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터치 기술, 손가락 몇 개까지?

일반입력 :2012/04/24 11:58    수정: 2012/04/25 09:13

남혜현 기자

조선에서 날아온 '옥탑방 왕세자'도 TV 화면을 키우려 손바닥을 대고 스크린을 쓸어 올린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스마트폰 가입자는 2천300만여명으로 전체 인구의 42%에 달한다. 국민 두 명 중 한 명은 매일 새로운 세상과 '터치'하는 셈이다.

스마트폰의 급속한 보급으로 터치 입력 방식도 급속히 대중화됐다. 태블릿이나 MP3플레이어 같은 모바일 단말기는 물론, 세탁기나 에어컨 같은 가전제품에서 전자칠판 같은 대형 LCD 패널까지 그 종류는 무궁무진하다.

버튼 대신 화면을 만져 문자를 입력하는 터치가 익숙해진 것은 애플 아이폰이 국내 보급된 지난 2009년부터다. 그러나 국내 터치 기반 제품의 역사는 생각보다 길다. 오히려 너무 일찍 세상에 나와 빛을 못보고 사라진 '터치폰'도 있다.

국내 첫 터치폰은 삼성전자가 지난 1998년 '이젠 손끝으로 느낀다'라는 마케팅을 내걸고 출시한 'SPH-7700'이다. PCS 시절, 펜으로 눌러 문자를 입력하거나 글자를 선택하는 감압식 방식은 혁신이었지만,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삼성은 'SPH-7700'에 적용했던 터치 방식을 2000년대 들어 같은 라인업의 PDA폰에 적용하기도 했다.휴대폰에서 아예 키패드를 삭제하고 터치만 적용한 '풀터치폰'은 LG전자가 2007년 선보인 '프라다폰'이 처음이었다. 3인치 화면 크기에 240×400(WQVGA) 화질을 지원한 이 풀터치폰은 명품 브랜드와 합작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에 큰 인기를 끌었다.

그렇다면 국내서 출시되고 판매되는 제품 중 가장 작은 화면의 터치 스크린은 무엇일까? 일반 소비자용으로는 애플이 지난 2010년 출시한 6세대 아이팟나노가 1.5인치다. 그럼에도 두 손가락을 이용해 화면을 돌리고 전환하도록 터치를 지원한다. 손목시계만한 크기에 사진을 감상할 수 있는 앨범 기능을 갖췄다.

대부분 터치폰 광고에 등장하는 '멀티터치'의 개념은 손가락 두개부터 시작한다. 화면을 잡아 키우고 줄이고 늘리고 돌리는 모든 작업은 모두 두 손가락이면 충분하다. 아이폰의 경우 세 손가락으로 두드려 화면 자체를 확대하는 기능이 지원된다. 3~5인치급 스마트폰은 화면이 작기 때문에 대부분 두세손가락 지원이면 충분하다는게 제조업체들의 입장이다.

몇개 손가락까지 지원하느냐는 LCD 밑에 숨은 터치 센서의 개수에 따라 다르다. 이론상으로는 이 터치센서 지원은 화면이 커지는 만큼 무한정 삽입이 가능하다. 그런 제품을 찾기 어려운 까닭은 실제로 그만큼의 터치가 필요한 기능이 많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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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9.7인치 화면 크기의 아이패드는 손가락 10개의 멀티터치를 지원하는데, 이유는 태블릿이 '개인용' 모바일 기기이기 때문이다. 열 손가락을 모두 이용하는 것도 피아노 등 악기를 연주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때 등 한정됐다.

가장 큰 터치 스크린 제품은 공공용으로 개발된 전자칠판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사가 내놓은 LCD 터치 스크린 전자칠판 중 가장 큰 것은 82인치 화면 크기다. 무려 50개의 터치센서를 탑재, 그만큼의 손가락 개수를 인식한다. 10손가락을 모두 쓴다고 했을 때, 다섯명이 동시에 터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