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시장 "자존심은 OLED, 실속은 LED"

일반입력 :2012/05/17 20:35    수정: 2012/05/18 09:51

남혜현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하반기 LED TV 시장에 주력하는 한편, 초고가 OLED TV 부문에선 선두 경쟁에 나선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하반기 LCD TV 사업을 중단하면서, 고급형과 보급형 제품군 모두 LED TV에 주력한다. 아울러 OLED TV 출시 일정을 둘러싼 신경전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3월 각각 '국민'과 '알짜'라는 이름으로 보급형 LED TV를 선보였다. 3D나 스마트 등주요 기능을 제거하고, 설계 구조를 바꿔 두껍게 만든 대신 가격을 70만원대로 끌어내렸다. 이마트, 11번가 등 온오프라인 마켓들이 중소기업과 손잡고 선보인 '반값 TV'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대기업들의 반값 TV 가격은 더 떨어질 전망이다. 노석호 LG전자 전무는 최근 하반기 기존 알짜 TV의 가격을 10만원 가량 더 낮춘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경우 확정되지 않았으나 시장 상황에 따라 보급형 TV 가격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수익이 적은 보급형 TV 시장에 대기업들이 나서는 연말 디지털 TV 전환과 LCD TV 교체 수요를 동시에 잡으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 1인 가구 증가와 세컨드 TV 수요 확대도 보급형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이유다.

본격적인 경쟁은 '스마트'와 '3D'로 대변되는 프리미엄 제품군에서 벌어진다. 40인치 이상으로 출시된 이 제품들은 화면 크기에 따라 적게는 150만원, 많게는 600만원에 팔린다. 보급형 TV가 판매량을 목적으로 한다면, 이 제품들은 수익성과 기업 이미지를 책임진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사람의 목소리와 손동작을 통해 작동되는 스마트 TV 'ES 8000 시리즈'를 공개했다. 3D를 기본 지원하지만, 마케팅 문구에선 전면 '스마트'만 앞세웠다. 해마다 새 기능으로 업데이트를 할 수 있도록 '에볼루션 키트'를 채택, 진화하는 스마트란 이미지를 강조했다.

LG전자는 올해도 '3D 마케팅'에 지속적으로 주력할 방침이다. 시네마 3D TV는 테두리를 최소화한 '제로 베젤'로 3D 영상 몰입도를 키웠다. 특히 제품 광고 모델로 소녀시대를 발탁하면서, 레드와 화이트 등 기존 제품에선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색상의 TV를 내놓아 주목 받았다.

상징적인 측면에선 삼성과 LG가 'OLED TV' 출시시기를 두고 자존심을 건 경쟁을 펼친다. 양사는 최근 이틀 격차를 두고 OLED TV 양산제품을 공개했다. 제품 공개 일정을 놓고도 누가 먼저, '세계 최초' 타이틀을 얻느냐를 두고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였다는 게 업계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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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OLED TV의 경우 실제 판매량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양사 모두 OLED TV 가격을 1천만원 이상의 최고가로 책정했다는 점, 아직까지 OLED TV 패널 생산이 안정화 되지 않았다는 점이 이유다.

김현석 삼성전자 부사장은 지난 10일 OLED TV 양산제품 발표회에서 OLED TV가 대중화 되는데는 2~3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OLED TV 가격 하락 시점을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