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니팜 신드롬, ‘착한 게임’이 비결

일반입력 :2012/06/01 11:28    수정: 2012/06/01 17:21

전하나 기자

스마트폰 게임 하나가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게임에 신규 콘텐츠가 업데이트될 때마다 포털 실시간 검색어를 싹쓸이한다. 이용자들이 게임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직접 만든 커뮤니티만 1백여개다. 이 게임으로 인연을 맺어 결혼에 골인한 커플도 탄생했다.

하루 평균 70만명이 즐기고 있고 이들이 기꺼이 내놓는 돈이 월평균 20억원 이상이다. 이대로라면 올해 이 게임이 벌어들이는 수익은 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컴투스 ‘타이니팜’ 얘기다. 지난해 가을 출시된 이 게임은 2010년부터 유행했던 ‘팜(농장)’류다. 사실 타이니팜이 나올 때 만해도 이미 시장에 유사한 게임이 차고 넘쳤던 터라 이 게임이 이처럼 인기를 끌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드물었다.

특히 당시만 해도 소셜게임 선두업체 징가가 내놓은 ‘엠파이어&얼라이스’가 주목받던 때였다. 이 게임은 기존 팜류로 대변되던 소셜게임이 ‘협동’ ‘협력’이라는 가치를 내세웠던 것과 달리 ‘경쟁’ ‘전투’라는 특성을 부각시켰다.

하지만 징가의 대표작 ‘팜빌’을 제칠 정도로 초반 관심을 모았던 엠파이어의 수명은 그리 길지 않았다. 소셜게임이라는 새로운 장르에 눈을 뜬 이용자들은 게임에서 만난 친구들과 ‘서로 싸우기’보다 ‘함께 돕는 것’에 더 몰두했다.

타이니팜은 ‘착한 게임’의 표본이다. “‘농장 동물들에게 밥을 주고 애정을 나누며 교배를 통한 새로운 품종을 생산해 낸다’는 설정은 다른 소셜게임과는 완전히 차별화되는 점”이라고 임준석 컴투스 수석 연구원(타이니팜 개발 총괄)은 강조했다.

그는 타이니팜의 인기가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는 비결 역시 “따뜻한 교감”이라고 말한다. “개발 당시 참고할 만한 해외 게임으로 ‘탭주’나 ‘탭피쉬’ 등이 있었지만 이들 게임에선 동물이 울타리 안에 갇혀서 움직이지 않더라고요. 타이니팜은 동물을 하나의 객체마다 정감을 불어넣어 소통할 수 있는 존재로 그렸죠.”

타이니팜의 또다른 강점은 ‘쉬운 게임’이라는 것이다. 이승민 타이니팜 PD는 “타이니팜은 기획 단계부터 타깃층을 비게이머, 혹은 여성으로 잡았기 때문에 게임적인 요소보다 사용자경험(UX)를 세심하게 설계하는 것에 더 신경썼다”고 했다.

이승민 PD나 임준석 연구원은 타이니팜 이전에 ‘엘피스’ ‘이노티아’등 중독성이 강한 역할수행게임(RPG)을 주로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타이니팜을 만들면서 타깃 이용자층의 플레이 성향을 파악하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게임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지, 더 직관적으로 감성을 느끼게 할 수 있을 지가 개발의 관건이었어요.(이승민)” “게임을 만들면서 저희도 많이 배웠습니다. 타이니팜은 단순히 게임이 아니라 하나의 놀이문화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으니까요.(임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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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현재 고민은 꾸준히 이용자 유입을 꾀하는 동시에 기존 이용자 이탈을 막는 것이다. 시즌마다 이벤트는 물론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를 하는 이유다. 지금껏 선보인 동물캐릭터는 가짓수만 112종. 종류마다 각기 다른 색깔, 모양, 기능을 자랑한다.

임 연구원은 “사용자들에게 놀거리를 계속 제공하려면 게으를 시간이 없다”며 웃었다. “타이니팜 이용자층 연령별 분포도를 보면 10대부터 50대까지 상당히 고른 편이예요. 나중에 타이니팜이 그분들 일상에 하나의 추억을 자극하는 매개체가 됐으면 좋겠어요. ‘다마고찌’나 ‘슈퍼마리오’ 같은 게임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