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만 들고오세요”…통신비 ‘반값’

일반입력 :2011/12/25 11:50    수정: 2011/12/25 14:53

정현정 기자

“쓰던 휴대폰 있으세요? CJ로 옮기면 요금이 반값 됩니다.”

CJ그룹이 이동통신 서비스 ‘헬로모바일(hello mobile)’을 내놓고 내년 1월부터 가입자 모집을 시작한다. 기존 이동통신사 대비 20% 저렴한 스마트폰 요금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사용하던 휴대폰을 가지고 이동하면 통신비를 최대 50%까지 아낄 수 있다.

내년 4월에는 기존 이동통신사와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 간 번호이동 시스템이 완전히 구축되고 5월이면 개방형 이동전화 단말기 식별번호(IMEI) 관리제도, 즉 블랙리스트 제도가 도입된다. 이에 따라, 휴대폰 범용가입자식별모듈(USIM)만 갈아끼우면 쓰던 번호 그대로 저렴한 이동통신사로 갈아타기도 수월해진다.

당초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동통신시장에 새로운 가입자를 등장시켜 통신비를 인하하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제4이통사 선정 무산으로 이런 구상이 수포로 돌아가면서 정부가 통신비 인하를 위해 MVNO 활성화에 방점을 찍을 것이란 전망도 호재로 작용한다.

반면, 고착화된 제조사와 이통사 간 카르텔과 약정 할인제도는 장애물로 꼽힌다. 기존 가입자 이동을 막기 위해 각 이통사들이 내놓을 전략도 변수다.

■쓰던 휴대폰 가져오면 통신비 50% 절감

CJ헬로비전이 공개한 요금제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유심(USIM) 전용 요금제’다. 기존에 사용하던 휴대폰이 있으면 유심을 갈아끼우는 것으로 가입할 수 있다.

CJ헬로비전이 내놓은 유심 요금제 3종 중 가장 저렴한 유심스마트플러스17은 기본료 1만7천원에 음성 150분과 데이터 100MB를 제공해 일반 이동통신사의 3만4천원 기본료 요금제 구성과 비슷하다.

유심스마트플러스30은 기본료 3만원은 음성 200분에 데이터 500MB를, 유심스마트플러스40은 기본료 4만원에 음성통화 330분과 데이터 1GB를 제공해 월 1만4천원의 요금 절감이 가능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가입자들이 대부분 2년 약정을 기본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평균 휴대전화 교체주기도 2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단말대금이나 위약금 등이 남아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요금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선뜻 통신사를 바꾸기는 힘들다.

기존 이통사에 비해 자금력이 떨어지는 MVNO 사업자들이 위약금 대납 등 번호이동 가입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다는 점도 핸디캡이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단말기 할부가 끝난 경우라면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하지만 다른 통신사들처럼 위약금 대납을 하며 가입자를 유치할 여력은 없다”고 설명했다.

내년 1월 가입자 모집을 시작하지만 현재로써는 기존 SK텔레콤 가입자만 번호이동도 가능하다. KT 가입자는 번호이동 시스템이 구축되는 내년 4월 이후에야 사용하던 번호 그대로 헬로모바일 가입이 가능하다. 3G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LG유플러스는 가입자의 번호이동 가입도 불가능하다.

■기존 이통사 대비 20% 내려간 요금제 장점

이와 함께, CJ헬로비전은 6종의 스마트폰 전용 요금제를 내놨다. 요금은 기존 이통사 대비 20% 가량 저렴한 수준이다. 각 요금제 별로 KT테크 ‘테이크 타키’, 팬택 ‘베가 레이서’, 삼성전자 ‘갤럭시 넥서스’ 등 단말기가 무료로 제공된다.

헬로모바일의 스마트폰 요금제는기본료 2만8천원을 시작으로 기존 이동통신사의 스마트폰 요금제와 비슷한 조건을 제공한다. 단,무제한 데이터는 포함되지 않았으며 4만7천원 요금제부터는 최대 데이터 1GB를 기본으로 제공한다. 대신 각 요금제별로 음성통화를 30분에서 최대 100분 더 제공한다.

3G 환경에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스마트폰의 고유 트렌드처럼 자리잡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제공할 수 없다는 점은 큰 핸디캡이다. CJ헬로비전은 이를 기간통신사업자(MNO)에 비싼 데이터 도매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MVNO의 한계로 꼽았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MNO 망을 빌려서 사용하는 MVNO 사업자들은 비싼 데이터 도매대가를 지불해야 하다보니 무제한 데이터 제공은 불가능하다”면서 “우리나라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월 평균 데이터 이용량으로 1GB 이하를 사용한다는 통계가 있는 만큼 데이터 무료 제공량 1GB가 크게 부족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MVNO, 어떤 요금제 있나?

현재 MVNO 사업자는 20여개에 달한다. 그 중에서도 지난 6월 사업을 시작한 한국케이블텔레콤(KCT)와 내년 1월 가입자를 모집하는 CJ헬로비전, 내년 3월 MVNO 사업을 시작하는 온세텔레콤 등 3곳이 가장 주목받고 있다. 당장 CJ헬로비전의 맞수로 꼽히는 곳은 KCT다.

KCT는 지난 11월 후불요금제 ‘티플러스(Tplus)’를 출시했다. 티플러스는 표준·정액·자율요금제 등 3종류로 구분된다. 이들 요금제는 별도의 가입비와 약정기간이 없고 기존 이동통신사 대비 각각 최소 23%에서 56%까지 저렴하다. 통화량이 적은 사람이 표준요금제를 이용한다면 한 달에 1만원도 안 되는 요금으로 휴대폰을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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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제는 기본료 5천500원인 표준요금제와 월 기본료 2만5천원에 무료통화 250분과 무료문자 250건을 제공하는 정액요금제, 월 5만원 한도 내에서 음성통화와 문자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자율요금제 등 3종으로 구성됐다.

CJ헬로비전이 ‘온리 스마트폰’ 전략으로 모든 단말 라인업을 스마트폰으로 갖추고 그에 맞는 요금제를 선보였다면 KCT 티플러스는 음성을 싸게 쓰고 싶은 이용자들에게 적합하다. KCT는 내년도 번호이동 시스템이 구축되고 블랙리스트 제도가 도입되는 등 제반환경이 갖춰지는 상반기 경 스마트폰 요금제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