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마트 경영권 분쟁, 합의는 했지만...

일반입력 :2011/11/30 14:06    수정: 2011/11/30 15:53

모든게 잘 될 것이다

30일 하이마트 주주총회가 끝난 직후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은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임시 주총 직전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과 각자 대표 체제에 대한 합의에 만족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임시 주총에선 유경선 회장이 하이마트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그간 경영권을 놓고 분쟁을 벌이며, 하이마트 비상대책위원회는 유 회장의 사내 이사 선임을 반대해왔다.

그러나 주총 직전 공동 대표제에서 각자 대표제로 바꾸는 내용이 합의되며 최대주주와 2대주주이자 설립자의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됐다. 또 비대위 측도 하이마트 발전을 위해 현명한 결단이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지난 2007년 유진그룹이 인수한 하이마트는 최근 열흘간 대표이사 직을 두고 경영권 분쟁을 치뤘다. 선종구 회장과 유경선 회장의 이해관계가 달랐기 때문이다.

2009년 유진그룹은 3천억원 규모로 하이마트 우선주에 투자했고, 유진그룹과 하이마트는 부채비율을 개선했다. 나아가 하이마트는 올해 6월 가전양판업계선 처음으로 거래소 상장을 이뤄냈다.

선 회장과 유 회장의 이해관계가 엇갈린 것은 지난 10월 공동대표 체제부터다. 새로운 대표이사 체제에 대한 양측의 해석이 엇갈린 것이다.

이후 유진그룹이 투자를 받을 당시 콜옵션을 받았고 이를 행사할 수 있다는 내용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에 선 회장은 “(콜옵션 행사에 대해) 저의가 의심스럽다”며 반발했다.

특히 22일 선 회장이 회사 임직원들에게 “유진그룹이 경영권을 보장한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해 분쟁은 본격 심화되기 시작했다. 이날 하이마트는 임시 주총을 소집했고, 하이마트 임직원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소집했다.

23일 하이마트 비대위는 유진그룹에 대한 불만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고 25일 전 점포 휴업까지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또 집단사표 제출 등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다음날 유진그룹 역시 공식입장을 내놓으며 양측의 분쟁 골은 깊어졌다.

수차례 중재안도 결렬된 후 경영권 보장을 담은 내용의 문서가 있다는 내용의 긴급 기자회견이 이어진 후 30일 주총에서 표 대결 양상까지 갈 것으로 전망됐다.

결국 주총을 앞두고 유경선 회장과 선종구 회장의 각자 대표 체제를 도입하는 방식을 택하기로 타협점을 찾았다. 양측의 극적 합의는 주요 주주들의 설득과 함께, 지속되는 분쟁이 양쪽 모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있던 것으로 풀이된다.

만약 표 대결 양상으로 갔을 경우 최대주주인 유진그룹은 선 회장을 몰아내고 단독 경영체제를 갖추는 것도결코 배제할 수 없다. 단 하이마트 임직원의 반발과 부정적 여론 형성이 짐이 될 수 있다. 선종구 회장 측 역시 표 대결로 갔을 경우 승산이 없기 때문에 합의안이 유리하다는 판단이 됐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결정이 미봉책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현재까지 양측은 우선 1차 합의에 도달했다.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되면서 각각의 대표 이사가 맡은 업무에 대한 전결권을 갖게 된다. 두 대표가 공동으로 회사 안건을 결정하는 공동 대표 체제와의 차이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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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두 각자 대표가 맡을 사업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합의는 했지만 여전히 재논의가 필요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선종구 회장 해임안 상정이 이뤄지지 않았고 각자 대표안이 이사회에서 통과될 예정이다. 유통계를 뜨겁게 달군 경영권 분쟁은 당분간 봉합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