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지르는데”…LTE 공짜폰 ‘봇물’

일반입력 :2012/04/16 11:10    수정: 2012/04/16 22:46

정윤희 기자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 시장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LTE 주도권을 잡기 위한 이동통신사들의 보조금 전쟁이 달아오르면서 마케팅 전쟁이 끝이 없다.

LTE 가입자 유치를 위한 보조금 규모도 지속적으로 늘었다. 대당 20~30만원 수준이던 리베이트가 50~60만원을 넘어선지 오래다. 일부 단말기는 리베이트 규모가 1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기야 방송통신위원회가 나섰다. 방통위는 약 3주전인 지난달 26일 이통3사를 대상으로 ‘과열행위 긴급중지(명령)' 공문을 발송했다. 이통사들의 LTE 마케팅 경쟁이 도를 넘어섰다는 판단에서다.

해당 공문은 27만원 이상 보조급 지급행위와 가입비 위약금 대납, 현금지급 등 편파적 영업행위, 과도한 경품지급을 통한 편법 마케팅을 즉시 중지하라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문제는 방통위 경고에도 불구하고 3주가 넘도록 과열 마케팅은 여전하다는 점이다. 이통3사 모두 저마다 남탓 하기에 바쁘다. ‘경쟁사가 지르는데…’ 식의 눈치 보기가 극에 달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현재의 LTE 마케팅 과열은 LG유플러스가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우리나 KT 입장에서는 특정 모델의 경우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SK텔레콤은 방통위 마케팅비용 가이드라인 준수를 위해 이달 초 보조금인 T할부지원을 폐지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이달초 베가S에 100만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싣는 등 LTE 시장에서 LG유플러스의 약진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LG유플러스의 경우 LTE에서는 브랜드 인지도가 상승해 SK텔레콤보다 리베이트를 많이 줄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KT 관계자 역시 “현재의 과열 현상은 경쟁사들에 의한 것”이라며 “KT의 경우 보조금을 많이 주거나 하지 않아 큰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지난 2주 동안 마케팅 전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홈쇼핑 단골 문구인 ‘지금이 마지막 기회!’식의 마케팅이 넘쳤다. 불법 텔레마케팅, 현금 지급 등의 편법 판매도 기승을 부리는가 하면 보조금이 올라가면서 일선 판매점에서는 ‘공짜폰’도 다시 등장했다.

한 판매점 관계자는 “안 되는 것은 알지만 LTE 가입자 유치 경쟁이 워낙 치열해지면서 고객들의 발길을 끌려면 공짜폰 등을 내세우는 수밖에 없었다”며 “갤럭시노트 등 LTE폰에 싣는 리베이트가 지속적으로 늘어난 것도 한 이유”라고 말했다.

유통가에서는 오는 18일경부터 이통3사가 일제히 보조금 규모를 줄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방통위의 경고까지 나온 마당이니 경쟁을 자제하는 모양새라도 갖춰야 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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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요일(18일)쯤부터 이통3사가 리베이트가 줄어들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다”며 “방통위 제재 때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계철 방통위원장은 오는 19일 이통3사 CEO 비공식 간담회를 갖는다. 업계에서는 이날 이 위원장이 시장 과열에 대한 자제를 당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