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 하이마트 인수 포기한 이유는?

일반입력 :2012/02/03 14:45    수정: 2012/02/03 14:46

하이마트 인수 대상자 가운데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던 GS리테일이 불참 의사를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하이마트 인수전 흥행 요소가 반감된 모습이다.

GS리테일은 하이마트 인수를 위한 공개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2일 공시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하이마트 인수를 검토한 결과 영업 성과나 시너지 효과 등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판단에서 인수 절차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고만 말했다.

반면 롯데와 신세계, 홈플러스는 이날 하이마트 매각 주관사인 씨티글로벌증권에 비밀유지약정서(CA)를 제출하면서 공식적으로 인수 경쟁에 뛰어들었다.

경영권 분쟁 사태를 겪은 하이마트 대주주인 유진기업과 선종구 회장이 지난 12월 지분을 모두 매각하기로 합의했을 당시 GS리테일은 롯데쇼핑과 더불어 유력 후보 대상자로 꼽혔다. 지난 2007년 하이마트가 매각 대상으로 나왔을 때도 큰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전 업계서는 이번 매각 절차가 2007년과 여러 면에서 상황이 달라진 점이 GS리테일의 불참 결정을 이끌었다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인수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하이마트가 상장되면서 몸값이 크게 불었고, 지분 구조도 유진, 선종구 회장, 재무적 투자자 등으로 복잡해져 협상 가격이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공개입찰로 매각되는 하이마트 지분은 총 62.25%로 유진기업(31.34%), 선종구 회장(17.37%), 에이치아이컨소시엄(5.66%) 등이다. 매각 대상 지분은 시가총액 기준 1조2천500억원 규모지만 매각 금액은 총 2조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특히나 업계 한 관계자는 “하이마트가 경영권 분쟁을 겪은 터라 협상 단계에서 하이마트 주주간 갈등이 일어나 가격이 더욱 오를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가전 유통 업계에서 이전과 비교해 하이마트 가치가 하락했다는 우려도 크다. 하이마트는 그간 국내 가전 양판점 업계서 독점적인 영향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최근 유통을 강화하고 있는 대형 마트와 백화점을 비롯해 온라인쇼핑몰이 커지면서 예전만큼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기 어려워질 것이란 평도 있다.

예컨대 롯데는 롯데마트를 중심으로 가전 코너인 디지털파크를 크게 강화하고 있다. 롯데마트 잠실점이나 김포공함점에 있는 디지털파크가 기존 가전 양판업계를 크게 위협하는 수준으로 보는 가전 IT 업계 관계자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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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주요 유통사들도 가전 유통을 늘리는 추세다. 저가 자체 브랜드(PB) TV가 대표적인 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전 유통이 마진은 적지만 매출 면에서 크기 때문에 새로운 유통업체가 등장하더라고 첫 번째 관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큰 비용을 지불하고서 경영권 장악이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작용했을 것으로 재계는 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