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실적보니...삼성 '환호' LG '안도'

일반입력 :2012/01/19 10:08

남혜현 기자

기업들의 2011년 연간실적 발표를 앞두고 업계 관심이 LG전자로 쏠리고 있다. 휴대폰과 TV 등 주력 부문의 실적 악화를 어느 정도 만회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약 3천1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이 폭락했던 2010년과 비교하면 두 배에 가까운 영업이익으로, 실적 개선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히트작'이 없어 고전하던 스마트폰 부문도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이슈를 등에 업고 점점 살아나는 분위기다. 전년 대비 적자폭을 크게 줄이며 올해 흑자전환을 예고했다.

연초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지난해 16조1천500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 기간 매출은 사상 최대인 164조7천억원으로, 2년 연속 '150조-15조 클럽'에 가입하는 기록을 세웠다.

삼성의 실적 호조는 스마트폰이 1등 공신이다. '갤럭시 시리즈'가 인기를 얻으며 전사 이익의 절반을 스마트폰이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전자, 2분기 흑전 위한 교두보 마련

내달 1일 실적발표를 앞둔 LG전자는 지난 4분기 14조1천억~14조8천억원의 매출, 505억~516억원의 영업익을 낸 것으로 예상된다. 319억원의 손실을 봤던 전분기와 비교하면 선방했지만 당초 전망치였던 영업익 610억원엔 다소 못미치는 수치다.

흑자전환에는 지난 2년간 부진했던 휴대폰 부문 실적 개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4분기 들어 휴대폰 판매 대수 자체는 줄었지만, 스마트폰 비중이 30%를 넘어서며 평균판매단가(ASP)가 올라갔다는 점이 반영됐다.

아울러 지난 10월 본격 보급된 LTE가 4분기 국내 시장에 반영됐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대신증권 박강호 팀장은 스마트폰 비중 확대, LTE 호재가 LG전자 휴대폰 부문 실적 개선의 원인이라며 휴대폰 부문이 손익분기점(BP)에 가까운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때문에 올해 2분기에는 LG전자가 휴대폰 부문에서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올해 휴대폰 부문에서 LTE 이슈를 적극 활용하고, 스마트폰 비중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트레이드증권 보고서는 올해 LG전자가 고가 스마트폰 판매량 비중을 늘리고 ASP도 8%가량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를 통해 2년 연속 적자를 면치 못했던 휴대폰 부문 영업익도 1천523억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TV, 가전 등이 포함된 홈엔터테인먼트(HE)의 경우 10월~11월 사이 LCD TV 판매량이 늘어나 영업익은 소폭 증가했다. 다만 홈어플라이언스(HA) 사업부의 경우 4분기가 전통적인 비수기인데다 마케팅이나 연구개발(R&D) 비용이 추가됐다는 점이 반영됐다.

올해도 HE 부문 수익 증가는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 SK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의 TV사업은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사업부 수익을 개선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3D TV 비중이 지난해 10%에서 올해 18%로 확대되며 ASP 및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며, 1분기 출시될 OLED TV의 반응에 따라 대면적 OLED 라인 투자가 가시화될 전망으로 이 시장에 발 빠르게 대응중이라는 부분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 외 PC, ODD, 태양광 등 독립 사업부의 경우 지난 4분기 약 500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보인다. 주력 사업의 실적이 개선됐음에도 시장 컨센서스에 못 미치는 영업익을 낸 것은 이 독립 사업부들의 실적 악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 올해는?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4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47조원, 영업익 5조2천억원의 실적을 낸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간 영업익에는 삼성전자가 씨게이트에 하드디스크드라이브부문(HDD)사업을 매각하고, 마이크로소프트(MS)로 부터 환급 받은 금액 7천억원이 포함됐다. 이같은 1회성 수익을 제외한 삼성전자의 영억익은 4조5천억원 규모. 전분기 대비 3천억원을 더 벌어들인 셈이다.

시장의 예상만큼 선방한 실적에는 휴대폰 사업부문의 힘이 컸다. 업계는 통신 부문의 4분기 순익이 2조6천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조5천억원이 늘어났을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는 삼성이 통신 부문에서 2조 이상의 순익을 더 거둬 들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 부문 순익은 1조6천억원 정도로 파악된다. 메모리 부문이 안 좋았던 대신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AP 등 비메모리 부분이 선전하며 예상 외 성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전분기보다 적자폭이 줄어들 전망이다. 4분기 TV 판매량이 좋았다는 점이 이같은 실적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판매량이 늘었음에도 단가 경쟁이 심해졌기 때문에 TV가 속한 가전부문의 순익은 전기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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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삼성전자가 올해 20조~21조 안팎의 영업익을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스마트폰에 가렸던 시스템 LSI 사업과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사업의 가치가 재평가되고, 메모리와 LCD 업황이 회복국면에 진입할 것이란 예상이 이같은 전망치에 반영됐다.

강정원 대신증권 차장은 반도체의 경우 가격이 이미 빠질만큼 빠진데다 공급도 많이 축소됐기 때문에 주기상 올해 다시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올해 삼성전자 순익은 20조 이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