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도 AMOLED 시장…中·日 급추격

일반입력 :2012/03/19 15:55    수정: 2012/03/20 13:13

송주영 기자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LG디스플레이 등 한국기업 주도의 차기디스플레이 AMOLED 패널 시장에 일본 샤프 등이 거센 공략의 손길을 뻗쳐오고 있다.

19일 국내 장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의 양대 AMOLED 기업이 패널 양산 준비에 나선 가운데 타이완 AUO에 이어 일본 샤프가 차세대 패널 시장 공략채비를 마치고 본격 진출에 앞서 기술 검토에 나섰다.

장비업계 관계자는 “샤프가 LCD 이후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OLED 패널에 대한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일본 OLED 시장에 대한 대응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CD 뒤진 샤프 OLED 전세 역전 나서나

OLED 시장에서의 샤프 행보는 일본 내 다른 업체보다 더 빠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 내 패널업계 1위로 비교적 투자 여력이 있는 샤프가 LCD 시장에서 우리나라, 타이완에 뒤진 점유율을 OLED를 통해 만회하려는 전략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이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일본 LCD 업체 1위 샤프는 지난해 대면적 시장에서 매출 기준 점유율이 7.4%에 머물렀다. 4위 AUO(15.7%)와의 격차는 8.3%포인트로 크게 났다. 전세를 뒤집기는 사실상 힘들어 보인다.

최근까지 OLED 시장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일본업체는 소니, 도시바, 히타치 3사 연합 재팬디스플레이다. 재팬디스플레이는 다음달 출범 예정으로 대표이사가 취임한 뒤에야 본격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출범 후 곧 OLED 진출 검토를 시작할 전망으로 샤프의 행보가 더 빠를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다.

일본에서는 샤프, 재팬디스플레이 외에도 소니가 AMOLED에 관심을 갖고 있다. 지난달 물러난 하워드 스트링어 회장이 올 초 “AMOLED TV는 차세대 TV의 유력 후보”라며 개발의 뜻을 밝혔다. 이외 파나소닉도 대면적에 대한 기술검토를 하며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타이완, 중국 등 업체 움직임 가속화

AMOLED가 LCD를 잇는 차세대 패널로 부상하면서 일본 뿐 아니라 타이완, 중국 등의 패널업체 진출은 가속화되고 있다.

타이완AUO는 4.5세대 OLED 투자를 통해 연내 양산을 목표하고 있으며 중국 패널업체도 중국 정부 산업 육성 전략을 등에 업고 투자다 확대일로다.

중국 내 1위 패널업체 BOE가 5.5세대, 비지녹스가 4.5세대, 티안마가 5.5세대 AMOLED 패널 양산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등이 발빠르게 준비해 중소형에 이어 대면적 OLED 패널 양산을 준비하며 해외업체와의 격차를 크게 벌리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런던올림픽에 맞춰 빠르면 7월 이전 OLED TV를 출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제 양산 준비를 시작하고 있는 해외업체가 TV 완제품 출시까지 계획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관계자는 “우리와 해외업체 기술격차는 2~3년 정도 수준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OLED는 신기술로 앞서 개발하기 시작한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의 주도권을 넘으려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 LG 기술에서 앞섰지만…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타이완 업체나 LCD 패널 시장에서 뒤진 일본 패널업계가 단번에 판세를 뒤집을 만한 역량을 끌어내기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장비 기술력도 우리나라가 앞서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2000년대 후반 초기 AMOLED에 투자하던 때와는 달리 외산 장비 비중을 낮췄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에스에프에이, AP시스템, 에스엔유프리시전 등 국내 장비업체에투자를 통해 장비 개발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최근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국산화 비중은 65%에 달했다. 우리나라 장비업계와 함께 신기술 개발에 장비업체를 참여시킨 노력 덕분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패널부터 장비까지 OLED 시장에서는 한국이 강세다. 하지만 앞선 기술력에 마냥 만족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일본은 소재강국으로 우리나라 업체 OLED 시장 진출 초기에는 일본 장비를 사용할 정도로 숨은 기술력이 만만치 않다는 점은 경계해야 할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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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사장도 지난 디스플레이산업협회 행사에서 “일본은 숨어 있는 역량이 크다”며 “소재, 재료 분야는 일본이 강세로 무시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일본 정부 등 사업 조율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기관이나 업체가 패널, 장비, 소재 등의 힘을 합해 시장에 진출한다면 일본, 중국, 타이완 3국 중 가장 무서운 경쟁상대로 뛰어오를 가능성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