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넓은 태평양을 조그마한 배를 타고 가는 것과 같다. 지금 통신사 상황이 그렇다.”
이석채 KT 회장이 정치권의 요금인하 압박, 프리라이딩 등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 회장은 16일 서울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제30기 정기주주총회에서 “통신 산업은 사양 산업이 맞다”고 전제한 뒤 “특히나 KT라는 회사가 정치권, 행정부, NGO 등으로부터 공격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의 무조건적인 통신요금 인하 압박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이 회장은 “회사가 노력해서 매출을 올려도 정부가 나서서 요금을 내리라하고 있다”며 “KT-KTF 합병 당시 매출이 약 10조였는데 유선전화 부문에서 2조5천억원 이상의 수익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통신사가 통신만으로 성장하기는 어렵다”며 “BC카드, 금호렌터카 인수 등 비통신 부문 사업을 강화해서 주주가치를 극대화 하겠다”고 덧붙였다.
![](https://image.zdnet.co.kr/2012/03/16/4ShV4fIYOaygk3J8Pxbh.jpg)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망중립성과 관련된 발언도 내놨다. 그는 “한 달에 전기요금을 10만원만 내면 마음대로 에어컨을 써도 되는 것이냐”고 되물으며 “우리나라는 통신 네트워크 구축에는 몇 조가 들더라도 쓰는 사람은 마음대로 써도 된다는 잘못된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외국은 정치권에서 통신료를 억지로 깎아내리지 않고 프리라이딩이 없도록 종량제를 실시하는 등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지고 있다”며 “반면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주주총회는 주가하락 등에 불만을 품고 회장 퇴진을 요구하는 일부 소액주주의 시위로 인해 파행을 거듭했다.
관련기사
- 이석채 연임 성공…KT 주총 파행2012.03.16
- KT엠하우스, 태블릿PC 광고 인기2012.03.16
- KT 올레TV 나우서 tvN-엠넷 본다2012.03.16
- KT 계열사 수장 대폭 물갈이2012.03.16
상정된 안건은 회장 선임, 제 30기 재무제표 승인, 사내외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보수한도 승인 등이다. 이석채 회장은 연임에 성공하며 향후 3년간 KT의 CEO직을 맡게 됐다.
이 회장은 “부족한 저에게 다시 3년 동안 KT호를 이끌도록 해줘 감사하며 책임 또한 무겁게 느낀다”며 “내년 주주총회에서는 반드시 KT가 그동안 많이 노력했구나 느낄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