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0-90년대 컴퓨터가 대량 보급화되기 전, 방과 후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드는 공간은 바로 오락실이었다. 들어가자마자 의자 옆에 책가방을 던져버리고, 오락기 위에 한 움큼 동전을 쌓아 올려 차례를 기다리곤 했다. 동전 몇 개만 있으면 한없이 즐거웠던 그 시절의 기억은 지금 훌쩍 커버린 2-30대 성인들에게 이제 아련한 추억이 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 옛 오락실의 향수를 불러일으킨 작품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오락실 삼국지 게임이 온라인 게임으로 재탄생한 것.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명장 온라인’이 그 주인공이다.
명장 온라인은 중국의 삼국시대를 표현한 캐릭터의 외모나 의상, 전장 배경 등이 예전 오락실 게임들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이 게임은 짙은 눈썹과 높이 묶은 긴 머리, 견고한 갑옷을 착용한 게임 캐릭터를 통해 어린 소년들의 영웅 본능을 일깨웠던 오락실 삼국지의 느낌을 잘 살렸다는 평가다. ■명장 온라인, 오락실 삼국지 명성 이어갈까
오락실에서 삼국지 바람을 일으킨 것은 일본 유명 게임사 캡콤의 ‘천지를 먹다’ 시리즈였다. 이중 92년도에 출시됐던 ‘천지를 먹다2’는 아직도 성인 남성들 사이의 입에 오르내릴 정도.
이는 천지를 먹다2가 손권∙유비의 연합군과 조조의 전투인 ‘적벽대전’의 스토리를 게임 내에 충실히 담아냈기 때문이다. 또 장수 캐릭터마다 각기 다른 무기를 사용해 공격하는 등, 동전을 넣고 5명 중 하나의 캐릭터를 고르는 즐거움도 있었다.
천지를 먹다 이후 삼국지 계보를 이은 게임은 99년 출시된 대만 IGS사의 ‘삼국전기’. 이 게임은 천지를 먹다와 비교해 쉽게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고, 각종 아이템을 습득해 마법이나 기술을 활용하는 재미가 담겨진 작품으로 요약된다.
그래서일까. 시장은 명장 온라인이 옛 오락실 삼국지 게임의 향수를 그리워한 이용자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 수 있을 주목하고 있다. 명장 온라인이 오락실에서 즐겼던 삼국지 게임류의 추억을 고스란히 담았다는 평가 때문. 캐릭터나 배경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뿐만 아니라 시스템 곳곳에서 오락실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것.
명장 온라인은 말을 타고 전장을 누비며 적을 해치우던 ‘마상 전투’의 재미를 제공한다. 튜토리얼을 완료하면 퀘스트 보상을 통해 기본 말을 획득할 수 있다. 전장에서 말을 소환하면 일정 시간 동안 탑승해 보다 빠르고 강력한 마상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삼국지 장수들이 그려진 ‘무혼 카드’를 통해 40여명의 명장들을 모두 만날 수 있다. 카드를 캐릭터에 장착하면 각 장수들이 지니고 있는 능력치가 캐릭터에 추가되며 이용자 간의 전투(PvP)에서는 특수 능력을 필살기처럼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 적군을 공격할 때마다 누적되는 ‘무혼 에너지’를 사용하면, ‘조조’를 직접 소환하거나 ‘황충’의 화살 공격 스킬을 사용하는 등 장수에 따라 형태의 전투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이용자간 전투(PvP)에 AOS방식의 전략을 결합시킨 ‘세력 시스템’을 추가해 독특한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용자는 ‘위’ ‘촉’ ‘오‘ 세 나라의 세력에 가입해, 최소 8대 8에서 최대 32대 32까지 대전을 펼칠 수 있다. 향후 업데이트를 통해 약 100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전투도 추가할 예정이다.
■오락실 느낌 살린 온라인 게임, 또 없나?
명장 온라인이 오락실 삼국지 게임의 느낌을 잘 살렸다면 ‘마계촌 온라인’은 오락실 게임 ‘마계촌’을 모티브로 제작 중이고 ‘배틀스타:리로드’는 ‘록맨’ 분위기를 담아냈다는 것이 복수의 전문가의 설명이다.
CJ E&M 넷마블의 마계촌 온라인은 마계의 악당에게 납치된 공주를 구하는 기존의 스토리를 바탕으로 으스스한 분위기나 캐릭터의 코믹한 걸음걸이, 유머 요소 등을 고스란히 재현한 것이 특징이다. 원작의 캐릭터 아서경이 적에게 공격을 받으면 갑옷이 벗겨지고 달랑 사각 팬티만 입고 있는 익살스러움까지 살렸다.
마계촌 온라인은 오락실에서 동전 한 개로 죽지 않고 마지막 스테이지까지 가겠다며 온 힘을 쏟았던 그 때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다행히 극악의 게임으로 통하던 원작에 비해 난이도를 완화시켜, 누구든지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물론 옛날과 같이 승부욕을 불태우고 싶다면, 3단계로 나뉘어진 던전 플레이에서 어려운 난이도를 선택해 도전하면 된다. 이 게임은 여름 시즌 공개서비스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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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배경으로 SF 슈팅 액션을 선보이는 넥슨의 배틀스타:리로드는 다양한 플랫폼에서 수많은 시리즈를 가지고 있는 록맨을 연상시킨다. 사이버틱한 의상과 레이저총을 쏘는 모습이 손에서 광선을 발사하는 로봇 록맨과 닮아있어서다.
또 배틀스타:리로드는 이용자들 간 대결을 조합시켜 경쟁이 주는 온라인의 재미를 더했다. 작은 방과 방 사이를 넘나들며 총알을 피하고 아이템을 획득해 체력을 회복하는 등 치열한 전투방식을 담아내서다. 배틀스타:리로드는 다음 달 정식 서비스를 위해 막바지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