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 혼수 가전, 500만원에 해결하기

일반입력 :2012/02/03 10:07    수정: 2012/02/03 17:57

남혜현 기자

최근 신혼살림을 장만한 직장인 P씨(32세). 서울 송파구에 19평 빌라를 얻었다. 세탁기, 냉장고, TV 등 주요가전제품을 마련하려던 P씨는 처음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집 크기와 예산에 알맞은 가전제품을 고르는 게 쉽지 않았기 때문. 냉장고나 세탁기 등 엇비슷해 보이는 제품들도 기능과 크기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매장별 할인폭도 다르기 때문에 꼼꼼히 알아보지 않으면 손해 보는 기분을 지울 수 없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혼수 가전 판매는 2~3월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평균 결혼 성수기인 4~5월에 윤달이 낀 만큼 결혼식이 3월에 몰리며 미리 가전제품을 구매하려는 신혼부부들도 크게 늘었다.

이 때문에 각 제조사별 가전제품 매장, 양판점, 할인마트 등도 2월 혼수 가전 할인 행사에 집중한다. LG전자 베스트샵과 삼성전자 디지털프라자는 구입금액별 카드 할인을 제공한다. 하이마트 전 지점도 10~15%의 특가 할인에 나섰다.

아직 브랜드별 신제품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도 혼수가전 장만의 기회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통상 3~4월에 가전 신제품이 나오고, 이 경우 판매가격이 1.5배 정도 오른다며 구형 모델은 절판되기 때문에 가격이 오르기 전 가전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필수가전 5선, 500만원이면 충분

가전 구입엔 먼저 '완판'된 유부녀·남들의 경험담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 새 살림 마련에 이것저것 사고 싶은 것은 많겠지만 상황과 예산을 따져 꼭 필요한 것만 구매해야 후회가 없다고 경험자들은 충고한다.

가전제품 매장에선 신혼부부들이 많이 구매하는 가전 5선으로 ‘TV, 냉장고, 세탁기, 광파오픈, 밥솥’을 꼽는다. 에어컨이나 김치냉장고 같은 계절 가전의 경우 필요한 시기에 구매하는 것이 비용 절감에 좋다.

한 매장 관계자는 계절 가전의 경우 미리 구매하는 것보다 제철에 사는 것이 더 저렴하다며 김치 냉장고도 직접 김장을 담그지 않는 이상 자리만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20평 신혼집을 가정할 경우 대형 가전들도 굳이 '최신 대용량'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이왕 살 때 좋은 것이란 생각에 최신·최고 사양 제품을 구매하더라도 결국엔 안 쓰는 기능에 돈만 더 지불하게 된다는 것.

베스트샵 관계자는 “가전제품의 경우 어떤 제품을 고르느냐에 따라 비용이 천차만별이라면서 보통 500만~700만원 사이면 주요 제품들을 구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가전을 고르기전 벽지 색깔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예전엔 냉장고나 세탁기가 '백색가전'으로 불리며 흰색으로 나왔지만 최근 디자인이 중요 요소로 부각되며 회색, 검정, 와인 등 다양한 색으로 출시되고 있다. 또 냉장고와 오븐, 세탁기 등 한 공간에 들어가는 제품들은 같은 계열의 디자인이나 색을 골라야 집 안 분위기를 조화롭게 꾸밀 수 있다.

필수 가전 외에 추가로 많이 구매하는 제품은 정수기, 가스레인지, 청소기 등이다. 이런 제품들은 가격이 보통 15만원~50만원 사이로 소형 가전에 속하기 때문에 할인 폭은 적다. 대신 대형 가전과 함께 구매할 경우 사은품으로 증정되거나 전체 구매 금액 당 할인을 적용받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구매 할 가전 제품의 종류를 결정했다면 우선 신혼집과 가까운 곳에 있는 가전제품 매장에 들러 디자인과 가격, 할인 요건 등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 온라인 구매를 고려한다 하더라도 먼저 눈으로 제품을 확인하고 매장 직원을 설명을 잘 들으면 결정에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매장별 할인혜택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일부 매장에선 특정 금액 이상을 혼수가전으로 구매할 경우 사후관리(AS)기간을 연장하기도 한다. 가전을 미리 결정하고 금액 중 일부를 계약금으로 낼 경우 후에 제품 모델을 바꾸더라도 지금 할인폭을 그대로 적용받을 수도 있다. 인터넷 최저가로 구매할 경우 저렴한 대신 향후 사후관리가 안 될 수 있으니 확인해야 한다.

아래는 국내 주요 가전매장들이 추천하는 신혼 맞춤 제품들이다. 2월 현재 판매하는 제품 중 19~23평 살림집에 알맞은 제품으로 알아봤다.

■냉장고, ‘독립 냉각 vs 순환 냉각’

TV없는 집은 있어도 냉장고 없는 집은 없다. 꼭 필요하지만 가장 비싼 제품이 바로 냉장고다. 전체 예산의 3분의 1 가량을 차지하는 만큼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냉장고 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은 용량과 기능. 최근 870리터(L)짜리 대용량 제품도 나오지만 20평 규모 신혼집이라면 700L급 제품이면 충분하다. 브랜드별로 독립냉각이나 순환냉각 등 냉장 방식과 특수 저장 기능이 다르므로 잘 확인해보고 사야 한다.

삼성전자가 추천하는 제품은 일명 ‘이승기 냉장고’로 알려진 ‘지펠 퍼니처 스타일(제품명 SRT74HWDHM’이다. 냉각기를 2개 탑재한 독립냉각 방식을 채택해 냄새가 뒤섞이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이다.

특징은 ‘참맛실’인데 생육어류부터 김치/식혜, 참맛/해동, 급속냉장, 냉장까지 식재료에 맞춤한 저장공간을 제공한다. 정가 172만원이지만 판매처나 할인행사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인터넷 최저가는 140만원.

LG전자는 유명 디자이너 맨디니가 참여한 ‘매직스페이스(제품명 R-T761LBMTL)’를 추천한다. 냉장 수납공간을 외부로 빼내 홈바 이용시 냉장고 전체를 열 필요가 없다. 전기료를 절약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순환냉각방식을 이용했지만 냉장고 전체에 효율적으로 냉기를 전달, 약냉장 공간을 최소화했다고 LG전자측은 설명했다. 영하 35도의 특냉공간으로 장기 보관을 가능하게 했고, 진공밀폐제어실로 야채 신선도를 높였다. 베스트샵에서 185만원 판매 중이며 카드별로 8~10%까지 할인된다. 인터넷 최저가는 130만원 후반대다.

■신혼부부 80%, 드럼 세탁기 선호

세탁기 전체 시장으론 아직 '통돌이' 제품이 더 많이 팔리지만 신혼부부 중 80%는 드럼을 선호한다. 드럼 세탁기가 물온도를 세부적으로 조절할 수 있고 건조와 알러지 제거 등 기능이 많기 때문이다.

세탁기는 13Kg 부터 19Kg까지 용량이 다양하다. 일반 용도로는 13kg 제품이면 충분하지만, 이불 빨래를 고려할 경우 16~17kg 짜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단, 용량이 커지고 기능이 많아질수록 비싸기 때문에 꼭 필요하지 않은 기능은 과감히 제외하는 선택도 필요하다.

최근 나온 드럼 세탁기의 경우 대부분 '스마트' 기능을 채택했다. 고장이 났을 경우 소리 등으로 이상 부위를 알려줘 전화 통화로 문제 원인을 파악할 수 있어 관리가 편리하다.

LG전자는 신혼부부들이 많이 찾는 제품으로 13kg 용량의 '트롬 6모션 2.0 (제품명 F2350NAZ)'을 꼽았다. 같은 용량 제품보다 길쭉하게 생겼는데 하단에 '슈즈케어' 칸을 만들었기 때문. 축구화, 실내화 등 갑자기 더러워진 신발을 관리하는 데 편하다.

다이렉트드라이브(DD) 모터 채택으로 전기료가 적게 들고 소음이 적다는 것이 LG전자 측 설명이다. LED 표시창으로 현재 세탁기가 어떤 기능을 수행중인지 알려준다. 가격은 114만원이며 인터넷 최저가는 94만원 정도다.

삼성전자는 전용모델로 나온 '하우젠 버블 WR-PP179CB'를 추천했다. 17kg 용량 제품인데 가격이 139만원으로 저렴하게 나온 편이다.

고유 기능은 '버블샷'. 위에서 고운 입자의 거품을 쏴주는 방식으로 찌든 때 제거를 돕는다. DD모터를 채택했으며 셔츠 한 벌만 별도 건조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인터넷 최저가는 117만원.

■LED TV “3D는 기본, 가격차는 스마트”

TV만큼은 직접 골라야 한다는 것이 남편들의 이야기. 최근 몇년간 외형적으로나 기능적으로 가장 많은 변신을 한 가전제품도 바로 평판TV다.

대세는 LED TV다. 최근 나온 LED TV 중 다수는 3차원 입체(3D) 영상 기능을 제공한다. 일반적으로 신혼부부들이 가장 많이 사는 크기는 40~42인치급으로, 120만원에서 150만원 사이에 구매할 수 있다.

똑같은 화면 크기에 사양도 비슷한데 가격차이는 왜 나는 걸까. 삼성전자 관계자는 같은 크기 TV라도 들어가는 패널 구동 속도가 다르고 기능이 추가되기도 한다며 최근엔 스마트 기능의 차이가 가격을 결정짓는 요소가 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시크릿 디자인으로 베젤 두께를 최소화한 풀HD D6900을 신혼부부들에 추천했다. 스마트 TV 중 일부는 웹 브라우저 검색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데 6900 모델 이상급은 이를 지원한다. 데스크톱 PC를 별도 구매하지 않는다면 TV화면으로 PC 기능 중 일부를 실행할 수 있다.

1920x1080 해상도에 16 대 9 화면 비율을 지원한다. 3D 하이퍼리얼 엔진으로 원색 재현력을 키웠다. 와이파이 무선인터넷을 내장, 삼성 올쉐어 기능을 지원한다. 올쉐어 기능은 삼성 단말기간 무선 콘텐츠 공유 기능을 말한다. 가격은 150만원 안팎.

LG전자는 '시네마 3D 스마트 TV(제품명 42LW6500)'를 신혼집에 적절한 TV로 설명했다. 트루 IPS 패널로 자연색 재현에 강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LG가 강점을 가진 패턴편광(FPR)방식 3D 패널로 눈이 편안한 입체 영상을 재생한다는 게 이 회사측 설명이다.

시야각은 178도로 넓은 편이다. 스마트 기능 중 3D존과 케이팝(K-POP)존을 이용해 관련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가격은 145만원 정도이며 인터넷 최저가는 115만원 안팎이다.

다만, TV의 경우 삼성과 LG의 국내 점유율이 높은 만큼 외산 제품들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 동급 사양의 제품을 훨씬 저렴한 가격에 내놓는 다는 것도 참고할만 하다. .

■손님 고려하면 밥솥은 10인용, '광파오븐'도 인기

대형가전은 아니지만 밥솥과 전자레인지는 필수 가전에 속한다. 이 중 눈길을 끄는 제품은 '광파 오븐'이다. 일반 전자레인지에 오븐 기능을 더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광파오븐은 열과 빛을 이용해 음식을 조리한다. 시간이 단축되고 음식이 고루 익는다고 LG전자측은 설명했다. 광파오븐 중 일부는 내부에서 뜨거운 수분(스팀)을 뿜어 청소를 돕기도 한다. 가격은 60만원 안팎이다.

광파오븐 대신 전자레인지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대부분의 전자레인지는 디자인 요소를 제외하곤 기능이 유사하다. 때문에 주방 디자인에 맞춰 제품을 선택하면 된다. 11~15만원 사이면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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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솥은 10인용을 추천한다. 둘이 산다고 밥솥도 3인용으로 작은 것을 사면 나중에 낭패를 보기 쉽다는 설명이다. 친척들이나 친구들이 놀러올 경우 여러번 밥을 해야하는 수고도 생긴다.

단, 밥솥의 경우 삼성이나 LG외에 쿠쿠, 리홈 등 다양한 브랜드들도 인기제품을 내놓고 있어 선택지가 넓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