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땅끝마을서 유플러스LTE 써보니…

일반입력 :2012/02/19 17:23    수정: 2012/02/19 17:24

정윤희 기자

[해남=정윤희 기자]“현재 해남군에서도 80% 이상 LG유플러스 LTE 개통이 끝났습니다. 전국 철도와 주요 고속도로, 일반도로에서는 99.9% 터진다고 보시면 됩니다.”

광주에서 땅끝마을로 향하는 자동차 안, 4세대 롱텀에볼루션(4G LTE) 신호가 잡혔다. 차창밖에는 배추농사가 끝난 밭, 하얀 눈이 살포시 내려앉은 논둑길이 끝없이 이어졌다. 논밭 한가운데서도 4G 신호는 ‘원활함’을 나타내는 초록색에서 좀처럼 바뀔 줄 몰랐다.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 LTE 속도를 측정했다. 다운로드 속도 35.3Mbps, 업로드 속도 10.1Mbps, 응답 지연시간(Latancy) 35.3ms를 기록했다. 아침 일찍 서울 용산역을 출발하며 측정했던 수치와 크게 다르지 않다.

“3월까지 읍, 면, 군 단위의 LTE 개통이 끝납니다. 이제는 말 그대로 전국망이 구축되는 거죠. 해남 지역에서는 이미 지난 1월 31일에 3월 개통분까지 망 설계를 끝낸 상태입니다.”

광주송정역에 마중 나온 고병욱 LG유플러스 네트워크 설계담당 차장의 얼굴이 자부심으로 빛났다. 지난 1월 설연휴에도 이틀밖에 쉬지 못했지만 국내 최초로 LTE 전국망을 깐다는 생각에 힘들다는 생각도 잊은 지 오래다.

■LTE, 시속 300km서 온라인 게임 즐긴다

강추위가 몰아친 지난 17일, LG유플러스의 LTE 전국망 구축을 체험하기 위해 직접 해남 땅끝마을로 출발했다. 이날 속도 측정에 사용한 단말기는 옵티머스LTE,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은 ‘벤치비’와 LG유플러스가 벤치비 솔루션을 활용해 내놓은 ‘U+속도측정’ 두 가지다.

LTE의 빠른 속도는 광주까지 오고가는 KTX 안에서도 유감없이 체험할 수 있었다. 시속 300km의 속도에서도, 터널을 통과할 때도 실시간 HD 동영상을 끊김없이 시청 가능했다.

KTX에 타자마자 LTE 속도를 측정했다.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지연시간은 다소 길어지는 경향을 보였으나 다운로드 속도나 업로드 속도는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충남 계룡시 인근에서는 다운로드 속도 33.3Mbps, 업로드 속도 11.3Mbps, 지연시간 43.1ms를, 전북 익산시 근처에서는 다운로드 속도 34.1Mbps, 업로드 속도 9.12Mbps, 지연시간 44.9ms를 기록했다.

또한 전북 정읍시 태인면에서는 다운로드 속도 33.9Mbps, 업로드 속도 3.33Mbps, 지연시간 58.5ms로, 나주시 인근에서는 다운로드 속도 28.0Mbps, 업로드 속도 5.96Mbps, 지연시간 43.2ms로 측정됐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300Km 속도로 달리고 있는 KTX에서 PC 이용자와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었던 점이다. LG유플러스 인솔자는 다운로드 속도와 업로드 속도가 빠른 LTE이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LG유플러스는 LTE 단말기에 ‘프리스타일2’, ‘포트리스2 레드’ 등의 게임을 제공 중이다.

유튜브로 소녀시대의 ‘더 보이즈(The Boys)’ 뮤직비디오도 재생시켜 봤다. 끊김 없는 HD영상과 음악을 감상할 수 있었다.

문득 3G망과의 속도도 비교하고 싶어져 가지고 있던 3G단말기에서도 동시에 영상을 재생했다. LTE에서는 플레이를 터치한 후 윤아가 등장하기까지 얼마 걸리지 않았으나 3G망에서는 영상이 지연되다가 로딩이 중단됐다. 직접 플레이 해보니 LTE와 다운로드 속도가 2Mbps 안팎에 불과한 3G망의 속도차가 더욱 크게 다가왔다.

■땅끝마을, LTE 속도 ‘질주’…54Mbps

KTX 하차 후 자동차로 두 시간여를 달려 해남 땅끝마을에 도착했다. 대한민국 지도와 ‘땅끝마을’ 마을명을 새겨놓은 비석이 방문객들을 반기는 가운데, 가장 먼저 벤치비 앱부터 실행시켰다.

다소 위치에 따른 편차는 있었으나 최고 기록은 다운로드 속도 54.12Mbps, 업로드 속도 13.07Mbps, 지연시간 45.49ms로 나타났다. 다시 한 번 실행시켰을 때는 다운로드 속도 50.51Mbps, 업로드 18.93Mbps, 지연시간 44.36ms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대도시에서 LTE 속도를 측정했을 때 평균적으로 20~30Mbps 안팎이 나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빠른 속도다.

HDTV로는 뉴스 채널을 실시간으로 시청했다. 끊김이나 지연은 없었다. 뉴스에서 예능으로, 또 드라마로 채널을 돌렸다. 채널 변경 후 빠르게 재생되는 방송이 만족스러웠다.

뿐만 아니다. 받을 메일이 있어 LTE 테더링을 연결했더니 약 30통에 달하는 이메일이 노트북으로 들어왔다. 항상 3G 테더링을 이용했던 과거 속도와 비교하니 “빠르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LTE 전국망, 땀과 노력의 결정체

땅끝마을을 떠나 LTE 신호를 송출하는 기지국 중 한 곳을 보러갔다. 약 35m에 달하는 철탑은 약 40도 경사의 산중턱에 위치해 있었다. 자동차로 가기에도 쉽지 않은 비포장 산길은 기자에게 난생처음으로 차바퀴가 큰 하수구 구멍에 빠져 차체가 쳐박히는 경험을 선사하기도 했다.

겨우 기지국 앞에 도착해 한숨 돌리자 고 차장은 “이 정도면 아주 깔끔한 길”이라며 “망설계를 하다보면 차가 다니지 못하는 산길을 기어 올라가는 일도 다반사”라고 웃었다.

“망설계를 하러 산골짜기에 실사(실제조사)를 하러 다니다보면 반기는 것은 가시덤불과 도깨비풀밖에 없어요. 때문에 산간지역 실사 때는 등산복이 남아나질 않죠. 저도 벌써 두 벌이나 버렸고요. 섬 실사 때는 너울 때문에 뱃멀미로 일주일 이상 고생한 적도 있어요.”

LG유플러스의 호남지역 전체 1만5천개 LTE망 설계는 광주에서 근무하는 30명이 해낸 쾌거다. 현재 해남군에 구축된 기지국과 중계기만도 280여개에 달한다. LG유플러스 NW본부 서부운영담당에서는 광주광역시를 포함한 호남지방 전체와 제주도 네트워크까지 커버하고 있다.

그 주역 중 하나인 고 차장은 엄청난 강추위 속에서도 직접 노트북을 켜고 전문 품질 측정 프로그램을 실행시켜 LTE 네트워크에 대해 설명해줬다. 광주에서 근무하는 그는 해남을 비롯해 완도, 장흥, 청산도 등 도서지역까지의 망설계를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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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고객들의 눈높이도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이용자가 ‘당연히 터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곳에 네트워크가 원활히 개통되도록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기지국을 보고 내려오는 길에 다시 눈발이 휘날리기 시작했다. 이날 호남서해안 지방에는 4~7cm의 눈이 예고된 상태였다. 추운 날씨에도 LTE망 구축에 여념 없는 모습에 프로의식과 자부심이 물씬 배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