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53테라플롭스 슈퍼컴퓨터 ‘마하’ 개발

일반입력 :2012/03/08 16:11

손경호 기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8일 전력소모를 기존 대비 절반으로 줄이면서 53테라플롭스(TFLOPS)급 연산처리를 수행할 수 있는 슈퍼컴퓨터인 ‘마하’를 설계·구축하는데 성공했다고 8일 발표했다.1TFLOPS는 초당 1조번의 연산처리를 수행할 수 있는 속도다.

ETRI는 이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유전체·단백질 구조 등 빅데이터의 분석시간을 획기적으로 절감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TRI는 미국 슈퍼컴퓨팅 전문업체인 에이프로 인터내셔널과 공동으로 슈퍼컴퓨터를 설계·구축했다.

두 기관은 고성능을 확보하기 위해 32개의 컴퓨터에 인텔의 제온E5 프로세서(CPU)와 엔비디아의 고성능 연산처리가속장치(GPGPU)를 장착해 3만3천개의 코어를 지원하도록 했다. CPU가 처리해야 하는 작업 일부를 코어가 많으면서도 상대적으로 전력소모량이 적은 GPU가 대신 수행하도록 구현했다.

ETRI는 이를 통해 “전력 소모량을 지금까지보다 50% 줄이면서도 52TFLOPS 수준의 연산처리를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수치는 10년 전 세계 최고의 슈퍼컴퓨터의 속도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마하는 자체개발 중인 고속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와 대용량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로 구성된 69테라바이트(TB)의 하이브리드 스토리지를 지원한다. 수많은 유형의 조합을 가진 유전체와 단백질 구조 분석 등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존 슈퍼컴퓨터를 사용할 경우 약 1개월 이상 소요되는 작업을 수 시간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앞으로 마하는 바이오 분야는 물론 3D영상 등 빅데이터 정보를 고속으로 저장·관리·분석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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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완 ETRI 클라우드컴퓨팅연구부장은 “기술확보를 통해 그동안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슈퍼컴퓨터 분야에서 우리나라도 세계 강국과 어깨를 견줄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마하는 지식경제부가 작년 3월부터 지원한 ‘유전체 분석용 슈퍼컴퓨팅 시스템 개발’ 사업의 연구성과이다. 올해 말까지 ETRI는 마하의 상용화를 위해 유전체 분석용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