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CEO "안드로이드, 최우선순위 아니다"

일반입력 :2012/04/19 11:11    수정: 2012/04/19 11:31

구글 전략상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최우선적인 자산은 아니란 발언이 나와 주목된다. 다른 사람도 아닌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오라클과 자바 특허 침해를 둘러싸고 열린 재판에서 증언한 내용이다.

영미권 외신들은 18일(현지시각) 페이지 CEO가 안드로이드 OS는 구글에게 매우 중요한 자산이지만 결정적인 건 아니다라는 발언을 인용 보도했다.

양사간 진행중인 재판 2일차 증인으로 참석한 페이지 CEO는 큰 이해관계가 걸린 자사 스마트폰 기술에 대한 오라클측 주장을 반박하면서 이같이 증언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안드로이드OS, '결정적 자산' 아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OS를 통해 자사 검색서비스 광고를 통한 수익창출 영역을 데스크톱에서 모바일로 확장시켰고 기업용 웹기반 오피스와 메일 솔루션 제공 기회도 늘렸다. 그런데도 스마트폰 OS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 애플 iOS를 넘어선 업계 1위 플랫폼이 이를 만든 회사에 '결정적인 자산이 아니다'란 발언은 뜻밖으로 비친다.

이 법정공방은 오라클이 지난 2010년 자바 기술 특허를 침해당했다며 구글에 61억달러치 배상을 요구한 게 불씨였다. 이달초까지 담당 법원은 중재를 통해 합의를 유도했지만 어그러졌고 지난 16일부터 재판이 열렸다.

구글 안드로이드OS가 오라클 자바 프로그래밍 언어 기술에 걸린 특허를 침해했기 때문에 손실에 따른 배상을 받아내겠다는 게 원고측 오라클의 논리다. 구글은 인수되기 전부터 썬과 자바 특허에 관련된 협상이 필요함을 이미 알았는데도 이를 체결하지 않고 고의로 권리를 침해했단 설명이다.

이에 대해 피고인 구글은 회사가 오라클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으며, 오라클이 자바의 특정 부분에 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고 반박한다. 자사가 활용한 것이 오픈소스이며 보편적으로 쓰이는 소프트웨어 언어라는 이유다.

■구글은 잘못 없다

페이지 CEO는 법정에서 오라클측 변호인 질문에 따라 우리는 구글 소프트웨어를 시장에 내놓기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오라클에 인수되기 전) 썬과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맺고 시간을 절약하려 했다며 하지만 썬이 계약을 맺지 않았기 때문에 구글은 자바 가운데 '공짜로 쓸 수 있는 부분'을 참조하기로 했다고 증언했다.

안드로이드가 중요하지만 결정적이진 않다는 발언은 이에 앞서 나왔다. 그는 만일 구글 이사진이 안드로이드를 놓고 회사에 결정적인 것이라 말했더라도 놀랍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페이지 CEO는 또 (오라클 주장대로) 자바API 기술을 썬이나 오라클로부터 허락 없이 도용한 기업이 구글 말고 또 있는지 들어 보라는 질문에 자신은 그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다고 답했다. 이어 구글은 잘못한 게 없다며 우리는 회사가 (안드로이드에) 무엇을 사용하고 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매우 주의깊게 파악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캘리포니아북부 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이 재판은 적어도 약 8주간 이어질 전망이다. 사건을 맡은 윌리엄 앨섭 판사는 구글뿐 아니라 래리 엘리슨 오라클 CEO도 오는 19일(현지시각) 증인으로 참석시켰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오라클 자바 때문에 썬 인수

앞서 엘리슨 CEO는 썬 인수시점인 지난 2009년 '자바폰 프로젝트'를 통해 자체 스마트폰 사업을 벌일 구상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구글에 접근해 당시 기업용 휴대폰업체 림과 팜을 함께 사들이자는 제안을 했다가 퇴짜를 맞았다고 구글측 변호사 로버트 밴 네스트가 지난 17일 밝힌 것이다.

한편 18일 재판에서 오라클도 구글처럼 자바에 대한 뜻밖의 발언을 내놔 파문을 일으켰다. 에드워드 스크리번 오라클 최고기업설계책임자(CCA)가 3년 전 엘리슨 CEO의 발언을 인용해 다른 이유가 아니라 자바 때문에 썬을 인수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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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회사가 먼저 보여준 움직임은 자바를 활용하기보다 썬의 하드웨어와 오라클 소프트웨어 기술을 통합해 시장지배력을 높이는 전략이었다.

자바를 놓고 오라클은 그 가치를 과장하고 구글은 자바기반인 안드로이드OS의 중요성을 축소하려는 모습은 재판에서 자바의 가치가 어떻게 매겨지느냐에 따라 오라클과 구글간 상반된 이해관계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