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부활 해법은 삼성?…새 CEO 전략 공개

일반입력 :2012/04/12 17:12    수정: 2012/04/13 11:00

봉성창 기자

<도쿄=봉성창 기자>최근 수장까지 교체하며 대대적인 개혁 작업에 돌입한 소니가 향후 경영 계획에 대한 청사진을 밝혔다. 강도놓은 구조조정으로 흑자 전환의 기틀을 다지는 한편 신흥 시장 확대와 신수종 사업 등 그간 소니의 색깔과는 선명하게 다른 해법을 내놨다. 요컨대 삼성전자와 닮은 구석이 많다.

소니는 12일 도쿄 시나가와구에 위치한 본사에서 히라이 카즈오 소니 신임대표 취임 후 경영방침설명회를 갖고 중장기 사업 전략 및 경영 계획을 공개했다.

특히 신수종 분야로 의료 분야를 잡은것과 신흥시장 공략을 확대를 목표로 한 것은 삼성전자를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다. 히라이 카즈오 신임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단일 조직 체계 역시 각 사업 부문의 시너지를 중시하는 삼성전자 방식이다. 소니는 그동안 각 사업 부문의 경쟁을 유도하는 방식의 조직 체계를 선호해왔다.

소니는 핵심 사업군인 디지털 이미징과 게임, 모바일 부문에 전체 투자비의 70%를 투입해 85%의 영업이익 창출을 맡길 계획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소니는 오는 2014년까지 디지털 이미징 사업부는 1조5천억엔 매출을 달성하고 두자릿수 영업이익 달성 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게임 부문은 1조엔 매출달성에 영업이익률 8%, 모바일은 1조8천억엔 매출에 의미있는 영업이익을 달성할 계획이다.

소니가 가장 자신있어 하는 사업 부문의 경쟁력 확대를 통해 강점을 확실히 가져가는 전략은 지난 수년간 삼성전자가 해온 1등 전략과 유사하다. 가령 현재 소니의 디지털이미징 사업부문은 삼성전자의 무선사업부와 같은 위치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게임은 삼성전자의 TV사업부문 처럼 소니가 전통적인 시장 지배력을 차지하고 있다.

인도, 멕시코와 같은 신흥시장 공략도 한층 속도를 낼 계획이다. 현재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국가를 중심으로 공급망 확대와 다양한 프로모션 활동을 통해 오는 2014년까지 신흥시장 매출 비중을 6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신흥시장 매출 규모를 지난해 1조8천억엔에서 2014년까지 70%가량 증가한 2천6조엔을 목표로 잡았다. 이는 오랫동안 신흥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삼성전자, LG전자와의 직접적인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아울러 히라이 대표는 소니의 신성장 동력으로 의료기기 사업을 적극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메디슨 인수 등 의료기기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히라이 사장은 오는 2014년까지 의료기기 사업 매출 50억엔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축적된 이미지 처리 기술을 바탕으로 각종 의료기기 제품을 출시해 B2B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히라이 사장은 이미 알려진 대로 1만명 감축이라는 초강수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들었다. 또한 구조조정 및 조직 개혁 비용으로 750억엔을 투입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소니 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TV 부문은 오는 2013년 흑자 전환 달성을 위해 삼성전자와 패널 제조 합작 및 새로운 설계 효율 및 모델 라인업 축소 등 다양한 방법으로 비용 최소화에 나설 방침이다. 이를 통해 고정비용을 향후 2년안에 60%까지, 운영 비용은 30%까지 감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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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사업 부문별로 나눠져 있단 조직 체계 역시 히라이 카즈오 신임 대표를 중심으로 단일화된다. ‘하나의 소니, 하나의 경영진(One sony, One Management)’이라는 모토 아래 주요 경영진들이 각 사업 부문을 통합 관리하는 구조로 바뀔 예정이다.

히라이 대표는 그동안 소니는 꾸준히 혁신을 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속도를 내지 못해 경쟁에서 뒤쳐졌다며 앞으로 빠른 판단과 과감한 결정으로 소비자들에게 감동을 주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