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미국)=김우용 기자>“미래에 누가 옆에 있기를 원하십니까? 여러분을 도와드리기 위해 우리가 여기에 서 있습니다.”
박수갈채를 받으며 멕 휘트먼 HP CEO가 '디스커버2012' 컨퍼런스 기조연설 무대에 올랐다. 최근 부진한 실적과 구조조정, 오라클과의 송사 등으로 좋지 않은 문제에 직면한 HP CEO의 표정은 밝았다.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디스커버2012’ 두번째날 기조연설자로 나선 멕 휘트먼 CEO는 청중을 향해 이같이 물었다. HP가 다른 IT회사와 차별화되는 점을 설명한 후였다. 그는 “고객의 어젠다가 곧 HP의 어젠다이며, 고객이 생각하는 목적을 함께 고민하고, 같이 일하길 원한다”라고 손짓했다.
멕 휘트먼 CEO는 “HP의 사람, 포트폴리오, 엔지니어링 등에 기반해 고객 문제를 해결하고, 기회와 문제를 인지하는데서 출발한다”라는 말로 시작했다.
그는 “8개월 전 CEO를 맡으면서 HP의 회복력 있고 매일 묵묵히 일하면서 고객을 지원하는, 모든 상황에서 고객을 지원하려는 직원들에게 영감을 받았다”라며 “HP를 차별화하는 요건은 언제 어디서든 최전선에서 고객을 지원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 국방부와 함께 했던 사례를 들었다. 아프가니스탄에 영국군을 파병하는 과정에서 HP는 IT시스템 구축과 운영을 담당했다. 이때 HP는 직원들이 직접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파견나가 장비를 직접 이송했으며, 전쟁터 최전선에서 지원했다.
멕 휘트먼 뒤 무대 중앙 스크린에 전쟁터 현장 사진이 나타났다. 그 아래 클라우드, 모바일, 빅데이터 등의 영향으로 더 치열해진 IT 전쟁터로 향하는 HP CEO가 서있었다.
멕 휘트먼은 고객을 위한 HP의 준비상태를 설명했다. 전략을 설명하는 부분이었다. 그는 인프라, 소프트웨어, 서비스, 솔루션 등 4개의 층으로 구성되는 전략을 소개했다.
휘트먼은 “인프라 사업은 매출 70%를 차지하는 HP의 근간이며, 자부심을 느끼는 부분”이라며 “소프트웨어는 HP의 하드웨어를 차별화하며, 이를 통해 고객의 난제를 해결하도록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비스 사업이야 말로 고객의 특정 문제를 다루고, 기술을 혁신적으로 사용하도록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들을 통합해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의 위력이 솔루션으로 전달됐을 때, 각 요소가 따로 놀지 않고 적절하게 전달될 때 가장 많은 가치를 전달할 수 있다”라며 “고객에게 가장 좋은 파트너가 되기 위해 강력한 성능과 용량을 소프트웨어와 합쳐 전달한다”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고객’이었다. 다음은 ‘개방’과 ‘파트너십’이었다.
이어진 기조연설자로는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의 제프리 카젠버그 CEO가 나섰다. 카젠버그는 지난 18년동안 HP는 항상 곁에 있으면서, 드림웍스의 최고 파트너였다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모 컨퍼런스의 기조연설자로 나섰던 영상을 보였다. 카젠버그가 무대에 실제 사자를 데리고 나왔던 장면이다. 조련사 손에 이끌려 무대에 선 사자는 누구의 말도 듣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했고, 카젠버그를 당혹스럽게 했다. 이 사자는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라이언킹’의 모델 ‘판초’였다.
장내는 폭소했다. 그러자 카젠버그는 “사자는 늘 그렇듯 예측하지 못하게 행동하는데, 기술도 예측불가능할 때가 있다”라고 말을 이었다.
이어 “당시에 사자를 잘 다루는 조련사가 함께 있었기 때문에 내가 다치지 않았다”라며 “기술도 전문가, 조언자에게 언제든 접속할 수 있어야 예측하지 못한 상황을 정상으로 돌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사자 조련사처럼, HP가 드림웍스를 도왔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수작업에서 시작한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이 HP의 도움으로 컴퓨터그래픽(CG)과, 3D 영화로 발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슈렉, 마다가스카, 쿵푸팬더가 거대한 화면에 등장했다.
드림웍스의 장편 애니메이션은 13만 프레임으로 이뤄진 방대한 필름이다. 수작업이라면 1분짜리 영상을 만드는데만 1명의 작가가 1개월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카젠버그는 “확장형 멀티코어 프로세싱 기술 덕에 새로운 혁신이 가능해졌다”라고 말했다.
그는 “슈렉 이후 HP는 드림웍스의 모든 분야에서 파트너가 됐고, 우리가 기술에 더 깊게 갈수록 HP가 인도해줬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조연설을 마무리하며 18년전 추억을 되새기려 한다라고 말했다. 자리를 떠나지 말고 기다려달라고 말한 카젠버그가 무대 뒤로 사라졌다. 실제 사자가 나올까 기대하던 청중앞에 마다가스카의 사자 캐릭터 ‘알렉스’가 무대위로 올라왔다.
이어 멕 휘트먼 HP CEO도 무대에 다시 올랐다. 알렉스를 사이에 두고 제프리 카젠버그와 멕 휘트먼이 나란히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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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 휘트먼이 “8천명의 청중을 보다 쉽게 드림웍스로 안내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행사장 무대의 거대한 3개 스크린이 좌우로 열리면서 이전까지 폐쇄됐던 전시장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열렸다.
멕 휘트먼은 카젠버그의 손을 잡은 채, 청중을 향해 따라오라고 손짓했다. 8천명이 일제히 일어나 두 명의 CEO를 따라 개방된 전시장으로 들어갔다. ‘고객’, ‘개방’, ‘파트너십’ 등 멕 휘트먼이 1시간동안 강조했던 세 단어들이 극적인 쇼로 만들어지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