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이용자가 전체 휴대전화 사용자의 절반을 훌쩍 넘긴 가운데 차세대를 표방하며 등장한 휴대용 게임기들의 국내 현 상황은 어떨까.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의 플레이스테이션 비타(PS VITA)와 한국닌텐도의 3DS의 현주소를 알아봤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소셜 및 모바일 게임 강세와 각종 단점으로 인해 PS비타와 3DS 모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조금 일찍 출시된 PS비타는 디아블로3 광풍을 피했지만 3DS는 기대만큼의 결과를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사 및 소매점, 그리고 총판 관계자들에게 직접 들은 PS비타의 판매량은 약 1만5천대 수준. 80만대가 팔린 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PSP)에 비하면 한참 모자란 수치인 것은 맞지만 출시 석 달 만에 1만대를 넘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고무적인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단점은 여전히 많다. 여전히 부담스러운 비싼 가격과 30종이 넘는 타이틀이지만 아직 킬러 타이틀이라고 불릴 게임이 없다는 것. 그리고 3G 버전 미출시와 리어를 비롯해 여러 기능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점 등이다.
PS비타를 구입하는 데는 대략 50만 원 이상이 훌쩍 들어간다. 성능부터 기능까지 구입한 후에는 만족할 수 있지만 주요 타깃인 대학생이나 직장인들에게도 쉽지 않은 가격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여기에 5만 원대 가격의 게임 타이틀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기대를 모았던 3G 버전의 출시 소식이 감감무소식이라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당시 출시 전에는 통신사를 통해 저렴한 비용으로 구매를 할 수 있는 ‘약정 판매’ 등이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SCEK의 사정으로 인해 통과되지 못했다.
PS비타의 타이틀의 평균 판매량은 100~300장 수준이다. 이는 유통사와 소매점, 그리고 서드파티 관계자들의 의견을 취합한 수치이므로 공식적이라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하지만 이는 플레이스테이션3 게임 평균 판매량의 2/10 수준이고 X박스360 게임과 흡사하다.
PS비타가 좀 더 나은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PS비타 판매량 상승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 현재 진행 중인 프로모션은 나름 결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주변기기나 타이틀의 가격은 좀 더 낮출 필요가 있다.
이달 말부터 풀리기 시작하는 PS비타 타이틀도 변수로 작용한다. 29일 출시되는 ‘레지스탕스 버닝 스카이즈’(자막 한글)를 시작으로 그라비티 러시(자막 한글), ‘기동전사 건담시드 배틀 데스티니’ 등이 다음 달 나온다. 여기에 ‘페르소나4 더 골든’ 등도 출시를 준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다음 달 28일로 예정된 PS비타 크리스탈 화이트 버전 출시에 맞춘 반짝 세일이나 출시 당시에 나온 밸류팩처럼 부담을 줄인 버전의 등장이 필수다.
이에 비해 초반 물량 공세를 펼친 3DS는 노력에 비하면 결과가 다소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일본에서 500만대를 훌쩍 넘긴 판매량과 비교하기엔 무리이지만 일단 광고 효과를 크게 누리지 못한 것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통사나 관계사들의 의견으로 집계된 3DS의 판매량은 1만대 수준. 닌텐도DS 출시 당시보다 분위기는 좋지 않다. 한국닌텐도는 배우 공효진씨와 달인 김병만씨를 메인 홍보모델로 내세우며 공중파 및 케이블 광고를 진행했다.
물론 아직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정도의 결과는 좋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다른 국가 출시 1년이 훌쩍 넘긴 상태에서 들어온 3DS가 스마트폰이 굳건히 버티고 있는 이곳에서 얼마나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특히 3DS가 기존에 나온 닌텐도DS 시리즈에 비해 파워풀한 성능 차이를 보여주지 못하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이미 200만대 이상 팔린 닌텐도DS가 아직도 현역으로 국내 시장 내 자리 잡고 있는 상태에서 3D입체와 일부 성능 향상만으로는 반전을 노리긴 무리라는 것.
그리고 닌텐도DS가 국내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배경에는 R4라는 불법복제 게임의 영향이 컸다. 당시 소매점에서는 게임 타이틀보다는 R4에 게임을 가득 넣어 함께 팔았다. 당연히 게임 구매량은 대폭 하락했고 하드웨어만 팔렸다.
3DS가 국내 시장에서 분위기를 잡기 위해서는 타이틀 부족이라는 난제를 극복해야 한다. 현재 3DS 출시에 맞춰 나온 게임은 4개. 다운로드 게임 1개를 제외하면 패키지는 3개로 닌텐도DS 출시 당시보다 부족한 숫자다.
그나마 킬러 타이틀 마리오카트7이 31일 등장해 숨통을 좀 트이게 해주지만 여전히 타이틀 갈증이 심하다. 다음 달 좀 더 많은 타이틀이 나오지만 다수의 인기 게임을 보유한 일본이나 북미 쪽과 비교하면 한국닌텐도의 3DS는 초라해 보일 정도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서드파티와 공조가 필수로 보인다. 한국닌텐도가 여전히 서드파티와 협력을 중요시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향후 3DS의 마리오게임기화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정식 출시된 3DS는 일본이나 북미 게임을 구동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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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두 휴대용 게임기 모두 국내 시장에서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접근 방식이나 타깃이 다르다는 점도 명확하지만 분명한 것은 SCEK와 한국닌텐도 모두 게임 이용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발 빠르게 파악하는 것이다.
PS비타와 3DS가 받아들 상반기 성적표가 어떨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위에 언급한 내용 중 수치에 대해서는 SCEK와 한국닌텐도 모두 공식적인 답변은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