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자바 특허, 진짜 몰랐나" 구글 "…"

일반입력 :2012/04/24 10:03    수정: 2012/04/24 11:08

안드로이드와 자바 특허를 둘러싼 소송전에서 오라클이 구글쪽에 맹공을 퍼부었다. 오라클측 변호사가 구글이 안드로이드에서 자바 특허 침해에 대한 가능성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는 정황증거를 제시하며 법원에 출석한 앤디 루빈 구글 선임부사장을 압박한 것이다.

미국 지디넷은 23일(현지시각) 오라클측 변호사가 자바 관련 내용을 언급한 이메일을 근거로 앤디 루빈 구글 선임부사장을 '심문'한다고 보도했다. 다른 외신 보도를 통해서 전달된 양사 소송 분위기도 구글에 다소 불리하게 흘러간 것처럼 묘사된다.

루빈 선임부사장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만들어 지난 2005년 구글에 인수된 벤처 설립자로 오늘날 애플과 쌍벽을 이루는 스마트폰 플랫폼 생태계를 일구는데 일조한 인물로 평가된다.

그는 이날 오라클 법무팀에게 안드로이드에 자바를 사용하는 라이선스 취득에 관한 논쟁에 개입했는지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답하기 위해 소환됐다.

보도에 따르면 출석 직후 루빈 선임부사장은 최고경영자(CEO) 래리 페이지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팀 린드홀름같은 구글 동료들보다 더 상당히 침착해 보였다.

그러나 오라클 변호사 데이비드 보이스가 루빈 선임부사장에게 자바 코어 API와 패키지 내용과 관련된 질문을 던지자 법정의 분위기는 즉각 바뀌었다.

루빈 선임부사장은 '자바 코어 API'를 썬과 오라클이 자바 언어 클래스 파일을 포함한 제품 일부를 기술하기 위해 종종 쓰는 용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바 코어 API가 얼마나 많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짐작이 안 된다며 나는 자바 코어 API라는 용어를 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보이스 변호사는 루빈 선임부사장이 앞서 안드로이드 관련 작업에 참여했던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 3건을 통해 질문을 이었다. 페이지 CEO와 린드홀름끼리 주고받은 내용에 포함된 것이었다. 지디넷은 이를 두고 보이스가 메일 몇 통으로 루빈을 엄하게 심문했다(grilled)고 묘사했다.

그 메일 하나는 지난 2005년 7월 29일 루빈이 린드홀름에게 보낸 것으로 구글은 '(자바) 기술호환성키트(TCK)' 라이선스가 필요하다는 문장을 품었다. TCK는 자바커뮤니티에서 자바 관련 기술이 표준과 맞물리는지 검증하는 기술과 방법적 도구를 가리킨다.

이는 구글은 자바 프로그래밍 언어에 대한 라이선스가 필요치 않다는 주장을 철회시키는 것으로 이해된다고 지디넷은 지적했다.

보이스 변호사는 라이선스를 언급한 또다른 부분을 인용해 루빈 선임부사장과 논쟁했다.

루빈 선임부사장은 지난 2005년 12월 또다른 메일을 작성해 내가 고려한 바로는 a)우리가 최근 토의한 내용을 심사숙고해 썬과 파트너 관계를 만들든지 b)우리가 라이선스를 확보해야 한다며 그 팀의 선행지식 때문에 '클린룸' 구현이란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썼다.

보이스 변호사는 특히 '클린룸' 구현이라는 표현을 놓고 루빈 선임부사장을 다그쳤다. 그러나 루빈 선임부사장은 작은 문장 하나에 너무 많은 독해를 달아넣는 것 같다며 자세한 내용을 유도하는 답변을 회피했다.

그는 마지막 근거로 루빈 선임부사장을 몰아세웠다.

이어 지난 2006년 3월 24일 루빈 선임부사장은 하루 앞서 구글 엔지니어링 매니저 그레그 스타인이 보낸 메일에 대한 답장으로 작성한 내용에 썬은 자바 브랜드와 지적재산(IP)을 소유했는데 당신이 그들 없이 자바를 개방(open)할 수 있을거라고 보지 않는다고 썼다.

보이스 변호사는 같은 글타래에서 예의 클린룸 표현을 다시 들춰냈다. 루빈 선임부사장이 자바 언어 API는 저작권으로 보호된다면서 썬은 TCK를 라이선스한 이들을 언급해가며 당신을 어떤 클린룸 구현환경에서든 (저작권 위반 혐의로) 얼룩지게 만들 것이라고 빗대 쓴 부분을 인용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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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루빈 선임부사장은 그 맥락에서 이 부분은 썬에 의해 저작권이 보호되는 API를 가리키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윌리엄 앨섭 담당 판사가 당일 질문 시간을 연기하면서 그보다 더 세심한 설명을 붙이진 못했다.

루빈 선임부사장은 다음날 오전에도 출석해야 한다. 전 썬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과 함께 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