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 공격받고 있다”

일반입력 :2012/03/16 14:30    수정: 2012/03/16 14:32

정윤희 기자

“드넓은 태평양을 조그마한 배를 타고 가는 것과 같다. 지금 통신사 상황이 그렇다.”

이석채 KT 회장이 정치권의 요금인하 압박, 프리라이딩 등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 회장은 16일 서울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제30기 정기주주총회에서 “통신 산업은 사양 산업이 맞다”고 전제한 뒤 “특히나 KT라는 회사가 정치권, 행정부, NGO 등으로부터 공격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의 무조건적인 통신요금 인하 압박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이 회장은 “회사가 노력해서 매출을 올려도 정부가 나서서 요금을 내리라하고 있다”며 “KT-KTF 합병 당시 매출이 약 10조였는데 유선전화 부문에서 2조5천억원 이상의 수익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통신사가 통신만으로 성장하기는 어렵다”며 “BC카드, 금호렌터카 인수 등 비통신 부문 사업을 강화해서 주주가치를 극대화 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망중립성과 관련된 발언도 내놨다. 그는 “한 달에 전기요금을 10만원만 내면 마음대로 에어컨을 써도 되는 것이냐”고 되물으며 “우리나라는 통신 네트워크 구축에는 몇 조가 들더라도 쓰는 사람은 마음대로 써도 된다는 잘못된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외국은 정치권에서 통신료를 억지로 깎아내리지 않고 프리라이딩이 없도록 종량제를 실시하는 등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지고 있다”며 “반면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주주총회는 주가하락 등에 불만을 품고 회장 퇴진을 요구하는 일부 소액주주의 시위로 인해 파행을 거듭했다.

관련기사

상정된 안건은 회장 선임, 제 30기 재무제표 승인, 사내외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보수한도 승인 등이다. 이석채 회장은 연임에 성공하며 향후 3년간 KT의 CEO직을 맡게 됐다.

이 회장은 “부족한 저에게 다시 3년 동안 KT호를 이끌도록 해줘 감사하며 책임 또한 무겁게 느낀다”며 “내년 주주총회에서는 반드시 KT가 그동안 많이 노력했구나 느낄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