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가상화 기술을 놓고 벌어진 통신사업자간 설전이 점입가경이다. LTE 상용화 세계 최초를 놓고 벌이던 싸움이 이제는 기술적인 부분까지 확대됐다. KT와 SK텔레콤 모두 LTE 경쟁에서 밀릴 수 없다는 심리가 작용한 탓이다.
10일 KT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 양재지사에서 LTE 워프(WARP)에 대한 설명회를 열고 자사의 LTE 가상화 기술에 대해 소개했다.
KT는 42만4천km의 광코어와 3천658개의 통신국사 등 인프라를 기반으로 144개 기지국(셀, Cell)을 하나의 가상 기지국처럼 운용해 일반 LTE보다 두 배 이상 빠른 속도를 낸다고 설명했다.
행사에서는 “경쟁사와 LTE 속도에 대해 공개 시연할 의향이 있으며 자신 있다”는 다소 도발적인 발언까지 나왔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즉각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망도 없는 회사가 무슨 시연이냐는 반응을 내놨다.
LG유플러스 역시 마찬가지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LTE 속도 공개시연 발언에 대해서 KT에서 정식으로 요청이 오면 언제든지 응할 생각이 있지만, 망이라도 먼저 깔고 요청해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SK텔레콤은 10일 오후 배포한 자료를 통해 “(KT의 설명에) 당사에 대해 사실과 다른 내용이 포함돼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향후 경쟁사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전달되는 일이 재현되지 않기를 고대 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문제 삼은 부분은 ‘18개 셀 내 가상화를 시험 운용중인 경쟁사 대비 8배 규모의 144개 셀 가상화를 상용망에 구현’했다는 내용이다. SK텔레콤은 “당사 역시 144셀 연동 가능한 동일한 기술의 장비를 사용 중”이라고 주장했다.
서버 1식당 18셀에 8개 서버 연동시 144셀을 지원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은 이미 분당 지역에 해당 기술을 상용망에 적용했으며, 향후 데이터 트래픽 집중 지역 등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기지국간 최적의 자원 배타적 할당 및 동시 전송 기능을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는 내용과 관련해서도 반박했다.
SK텔레콤은 “해당 기술은 기지국간 협력 통신기반의 간섭제어기술(CoMP) 구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개념”이라며 “이미 SK텔레콤의 어드밴스드-SCAN에 이미 구현돼 상용망에 적용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2월 삼성전자와 MWC에서 LTE 가상화 기술을 시연했다는 KT의 주장에 대해서는 “(SK텔레콤은)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개발한 장비로 LTE 가상화 기술을 당사 부스에서 시연했다”며 “해당 기술의 핵심인 기지국간 간섭제어 기술(CoMP)은 당사가 MWC에서 독자적으로 선보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에서 오성목 KT 무선네트워크본부장은 “현재 최적화가 덜 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출시 3일 만에 경쟁사 속도를 따라잡았다”며 “향후 1월 중에 서울 전역으로 LTE 워프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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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삼성전자가 경쟁사와 우리에 공급하는 기지국 자체는 같지만 LTE 가상화 서버는 KT에만 공급한다”며 “향후 2년 동안 KT에 독점 공급되므로 경쟁사가 이를 따라잡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