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ACC]팁코 "빅데이터, 쌓이기 전에 움직여라"

일반입력 :2012/02/15 15:54

빅데이터를 빠르게 저장, 가공하는 게 아니라 실시간으로 필요한 정보를 우선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이 소개돼 눈길을 끈다. 미들웨어업체 팁코가 이벤트 중심의 데이터 처리 플랫폼을 제시하며 기존 시스템을 변경하지 않아도 가능한 빅데이터 대응 시나리오를 선보인 것이다.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7회 ACC 행사장에 참석한 이호영 팁코 이사는 '비즈니스 분석, 실행 중심의 이벤트 플랫폼 구축 전략 및 성공 사례'를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그에 따르면 팁코는 데이터를 이용하는 방식에 저장 후 활용과 즉각적인 처리, 2가지가 있다. 팁코는 이는 빅데이터 환경에서도 마찬가지라고 간주하며 특히 빅데이터가 발생하는 매 순간을 '빅이벤트'로 표현해 그 대응 솔루션을 제안하고 있다.

제조든 마케팅이든 공공부문이든 실제 비즈니스 현실에서 데이터를 저장 이전에 빨리 그에 기반한 행동에 나서야 할 경우가 훨씬 많아요. 팁코의 접근은 발생 데이터를 저장할 것인가, 저장하지 않고 곧바로 행동에 들어갈 것이냐라는 근본적인 물음으로 출발하죠. 글로벌 빅데이터 연구주제와 그 정의를 들여다보면 데이터셋, 그 다음 메모리상에 차오르는 정보량, 그걸 처리할 속도 이슈 등이 제기돼요. 정작 중요한 분석은 뒷전인데, 사실 그 앞단의 모든 대응전략은 실제 비즈니스 행동으로 넘어가는 준비단계에 불과하죠.

기업들이 빅데이터를 힘들게 저장하고 그 다음 활용에 나서기보다는 아예 저장되기 전에 발생하고있는 데이터를 곧바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없을것인가 하는 관점의 접근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 정보가 발생한 순간을 '이벤트'라 하는데, 여기에 초점을 둘 경우 장점은 의사결정과 행동에 지연시간이 없다는 점이다. 방대한 빅데이터가 발생하는 순간들을 '빅이벤트'라 한다면 현업에서 그에 개입해 필요한 조치를 곧바로 실행할 기술이 주어질 때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기업이 행동한 결과를 보고 이를 분석해 또 실행과 결과보기를 반복하는 게 아니라, 실행과 동시에 분석하고 결과를 보는 것이라고 이호영 이사는 요약한다. 그는 자사가 제공하는 전사적 컴플렉스 이벤트 처리 시스템을 소개하기 위해 자동차 에어백을 터뜨리는 시스템을 예로 들었다.

작동에 필요한 속도계, 자이로스코프, 브레이크 압력감지기, 3가지가 각각 초당 몇천건씩 받아들이는 이벤트의 패턴을 추론해요. 각 센서가 보내는 신호들은 '심플 이벤트'라 부르는 무의미한 이벤트인데요. 특정 조건하에 발생하는 이벤트가 비즈니스의사결정에 필요한 중요 의미를 함축하고 있어요. '컴플렉스이벤트'라 부르는 것이죠. 이 컴플렉스 이벤트를 추출하는 과정과 기술을 '컴플렉스 이벤트 프로세싱(CEP)'이라고 합니다.

팁코가 제공하는 CEP 플랫폼은 기업내 메시징 시스템, SNS, B2B 시스템, 워크플로우 등에 내재된 모든 이벤트를 통합 처리한다. 정보 표준화를 위한 미들웨어, 이벤트처리 플랫폼, 패턴을 알아차리기 위한 분석 엔진 등을 아울러 구현한 시스템이 팁코의 '엔터프라이즈 이벤트 서버'다. 이벤트를 받아들이는 가상채널, 논리 추론 엔진, 그리드 환경의 데이터를 들여다볼 쿼리언어, 이벤트 유형을 찾는 패턴매칭 시스템, 전략적 의사결정과 행동을 위한 이벤트주도 프로세스, 이를 포함한 모든 이벤트에 대한 온톨로지가 한 축을 구성한다. 여기에 나란히 이벤트뷰어, 의사결정관리자, 스테이트모델, 관계형DB 인터페이스가 들어선다. 관계형DB 인터페이스가 자리잡는 이유는 앞서 일어난 이벤트에 대해 판단이 필요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팁코는 엔터프라이즈 이벤트 서버가 일회성 이벤트가 발생하는 순간을 포착해 기업에 유용한 행동으로 연결시키는 방법과 기술을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이벤트의 패턴을 알아차리고 그에 따라 행동하면 반응(피드백)이 나오는데, 그 피드백 역시 이벤트로 다뤄져요. 엔터프라이즈 이벤트 서버를 구성하는 요소는 인메모리 시스템, 시계열을 포함한 3차운데이터 모델, 모든 유형의 데이터 이벤트를 받아들일 수 있는 유연한 채널, 인공지능처럼 진행중인 이벤트를 근거로 다음 발생 사건을 예측하는 '플렉서블 이벤트 드라이븐 로직', 규칙 기반으로 연속적 이벤트를 다루는 메모리 처리기술, 모든 이벤트를 놓치지 않을 수 있는 센서 응답속도와 추적시스템 등의 빠른 속도 등을 포함하죠.

결국 이벤트 주도형 시스템은 나중에 분석하기 위해 데이터를 쌓아 두는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기술보다 얕은 관점을 취한다. 그러나 팁코는 실제 이를 활용하는 기업 입장에서 분석 대상에 접근할 때 BI만큼 심오한 분석보다 더 유용할 것이라 자신한다. 이 이사는 실제 도입사례와 그 성과를 제시하며 CEP 플랫폼의 유용성을 뒷받침했다. 회사는 전세계 여러 통신사, 한국증권거래소와 SK증권과 현대증권 등 상위권 금융사와 나스닥 등을 고객사로 뒀다. 에너지기업 PJM의 스마트 알람 플랫폼이나 오스그리드의 수퍼모델플랫폼도 구축했다. 국제택배업체 페덱스는 전세계 물류데이터를 중앙 이벤트서버에 단일 모니터링하면서 최적화했다. 백화점 브랜드 메이시는 기존 고객들의 구매행위에 더 집중해 매출을 올렸다. 시티뱅크의 실시간 프로모션이나 글로벌 반도체업체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의 공정비용절감에도 효과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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팁코 사례는 특정 산업의 특정업무에 특화된 솔루션이 아닙니다. 실시간 마케팅캠페인에 주로 적용되곤 하지만 실시간마케팅솔루션이라 부르진 않죠. 비즈니스룰 관리시스템(BRMS)이나 모니터링 솔루션도 아닙니다. 이 관점으로 접근하면 활용에 제약이 생깁니다. 팁코 엔터프라이즈 이벤트 서버는 기존 시스템을 전혀 변경하지 않고, 그대로 놔둔 인프라에서 돌아갑니다. 새로운 인공지능 로봇을 들여놨다고 보면 되죠. 모든 데이터, 서비스, 프로세스, 어떤 영역의 이벤트도 동격으로 다룹니다. 스스로 배우고 진화하는 셀프러닝 시스템이라 액션에대한 피드백도 이벤트로 취급하고 액션에 바로 영향을 줍니다.

이 이사는 빅데이터 대응 전략을 이벤트 중심적으로 갖춰나갈 기업들에게 4가지 당부를 남겼다. 우선 기존 IT시스템에 중복, 변경, 추가요소가 필요 없는 '비개입' 방식을 취할 것. 둘째로 정보가 흘러가는 핵심연결망(백본) 구축을 투자요소 결정과정에 반드시 고려할 것. 셋째로 IT 자체보다는 그것을 활용해 실현 가능한 비즈니스가 주가 되도록 할 것. 넷째로 기업 스스로 통찰력을 얻을만한 지식을 정형화할 수 있도록 고민하면서 단순 추론이 아닌 이벤트 기반 의사결정을 내리는 기업으로 진화해나가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