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넷마블 사회공헌…‘닮은 듯 다르게’

일반입력 :2012/04/22 12:56    수정: 2012/04/22 17:44

전하나 기자

게임사들이 어느 때보다 사회공헌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산업의 덩치가 커지면서 사회적 책임에 대한 안팎의 인식과 요구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도 넥슨과 넷마블의 분주한 움직임이 부쩍 눈에 띈다. ‘넥슨핸즈’, ‘쿠키’라는 사회공헌 브랜드를 공식 출범한 두 회사는 꾸준한 봉사활동과 기부는 물론 다양한 영역에서 사회공헌 범위와 규모를 넓혀오고 있다.

특히 두 회사가 다른 듯하면서도 여러 모로 닮은 꼴 행보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최근 넥슨과 넷마블은 적극적으로 장애인의 자립과 복지를 지원하고 있다. 넷마블은 벌써 몇 년 째 ‘장애 없는 세상’이라는 테마를 자사 사회공헌 활동의 중요한 축으로 내세우고 있다.

대표적인 활동이 지난 2009년부터 한국콘텐츠진흥원 등과 공동 주최해 온 ‘전국 장애학생 e스포츠대회’다.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 간 정보격차를 해소한다는 목표에서 시작된 이 행사는 매년 2천여 명에 달하는 전국 특수학교 학생과 교사가 참여하고 있다.

넷마블은 이와 함께 전국 특수학교 정보경진대회, 게임여가문화 체험관 구축, 게임 내 장애우 돕기 캠페인 등도 진행 중이다. 지난 19일에는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장애인들의 불편한 생활환경 개선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넷마블은 홈페이지에 장애우 기금 마련에 동참할 수 있는 코너도 구축 중이다. 이 같은 활동에 대해 조영기 넷마블 대표는 “게임은 장애를 극복하는데 좋은 도구”라며 “게임이라는 문화적 특성에 맞춰 사회공헌 성격도 다변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넥슨은 온라인게임 서비스 운영 자회사인 ‘넥슨 커뮤니케이션즈’를 설립하고 장애인 고용을 실천하고 있다. 이 회사의 직원 40여명 중 2/3가 장애인 인력이다. 운영팀 내 장애인 비율은 약 96%, 이 중 중증장애인 비율은 약 73%에 달한다.

넥슨은 이달 말 넥슨 커뮤니케이션즈를 장애인 표준 사업장으로 별도 법인화하고 연내 온라인 상담뿐 아니라 게임 테스트로 업무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추가 고용도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게임 서비스 주대상인 청소년들의 재능과 개성을 신장시키기 위한 활동도 이들 사회공헌의 또 다른 축이다. 무엇보다 즐거운 여가의 일환으로 게임문화를 자리매김 시키는 것을 중요한 책무로 인식하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해부터 10차례에 걸친 ‘학부모 게임교실’과 ‘가족 게임문화캠프’를 운영해 왔다. 실질적인 교육과 체험을 통해 부모와 아이가 게임문화를 이해하고 나아가 가정 내 소통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실제 이들 프로그램은 학부모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게임문화교육에 참가했던 학부모 홍성아 씨는 “게임을 직접 해보면서 게임 세계에서의 아이들 사회를 이해하게 됐다”며 “이제는 게임하고 있는 아이들을 무조건 다그치지 않고 거리낌 없이 게임에 관한 이야기도 나누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이해를 하고 한발 물러서니 아이들이 한발 다가오더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학부모들의 생생한 의견과 각 분야 전문가의 조언을 바탕으로 넷마블은 게임문화교육을 정례화하기로 했다. 올해 전 지역에서 총 30회 이상의 학부모게임교실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관련 사업을 함께 추진하게 된 서울시립청소년미디어센터의 신순갑 관장은 “넷마블과 게임문화교육을 같이 시작한 이래 실제 많은 아이들을 게임과몰입에서 벗어나게 하고 많은 학부모와 자녀간 갈등을 해소했다는 긍지를 갖고 있다”며 “앞으로도 해당 사업을 확고히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넥슨은 넷마블보다 저연령층의 아동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많다. 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꾸러기 체험 캠프’, 제주 지역 아동센터 어린이들을 위한 ‘꾸러기 서울 문화체험 행사’, 소외계층의 어린이들과 연말의 추억을 만드는 ‘성탄절 꾸러기 데이’ 등이 그 예다.

올 초에는 다문화∙저소득층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F.L.Y 스키캠프’도 진행한 바 있다. 지난 2004년부터 펼쳐 온 도서지원 사업 ‘넥슨 작은 책방’은 50여곳이 넘게 세워졌다.

오는 30일에는 넥슨의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한 자리에 모아 놓은 복합 문화공간 ‘더놀자’를 개관한다. 더놀자는 아이들에게 다양한 예술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학부모와 자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시설을 표방한다. 아이패드,슬레이트 PC 등 최신 디지털 기기와 콘텐츠가 구비돼 있다.

넥슨 대표 게임을 활용한 오프라인 놀이공간도 생겼다. 동탄신도시 내 있는 키즈카페 ‘차피의 패밀리 파크’에 오픈한 ‘카트라이더 레이싱존’이 그것. 이 공간에 마련된 소형 카트, 경주용 트랙과 펜스, 시상대 등의 주변 구조물이 넥슨 인기 온라인 레이싱게임 ‘카트라이더’와 관련돼 있다.

넥슨 박이선 사회공헌실장은 “넥슨의 사회공헌사업의 기본철학은 ‘교육’, ‘건강’, ‘즐거움’이다”며 “아이들에게 꿈을 가지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다”고 했다.

관련기사

넷마블 청소년 게임캠프에 아이들을 참여시킨 학부모 윤유광 씨는 “게임사들이 하나의 미디어로서 게임의 제반적인 부분을 설명하고 아이들과 부모가 게임에 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폭넓은 장들을 계속 마련하는데 동참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장근영 연구위원은 “게임은 게임을 이해하는 사람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간 격차가 매우 큰 대표적인 디지털 디바이드 분야로 현재 사회적으로 대두되는 부작용들은 이로 인해 발생하는 것들이 많다”며 “게임사의 사회공헌은 이런 격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