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은 게임업계 생존의 필수조건”

일반입력 :2012/01/18 13:02    수정: 2012/01/18 20:15

전하나 기자

“2011년은 게임업계에 너무나도 힘든 해였습니다. 올 한해는 규제보다 고용창출과 수출을 위한 진흥에 정책적 초점이 맞춰졌으면 좋겠습니다.”

최관호 한국게임산업협회장은 “올 한해 우리 업계의 큰 화두는 자율”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해 5월, 제 5기 게임산업협회장으로 취임한 뒤 셧다운제, 아이템 현금거래 금지, 게임중독기금 등 각종 규제 이슈로 몸살을 앓은 업계의 대변인으로 바쁘게 일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갈 길은 멀어 보인다. 강제적 셧다운제 도입에 이어 선택적 셧다운제가 시행을 앞뒀고 여전히 논란이 되는 다수의 사회 문제 원인이 게임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최 회장은 “연초부터 학교폭력 문제를 만화나 게임과 직접 연결시키려는 일부의 움직임이 있어 씁쓸하다”고 토로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올해는 더더욱 타율과 규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의지를 다졌다. 자율이 곧 생존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는 생각에서다.

이러한 일환으로 첫번째 드라이브를 건 사업은 게임물 민간자율심의기구 설립이다. 최 회장은 “자율을 대변하는 상징적인 사업이 될 것”이라며 “업계는 이를 오래 전부터 요구해온 만큼 준비도 해왔다”고 밝혔다.지난달 게임물 등급분류 민간 이양 관련 입법이 이뤄졌고 게임업계는 최 회장을 단장으로 하는 ‘자율심의기구추진단’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추진단은 업계와 외부 전문가들이 주축이 돼 상반기 중 구체적인 시스템 설계와 시뮬레이션 과정을 거친 후 하반기 기구 설립을 목표로 한다.

자율심의기구는 특히 객관성과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해 협회와는 분리된 독립적인 사단법인으로 출범할 것이라는게 최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자율심의를 두고 ‘고양이에게 생선 맡기는 격’이라는 말도 있는데 이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자율은 말 그대로 ‘자기 검열’이기 때문에 더 엄격해 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가 민간이양을 요구했던 것은 심의기준을 낮추겠다는 것이 아니라 심의 절차의 투명성과 예측가능성,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함이라는 주장이다.

최 회장은 “자율심의가 된다고 해서 18세 게임물이 15세 게임물로 완화되지는 않는다”며 “입법 취지가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엄격하게 운영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와 함께 협회는 올해 또 다른 생존전략의 축으로 지스타 민간 이양에 대한 로드맵도 세웠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민간기구 또는 산업계가 행사를 주관하는 것이 당연한 추세”라며 “민간으로 이양된다면 정부가 지금까지 잘 키워온 지스타를 실질적인 국제 게임쇼로 격상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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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역할론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도 그는 일축했다. 협회는 지스타 초기부터 구심점 역할을 했고 최근에는 주도적으로 나서 사실상 세부 운영까지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다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지스타는 협회로 당장 이양해도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며 “행사 운영의 여러 단계에서 업계 내부의 조율을 거쳐야 할 상황이 많이 생기는데 협회만큼 이 부분을 잘 할 수 있는 주체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협회가 업계를 리드할 수 있어야 자율에 기반을 둔 여러 사업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업계의 신뢰가 우선 절실합니다. 업계 스스로가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업계 바깥에도 퍼뜨릴 수 있도록 올 한해 더 발로 뛰며 일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