겠다는 것이 LG유플러스가 할 수 있는 선택”이라며 “보이스톡 등 m-VoIP를 쓰지 못하게 하는 정책이 가입자 유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m-VoIP 허용으로 LTE 가입자 유치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LG유플러스 전체 가입자 중 LTE 서비스 가입자 비중은 70%에 달한다. 다만 m-VoIP 허용이 가입자 유치에 얼마만큼 도움이 되겠느냐는 미지수다.
6일 기준 국내 LTE 가입자는 SK텔레콤 300만명, LG유플러스 240만명, KT 100만명을 기록 중이다.
LG유플러스의 폭탄선언에 SK텔레콤과 KT는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이들은 LG유플러스의 m-VoIP 전면 허용에 당황하면서도 “기존 입장은 변화 없다”고 강조했다.
이통사들은 카카오톡 무료통화 논란이 불거진 이후 ‘무임승차’ 논리를 내세워 강하게 반발해왔다. 보이스톡이 음성통화를 대체해 수익을 잠식하고 장기적으로 네트워크 투자 여력을 저해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때문에 m-VoIP를 도입하려면 요금인상 등에 대한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해왔다.
해당 논란으로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m-VoIP의 역무규정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에 착수했다. 이를 통해 현재 부가통신으로 규정된 m-VoIP를 기간통신 역무로 지정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VoIP 허용, VoLTE 위한 포석?
LG유플러스의 행보를 두고 하반기 상용화가 예정된 LTE망을 활용한 음성통화(보이스오버LTE, VoLTE) 상용화를 위한 포석이라는 지적도 있다. LG유플러스는 3G에서의 데이터 트래픽 폭증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만큼, VoLTE를 위한 사전 시장조사 차원이 아니겠냐는 논리다.
실제로 LG유플러스는 m-VoIP 허용을 발표하면서도 VoLTE나 망중립성 논쟁으로의 확대 해석은 경계했다. 당초 이통3사는 VoLTE를 프리미엄 서비스로 가져간다는 계획을 내놨었다.
LG유플러스 역시 지난 3월 VoLTE 기술 시연회를 열고 오는 10월 일부 모델에 LTE HD급 VoLTE 통화제공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관련 요금제는 8~9월경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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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 상무는 m-VoIP는 무료로 허용되고 하반기 상용화되는 VoLTE는 유료라면 형평성의 문제가 있지 않겠냐는 지적에 “한시적이 될지 어떨지 모르니 너무 앞서가지는 말아달라”고 당부키도 했다.
m-VoIP 논란은 앞서 카카오톡이 무료통화 서비스인 ‘보이스톡’의 국내 베타테스트를 시작하면서 불거졌다. 카카오는 4일 아이폰 이용자를 시작으로 5일 안드로이드 이용자를 대상으로 베타테스트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