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 종주국’ ‘게임개발왕국’이란 수식어가 붙은 우리나라가 게임산업 규제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게임 산업이 문화콘텐츠의 구심점 역할을 하기 위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규제에 움츠리지 않고 이종 산업과의 융합을 시도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게임과 영화의 융합이 눈에 띈다. 영화의 흥행이 게임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지만 각 게임사는 영화의 내용을 게임 콘텐츠로 속속 부활시킨 상태다.
영화와 융합한 대표적인 게임으로는 ‘반지의 제왕’과 ‘해리포터’ ‘대부’ ‘아바타’ ‘쿵푸팬더’ ‘맨인블랙’ ‘툼레이더’ 등이 있다. 이들 작품 대부분은 이미 콘솔 버전으로 출시됐다.
이 중 영화 반지의 제왕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반지의제왕 온라인’으로 출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게임은 게임개발사 터바인스튜디오가 개발했으며 현재 미국 등에서 부분유료화 방식으로 서비스 중이다.
■영화 트로이, 온라인 게임으로 재탄생
최근에는 영화 트로이를 소재로 한 온라인 게임이 등장했다. 알트원이 제작 중인 ‘트로이’가 그 주인공이다. 알트원은 무협 온라인 게임 십이지천 시리즈를 개발해 유명세를 탄 토종 게임 개발사다.
다중접속전쟁역할수행게임(MMOWRPG) 장르의 트로이는 그리스의 역사적 상황을 재구성한 작품이다. 이용자는 그리스와 트로이 중 한 진영을 선택해 그리스와 트로이의 끝나지 않는 대립과 전쟁에 참여할 수 있다.
트로이에 대한 이용자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영화를 소재로 했다는 점 외에도 그래픽 효과, 전쟁 콘텐츠 등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트로이의 주요 전쟁 콘텐츠로는 정규전과 무한대전이 있다. 정규전은 특정 레벨대 이용자가 같은 장소에 모여 전쟁을 벌이는 내용. 여기에는 비슷한 능력대의 이용자가 모이기 때문에 낮은 레벨 구간부터 트로이의 묘미인 전쟁 시스템을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규전은 10레벨 이상 달성한 이용자 중 ‘정규전 입장권’이라는 아이템을 소지해야 참여할 수 있다. 입장권은 사냥을 통해 획득이 가능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이외에도 특별한 규칙과 제한 없이 무한히 죽고 죽이는 무한대전도 있다. 정해진 시간 동안 더 많은 킬 스코어를 획득하는 세력이 승리하기 때문에 다른 룰을 신경 쓰지 않고, 단순 난전 방식으로 전쟁을 벌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온라인 게임 트로이는 첫 테스트를 통해 액션성에 호평을 얻었다. 특히 그리스와 트로이 양 진영에 소속된 이용자는 액션성과 이용자 간 대립 구도에 만족감이 높았다는 평가다.
■영화와 게임의 만남, 이제 시작
영화와 게임이 속속 융합하고 있는 것은 서로 비슷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볼거리와 스릴감, 몰입감을 동시에 제공한다는 점에서다.
영화는 CG를 통해 사실감을 극대화하고, 게임은 높은 수준의 그래픽 효과를 구현해 극사실감을 표현함으로써 볼거리를 충족시켜준다는 점이 일맥상통하다.
또 게임과 영화는 시나리오를 통해 몰입감을 높였다. 잘 만든 게임과 영화를 평가하는 기준은 각각 관객과 게임이용자의 눈을 떼지 못 하게 하는 것에 있다고 전문가는 설명한다.
여기에 게임은 이용자가 자신이 생성한 캐릭터를 통해 퀘스트 방식의 시나리오에 재미를 느끼고, 다른 이용자와의 갈등과 대립구도에 빠질 수 있다는 것 또한 특징이다. 반면 영화는 복수의 주인공이 시나리오를 풀어나가면서 스릴과 감동 등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영화와 융합을 시도한 게임은 별도 홍보가 필요 없을 정도로 이용자의 입소문이 빠르게 확산된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이는 영화가 흥행했느냐 여부가 중요하다. 영화가 흥행하지 못했다면 관련 게임도 흥행하지 못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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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복수의 전문가는 게임과 영화의 융합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게임 소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이보다 좋은 수단을 찾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게임사는 영화 뿐 아니라 애니메이션 등과의 융합도 계속 시도하려는 모습이다.
한 업계전문가는 “게임과 영화의 융합은 초기 단계에서 성숙 단계로 발전한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게임사가 게임과 영화의 융합을 시도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 같은 움직임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정부의 규제 폭탄에 분위기가 침체된 게임 산업이 이종 산업 간의 융합 등을 꾀하는 방식으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