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서버강자들, 시장 재편 오나

일반입력 :2012/06/04 14:03    수정: 2012/06/04 14:31

세계 서버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HP, IBM, 델 등 빅3의 부진 속에 시스코, 후지쯔 등 신흥주자의 성장세가 돋보인다. 유닉스에서 x86으로 서버 시장의 중심이 급격히 이동하는 틈을 타 시장이 전환기를 맞았다.

최근 IDC가 발표한 2012년 1분기 세계 서버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분기 서버시장 매출은 118억달러를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2.4% 감소했다. 2분기 연속 매출하락세다. 반면 출하대수는 200만대를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2.7% 늘었다.

판매량은 늘고, 매출은 줄어드는 저마진 경향이 고착화되는 모습이었다. 가트너가 발표한 동기 서버시장 보고서 역시 매출 124억달러를 개록해 전년보다 1.8% 줄어든 반면, 출하대수는 230만대를 기록해 전년보다 1.5% 늘었다.

HP, IBM, 델 등 x86서버 빅3는 출하대수 감소를 보였다. 반면 시스코는 전년동기 2만3천690대보다 70.9% 증가한 4만498대를 판매했다. 시스코는 서버시장 진입 3년만에 분기당 4만대 판매고를 기록하게 됐다.

매출 기준으로도 HP, IBM, 델, 오라클 등은 모두 감소한 반면, 후지쯔만 상승했다. 후지쯔는 전년보다 7.3% 늘어난 매출을 기록했다. 가트너 자료에선 4.5% 늘었다.

시장조사업체들은 HP와 오라클이 벌이고 있는 유닉스 소송전의 영향에 주목했다. 유닉스 서버 프로세서인 인텔 아이태니엄의 종말이 임박했다는 분위기가 시장에 퍼지면서, 고객들이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IDC의 쿠바 스톨라르스키 연구원은 “인텔 아이태니엄의 종말에 대한 인식이 퍼지면서 고객들이 유닉스서버에서 x86서버로 이동하는 사례가 늘었다”라며 “워크로드 통합과 마이그레이션에서 x86이 경쟁력을 보이면서, 가격경쟁도 매출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굳어졌던 강자들이 흔들리는 틈타 시스코, 후지쯔 등은 신선함을 앞세워 급부상하는 모습이다. 유니파이드컴퓨팅시스템(UCS)서버를 네트워크와 컴퓨팅의 통합 콘셉트로 내놨던 시스코의 목소리가 서서히 고객에게 먹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스코코리아 관계자는 “과거엔 UCS의 개념을 한참 설명해야 했지만, 어느정도 인지도가 확보된 상태다”라며 “고객이 먼저 알고 문의를 해오는 경우를 보면 시장이 바뀌고 있음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한국후지쯔 관계자는 “기존 서버업체에 익숙해졌던 고객들이 새로운 플랫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라며 “공인된 성능테스트 보고서에서 후지쯔 서버가 최고점을 받는 등 기술력에서 인정받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시장조사업체와 업계는 인텔의 제온 E5-2600 프로세서가 본격적으로 판매되는 2분기엔 시장이 전체적으로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매출 하락세를 붙잡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업체간 가격경쟁과 고사양 서버 매출 하락이란 요인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비수기로 통하는 1분기 시장에서 강자들의 약세속에 후발주자의 상승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이같은 경향이 계속 이어질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