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게임사, 오토프로그램에 몸살

일반입력 :2012/04/04 18:40    수정: 2012/04/05 12:01

게임 내 불법 오토프로그램 이용자를 원천 차단할 수 없는 것일까. 10여년 전 첫 등장한 오토프로그램은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해법이 없어 각 게임사의 피해가 꾸준히 증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게임 시장이 불법 오토프로그램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게임사는 오토프로그램 이용자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완벽한 해결 방안은 없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오토프로그램은 게임 이용자가 자신의 캐릭터를 마우스와 키보드로 직접 조작하지 않고 PC가 자동으로 게임 속 캐릭터를 조정해 사냥하고 레벨을 올려주는 불법 유틸 중 하나다.

오토프로그램은 게임을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에서 일부 이용자는 문제의식 없이 사용하고 있는 것이 현 상황이다. 하지만 게임사 입장에선 오토프로그램이 게임 밸런스를 무너뜨리고 이용약관으로 금지한 아이템현금거래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없어져야할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있다.

■오토프로그램 막지 못하면...

중국에 진출했던 토종 온라인 게임 중 오토프로그램 이용자 급증에 따른 서비스 종료 사태를 경험한 게임도 있었다.

한빛소프트의 에이카 온라인은 지난 2010년 중국 서비스사 유쿠게임을 통해 중국 시장에 진출해 현지 이용자의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게임 서비스는 종료된다. 유쿠게임이 한빛소프트와의 로열티 분쟁으로 인해 에이카 온라인의 운영을 부실하게 하면서 오토프로그램 이용자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샨댜를 통해 중국에 재진출한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미르의전설3도 오토프로그램 등으로 피해를 입은 게임으로 알려졌다.

미르의전설3는 CDC게임즈를 통해 처음 중국에 진출해 동시접속자 수 60만 명을 기록하는 등 인기를 얻었으나 불법 오토프로그램 이용자 증가 및 프리 서버 등장, 서비스사의 운영 미숙 등 복합적인 이유로 서비스가 종료 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위메이드 관계자는 “(중국에 재진출한 미르의전설3는)아직까지 오토프로그램 이용자로 인해 게임 서비스에 어려움이 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라며 “일부 적발되지 않은 오토프로그램 이용자가 있을 수 있지만 현지 퍼블리셔사인 샨다 측이 철저한 단속을 통해 제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토프로그램 원천 차단은 불가능?

대부분의 게임사는 오토프로그램 이용자를 찾아 계정을 삭제하거나 영구 계정 접속 금지를 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09년 오토프로그램 배포사이트 근절을 위해 팔을 걷어붙여 눈길을 끌었다. 이는 아이온 정식서비스 이후 오토프로그램 사용으로 의심되는 5천400여개의 아이온 계정을 삭제한 이후의 추가 조치였다.

샨다 텐센트 등 중국 대표 게임서비스사도 오토프로그램 이용자를 적발해 게임 계정을 영구 삭제하는 방식으로 철퇴를 가하고 있다. 오토프로그램이 게임 수명을 단축시키고 결국 서비스 종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반복학습에 따른 결과다.

최근 텐센트는 웹젠이 개발한 C9의 중국 공개테스트를 앞두고 자동사냥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이른바 작업장 계정을 뿌리 뽑기 위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선 상태다. C9의 원활한 공개테스트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텐센트 측은 C9의 프리테스트 이후 현재까지 13개의 서버에서 작업장 또는 자동사냥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계정을 하루 평균 3만 개 이상 적발해 영구 정지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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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오토프로그램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는 없을까. 복수의 전문가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또 오토프로그램이 점점 진화하고 있어 단속도 어렵다고 부연했다.

한 업계전문가는 “각 게임사는 오토프로그램을 차단하기 위해 오랜 시간 노력을 해왔다”면서 “그러나 일부 오토프로그램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어 각 게임사는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동 조작 뿐 아닌 자동 채팅을 하는 오토프로그램도 등장해 적발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